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부족이 야기하는 문제들
수면연구에 대한 공로로 상을 받기도 했던 펜실베니아 의학부 소속 David Dinges는 미국에서 5명에 3명꼴로 (1) 밤마다 채 7시간도 자지 않거나 (2) 한 주에 두어날 정도는 수면에 곤란을 겪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Monitor on Psychology, 2004년 7-8월 판, 61pp) 또한 그는 미국 전체 노동자의 4분의 3이 수면부족이 그들이 수행하는 작업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Dinges에 의하면, 수면이 부족한 사람들은 눈을 감은 지 겨우 4분만에 깊은 잠에 빠져든다고 한다. 반면 수면이 부족했던 적이 없었던 사람들은 깊은 잠에 드는데 40분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계속된 수면부족 현상은 작업 안정성에 영향을 주며 하룻밤을 뜬 눈으로 지새운 것과 동일한 효과를 가진다.
충분히 수면을 취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미세수면현상(Microsleep)이 일어나게 된다. 미세수면이란 짧은 시간 동안 의식상태에서 벗어나는 것을 말한다. 미세수면은 피로회복효과가 없으며 스스로 통제력을 상실해가고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이다. 미세수면을 취하기 시작한 사람은 잠재적으로 안전사고를 당할 위험이 있다. 또한 미세수면 상태에 들락날락 거리면서 자신이 그러고 있는지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스톡홀름 소재 Karolinska Institution에서 수면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Torbjorn Akerstedt는 11명의 기차 운전수를 케이블 모니터에 연결해놓고 관찰하는 실험을 하였다. 그 결과 6명이 미세수면현상을 나타내었고 – 측정장치에 의하면, 조종간을 잡은 상태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는 뜻이다 – 오직 4명만이 잠시 졸았다는 사실을 기억해내었다. 두 명은 잠이 든 상태에서 수많은 경고 메시지들 속에 묻혀있었다. (Long, 1987)
장거리 운송 트럭 운전사들에 관한 비슷한 결과가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1997년 9월 11일자에 실렸는데, 그것은 운전사들의 절반에 해당하는 사람들에게서 일주일 동안 적어도 6분 동안에 걸쳐 조는 모습이 운전하는 도중에 관찰되었다는 것이었다. 미국의 운전사들은 보통 10시간 동안 운전하고 난 뒤에 8시간 동안의 휴식시간을 갖는다. 하지만 연구결과, 그들은 평균적으로 4시간 47분 정도 수면을 취할 뿐, 나머지 3시간은 긴장을 풀기 위한 다른 활동을 하는데 소모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물론 그들이 잠을 자는 데 주어진 모든 휴식시간을 보내려고 하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몇몇 연구자들은 휴식시간을 10시간으로 늘릴 것을 당부하고 있다.
시카고 대학의 수면 연구자인 Eve Van Cauter는 수면부족이 가져오는 화학적인 효과에 대한 연구를 하였는데, 그녀에 의하면 이틀 혹은 사흘 밤을 연속하여 1시간 혹은 그 이상 수면시간을 부족하게 잡는 경우에도 코티솔 분비량이 증가하고 성장호르몬과 황체유지호르몬(프롤랙틴, Prolactin) 분비가 저하되는 현상이 일어난다고 한다. 여기 세 가지 현상 모두 정상적인 시간 – 대개 7시간 반에서 8시간 - 동안 수면을 취했을 나타나는 현상과 정확히 반대되는 결과들이다. 정상적인 수면시간을 지키는 경우, 황체유지호르몬과 성장호르몬의 양은 증가하고 코티솔 양은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다른 화학적 변화는 아데노신3인산(ATP, Adenosine Triphosphate)의 분비 감소에 대한 것이다. 잠을 자는 동안, 신체는 깨어있는 동안에 소모된 에너지 원을 보충하기 위하여 아데노신3인산을 만들어낸다. 아데노신3인산을 소모한 결과 나타나는 부산물이 아데노신(Adenosine)인데, 이 물질은 활동하는 동안 축적되며 궁극적으로 뇌에 피로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한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1) 다음날 활동하기 위해 필요한 아데노신3인산의 비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2) 피로신호를 보내는 아데노신이 필요이상으로 축적되게 된다. 정신의학자이자 펜실베니아 Hershey 소재 Milton S. Hershey Medical Center의 교수인 Alexandros Vgontzas는 하룻밤을 지새울 경우 – 구체적으로, 4일 동안 정상적으로 잠을 잔 후 그 다음 하루를 자지 않고 보냈을 경우 – 다음 하루 동안 인터류킨-6 (IL-6, Interleukin-6)의 농도가 상승하는 결과가 나타났다는 사실을 밝혀내었다. 인터류킨-6는 사이토킨(Cytokine)의 일종으로 면역 기능을 제어하는 단백질이다. 이 단백질의 양이 너무 많을 경우 뼈나 조직 - 특히 심장혈관 조직 - 에 손상이 갈 수 있다.
