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2. 15. 10:33ㆍ김성훈의 칼럼
우리가 현실을 아는 방법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번째로 오감을 써서 직접 감지할 수 있다.
두번째로 망원경이나 현미경 같은 특수한 도구들로
감각을 보강함으로써 간접적으로 감지할 수 있다.
세번째로 더 간접적으로,
아마도 현실이 이렇지 않을까 하는 모형을 창조한 다음,
그 모형이 우리가 보고 듣는 바를 성공적으로
예측하는지 시험할 수도 있다.
물론 이때도 도구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사람의 인체를 바라보는 의사도 마찬가지다.
간단하고 쉽게 점급할수 있는 오감을 넘어
도구를 이용하여 볼 수 없는 영역을 관찰하고
사고 실험(한의학에서는 이를 醫者意也 :의자의야)을통하여 파악한다.
어쨌든 결국에는 어떤 방식으로든
우리의 감각으로 귀결되는 셈이다.
그렇다면 현실은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우리가 감각을 통해서,
또한 과학적 기법을 통해서 감지할 수 있는
것들로만 구성되었다는 말인가?
질투나 즐거움, 행복이나 사랑 같은 것들은
현실이 아니란 말인가?
물론 그런 것들도 현실이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우리 뇌에 의존하는 존재다.
사람의 뇌는 물론이거니와,
침팬지나 개나 고래 같은 다른 고등동물의 뇌도
아마 가능할 것이다.
바위는 즐거움이나 질투를 느끼지 않는다.
산맥은 사랑을 느끼지 않는다.
이런 감정들은 그것을 몸소 겪는 장본인에게는
더없이 강렬한 현실이지만,
일단 뇌가 존재해야만 존재할 수 있다.
다른 행성에도 이런 감정들이(아마도 우리가 꿈도 꾸지 못할 색다른 감정들도)
존재할 가능성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러려면 우선 그 행성에도 뇌가 있어야 한다.
혹은 뇌에 해당하는 다른 무엇일지도 모른다.
우주 어딘가에 기상천외한 다른 생각기관이나
감정기계가 숨어 있을지, 누가 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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