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의 댓가와 혜택

오늘도 우리가 살아서 이렇게 숨 쉬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지금까지의 모든 역경을 이겨낸 위대한 생명체을 가진 생존자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감동한다.

이처럼 모든 역경을 이겨낸 위대한 생존자이기 때문에 이러한 생명체를 가진 우리는 우리가 가진 모든 특징은 모두 훌륭한 무기라는 것이다.

우리의 특징 중 불필요한 것은 하나도 없다. 불필요한 부분들은 진화해오는 과정에서 사라졌기 때문이다. 각 특징들의 가치를 알고 상황과 때에 따라 적절하게 활용만 한다면 분명히 훌륭한 무기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토피라는 피부질환을 보자. 일반적으로 아토피 증상을 성가신 것이라고만 생각한다. 물론 그 증상은 힘들고 많이 불편하다. 당연히 증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부득이 증상이 나타나면 고통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하지만 증상 그 자체는 불필요한 것만은 아니다.

 

 

 

아토피는 알레르기반응 중 즉시형과 지연성의 중간 정도의 알레르기반응이다.

즉시형 알레르기반응은 신체가 알레르기환경에 놓였을 때 바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므로 바로 그 환경과 음식을 피하지만 아토피는 비교적 지연성으로 나타나므로 어떤 음식인지 어떤 환경인지를 잘 살펴야 한다. 결국 아토피반응은 자신에게 맞지 않는 음식물이 들어온다는 몸의 경고이다.

아토피 유전자는 자신에게 맞지 않는 음식물이 들어오면 그 사실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만약에 해독 작용이 현저히 약한 사람이 몸에 맞지 않는 음식을 먹었을 때 그것을 증상으로 표현하는 유전자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장기에 심각한 손상이 발생할 것이다. 하지만 어떠한 증상도 나타나지 않으면 그것도 모르고 나에게 맞지 않는 음식을 계속해서 먹게 되고 결국은 죽음에 이를 것이다. 특정 음식에 민감한 사람은 그 음식에 대해 증상으로 경고를 받는 것이다. 즉 아토피가 있기 때문에 자신이 조심해야 할 음식을 가릴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미국 학회에서도 보고된 바 있다.

아토피를 가진 사람들이 아토피가 없는 사람에 비해 암 발병률이 현저히 낮다는 논문도 있다. 그렇다면 아토피 증상은 무조건 사라져야 하는 불필요한 요소일까? 진화의학자와 일반 의사와의 차이점이 바로 이러한 점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특점은 모두가 혜택이 있으면 반드시 그 반대급부인 대가가 있는 것이다.

진화의학에서는나한테 불필요한 것은 없다.’는 사실을 지구 45억 년 역사를 통해 말하고 있다. 예를 들어 불안을 많이 느끼는 소심한 성격도 그 사람에게는 무기가 될 수 있다. 불안 인자를 잘 이용하면 되는 것이다. 불안 인자가 약한 사람일 경우 망하는 사업인지도 모르고 무작정 도전하기 쉽지만, 불안 인자가 강한 사람은 실패 요인을 파악해 대비함으써 사업의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다.

그런데도난 왜 이리 소심할까?’, ‘난 왜 루저일까?’라며 자신을 못마땅해 하고 자신 없어하면 자신의 능력을 펼쳐 보지도 못하게 된다. 자신에게 있는 어떤 요소도 불필요하거나 없어져야 하는 것은 없다. 그 어떤 것이라도 잘 활용하면 엄청난 가치를 지니게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사실 장점과 단점이라고 분리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

어떤 특징이라도 상황과 때에 따라 단점도 될 수 있고 장점도 될 수 있다. 불안과 소심함은 약점이고 낙천적인 면과 대범함은 장점이라는 판단은 진화의 시각에서 보면 잘못되었다. 두 가지 다 성공을 위한 무기라는 것을 진화의학은 설명해주고 있다. 장점이라 불리든 단점이라 불리든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특징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질 뿐이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단점을 극복하라고 자꾸 말한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특징은 그것이 무엇이든 살아가는 동안에 반드시 강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나는 젊은 친구들에게 자신이 가지 있는 모든 특징을 사랑하라고 늘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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