앞에서 제시된 모든 화학적 변화들은 면역체계를 고갈시키고, 근육보다는 지방조직의 성장을 유도하며, 뇌세포에 손상을 주거나, 노화를 촉진시키고, 기억력 감퇴 혹은 우울증을 가져올 수 있다. Van Cauter는 운동광들이 숙면을 취하는 것을 영양분을 잘 섭취하고 유산소운동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문화에서 적게 자는 사람을 칭찬하고 푹 자려고 하는 사람들은 무기력하고 게으른 사람들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메사추세스주 Worcester에 소재한 the College of Holy Cross의 심리학과 교수로 있는 Amy Wolfson은 1996년 열린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s Women’s Health Conference를 통해 주당 40시간을 일하는 여성들이 평균적으로 필요한 양보다 1시간 적은 시간 동안 수면을 취하고 있다고 보고하였다. 수면부족은 가정에 18세보다 어린 아이를 가지고 있는 경우 보다 심각하게 나타났다. Detroit’s Henry Ford Hospital에 있는 the Sleep disorders and Research center의 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Thomas Roth는 수면이 부족한 지 아닌지 알아보는 간단한 검사방법을 제시한다 - 만약 눈을 감은 지 6분 안에 잠이 든다면, 당신은 수면부족일 확률이 높은 것이다. 예외가 있을 수는 있지만, 대개 사람들은 수면을 취하는데 6분에서 많게는 15분 가량의 시간이 걸린다.
일리노이 Peoria에 자리잡은 Bradley University의 심리학자인 June Pilcher와 Allen Huffcutt는 전부 1,932명을 대상으로 한 19개의 수면부족관련 연구들에 대한 정리작업을 수행하였다. (Sleep, 1996년 6월) 그들의 결론은 수면부족이 감정상태에 가장 큰 영향 – 감정형성에 부정적인 영향 - 을 주고, 인지적 작업에는 다소 작은 영향을, 육체적 작업에는 그보다 작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었다. 전반적으로, 수면부족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평균 행동수준 정도는 전체 1,932명의 실험참여자들 중에서 하위 9%에 준하였다.
1999년 7월 30일자 AP 통신에 일에 쫓겨 사는 일본인 노동자들 사이에서 수면장애를 느끼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기사가 실렸다. 일본측 연구자들은 번잡스러움, 통근, 긴 노동시간, 경제사정에 대한 걱정 등에서 그 원인을 찾으면서, 노동자들이 5명 중 1명 꼴로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추정하였다. 일본의 남성 자살비율은 높은 편이며, 수면부족에서 오는 우울증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스트레스 해소, 수면유도와 관련된 사업들이 번창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례로, 피로에 지친 사람들은 ‘치료정원(Healing Garden)’을 찾아 마사지를 받고, 고느적한 음악을 들으며, 수면을 유도한다고 알려진 계피와 같은 허브 냄새에 코를 맡긴다. 1994년 개업한 이래, 한 달에 약 1,400명 가량이 이 치료정원을 찾는다고 한다. 심지어 한 천문관측소는 사람들을 잠에 빠지게 하기 위한 공연을 연다고 한다! (이야기 9.8 참조)
몇 일 동안 잠을 자지 않아 생기는 심한 수면부족과 그로부터 발생하는 안전사고 위험은 편하고 자연스러운 상태로 하루 잠 - 대개 9시간에서 10시간 - 을 자면 없앨 수 있다. 만성적인 수면부족(예를 들어, 10년간 7시간 혹은 8시간보다 적게 잠을 자는 것)은 심장질환 발생, 체중조절호르몬 교란 - 결과적으로 지방을 효과적으로 소모시키지 못하고 체내에 높은 비율로 쌓아놓게 된다, - 우울증, 불안증, 인슐린 저항성 증후군의 원인이 되며, 사고발생 위험을 높인다. (Prevention, 2004년 3월판, 198pp)
실생활 적용
1. 장기간 잠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면, 틈이 날 때는 낮잠을 꼭 취한다.
2. 심한 수면부족증상을 겪고 있는 상태에서 운전이나 거대한 기계를 다루는 등의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는 일을 해야 한다면, 적절한 대비책을 준비하라. 예를 들어, 보조자를 대기시키거나, 자주 쉬고 몸을 움직이고, 숨을 깊게 들이쉬고, 카페인이 들어있는 음료를 마시며, 말을 걸 수 있는 사람을 옆에 앉히거나, 스스로에게 말을 걸고, 하품을 자주하는 것 등이다.
3. 중대한 안전사고를 일으키지 않고 넘어갈 수 있는 수면부족의 한계상황은 다음과 같다. (a) 이틀 혹은 사흘간 잠을 자지 않는 상황. (b) 엿새 동안 하루에 1시간 반 동안만 수면을 취하는 상황. (c) 아흐레 동안 하루에 3시간만 자는 상황. (Webb, 1982)
4. 장거리 운송 트럭 운전자에게 수면시간을 늘리고 낮잠을 잘 수 있도록 기회를 늘려야 한다.
5. 현명하게 행동한다. 잘 시간 다 잔다고 비웃음을 보내는 동료들은 무시하라. 그들이야말로 바보니까. 운동을 하려고 무리하게 일찍 일어나는 것은 좋지 않다. 수면부족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운동에서 오는 효과를 반감시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