소뇌 손상의 임상적 고찰

소뇌가 손상된 경우에는 주로 체운동기능(somatic motor function)에 이상이 나타난다.

손상 부위에 따라 증상이 약간씩 다르기는 하지만, 소뇌손상으로 인한 운동기능의 이상에는

l  운동실조(ataxia)

l  떨림(tremor), 그리고

l  근긴장저하(hypotonia)가 대표적인증상이다. 그외에도

l  언어장애(speech disturbances)

l  안구진탕(nystagmus)이 흔히 동반되는 증상이다.

운동실조(ataxia)

수의운동(voluntary movement)이 부드럽게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소뇌에서는 운동을 하고 있는 근육에서 돌아오는 되먹임 정보(feedback information)를 척수소뇌로를 통해 받아 계속 계획된 대로 진행할 수 있도록 교정해 주는 역할을 한다. 이 역할에 이상이 생기면 부드러운 수의운동(smooth voluntary movement)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동작이 중간중간에 끊기는 듯이 보이는 운동의 단편화현상(decomposition of movement 운동동작의해체)이 일어나며, 목표한 곳에 정확하게 손이나 발이 가지못하는 측정이상(dysmetria)도 일어난다.

대부분의 측정이상은 목표한 곳을 지나치는(과다측정past-pointing) 경향이 있다. 이러한 현상은 운동에 참여하는 여러 근육들이 정확하게 협조운동을 하지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며 이를 근간협조불능(asynergia, dyssynergia, incoordination of movement)이라고 한다.

근간협조불능은 운동실조와 거의 동의어로 쓰이고 있다. 손바닥과 손등을 반복적으로 빨리 뒤집어 한번은 손바닥을 위로하고 한번은 손등을 위로 하는 운동등 반복적인 길항운동의 이상(길항운동반복부전 dysdiadochokinesia)도 근간협조불능의 한 예이다. 또한 환자에게 팔을 구부리고 있으라고 한 다음팔을 펴는 쪽으로 검사자가 힘을 주었다가 갑자기 힘을 빼면 환자의 팔은 자신의 몸을 치게된다(홈즈의반발현상 rebound phenomenon of Holmes). 정상인의 경우에는 자신의 몸을 치지는 않는데 이를 저지반사(점검반사 checking reflex)라고 한다.

 

소뇌의 이상으로 나타나는 운동실조 중 가장 흔하고 눈에 잘 나타나는 증상은 보행실조(gait ataxia)이다. 소뇌의 이상으로 인한 소뇌성보행실조(cerebellar ataxia)의경우, 환자는 걸을 때 양 발 사이를 크게 벌리고 걷는 것이 특징적이며, 걸음의 간격이 불규칙하고 보폭이 짧다. 앉았다 갑자기 일어나면 몸이 흔들리고 보행이 더 불안하다. 발꿈치를 든 상태에서 발의앞쪽으로 걸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지만 눈을 감으면 더심하게 흔들리거나 넘어지는 롬버그징후(Romberg sign)는 나타나지 않으므로 후섬유단성 보행실조(posterior column ataxia)와는 구분할수있다.

 

떨림(tremor, 진전)은 반복적이고 다소 규칙적인 근운동이 불수의적으로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소뇌의 손상으로 인한 떨림은 의도성떨림(intention tremor, 의도진전) 또는 운동실조성 떨림(ataxic tremor, 운동실조성진전)이라고 한다. 떨림자체는불수의적인 운동(involuntary movement)이지만 떨림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순간이 수의운동(voluntary movement) 중일때이므로 의도성 떨림이라는 용어를 흔히 사용한다. 서있을 때나 걸을 때 몸이 좌우 또는 앞뒤로 흔들리는 것은 동체보행실조(truncal ataxia) 또는 비틀거림(titubation)이라고 한다. 동체보행실조나 비틀거림도 소뇌의 이상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근긴장저하(hypotonia)는 근육을 만지거나 움직이도록 힘을 주었을 때 정상적으로 나타나는 저항의 강도가 감소하는 경우를 말한다. 신경근방추(neuromuscular spindle)에서 들어오는 구심섬유와 신경근방추로 가는 감마운동신경원(γ- motor fiber) 활성의 저하와 관련이 깊다고 알려져있다. 근긴장저하는 소뇌의 손상이 갑자기 일어났을 경우 더욱 뚜렷하다.

 

소뇌의 이상으로 인한 언어장애(speech disturbances, cerebellar dysarthria)는 주로 음절의 발음(articulation)과 운율(prosody)의 이상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말을 느리고 분명하지 않게 발음하게 되며, 시를 읊듯이 단어가 음절단위로 떨어지며 억양과 어조가 변하게 된다(운율성 언어장애 scanning dysarthria). 단어의 중간이 불수의적으로 단절된 후 다음의발음은 비정상적으로 강해지거나 약해진다.

 

소뇌의 손상으로 안구진탕(nystagmus)과 같은 안구운동의 장애(disorder of ocular movement)가 일어날 수 있다. 시선을 어느한곳에 고정시킬 때 한번에 바로 시선이 고정되는것이 아니라 처음에는 너무 많이 움직였다가 몇 번에 걸친 빠른 안구의 진동운동(jerky oscillation)으로 교정되는 과정이 나타나는 것을 안구진탕이라고 한다. 또한 부드러운 추적운동(smooth pursuit movement)이 안되며, 움직이는 물체를 추적할 경우에는 몇 번의 단속적인 안구운동(saccadic eye movement)을 거쳐 추적운동이 이루어진다. 물체를 곁눈질로 주시할 경우 계속해서 주시하는 것이 잘 되지 않으며, 그과정에서 안구진탕이 일어나기도 한다(주시마비성 안구진탕gaze paretic nystagmus). 안구진탕 등안구운동의 장애는 소뇌 중에서도 전정소뇌(vestibulocerebellum)의 이상일 때 주로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소뇌 손상으로 인한 증상은 소뇌손상의 범위가 크고 급격하게 손상되었을 경우에 매우 뚜렷하다. 반면에 증상이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에는 증상이 뚜렷하지않은 경우가 많다. 특히 소뇌 한쪽이 없이 태어난 경우등 어렸을 때 손상이 서서히 일어난 경우에는 사망할 때까지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는 소뇌의 손상을 보상해주는 기전이 발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되고있으나, 이러한 보상의 정확한 기전은 아직 잘 알려져 있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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