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뇌 "리모델링"시킨다 (한국경제 2007-04-26)

마약은 기본적으로 뇌를 "리모델링"시키며 마약을 끊어도 중독이 풀리지 않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브라운 대학 분자약리학-세포생리학교수 줄리 카우어 박사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쥐실험을 통해 이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하고 헤로인 중독 환자가 마약을 끊고도 견디기 어려운 것은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마약에 의해 뇌 자체에 영구적 변화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카우어 박사는 쥐에 모르핀을 투여하고 신경세포와 세포를 연결하는 시냅스(연접부)의 변화를 관찰한 결과 24시간이 지나도 쾌감 유발 신경전달물질을 억제하는 억제성시냅스(inhibitory synapse)가 더이상 활성화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히고 이는 한마디로 뇌의 "자연 브레이크"가 제거되었음을 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단 한번 투여된 모르핀이 24시간이 경과하면서 더 이상 뇌에 남아있지 않는데도 이 약의 효과는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카우어 박사는 설명했다.

시냅스는 도파민같은 쾌감 유발 신경전달물질을 증가시키는 흥분성 시냅스(excitatory synapse)와 이를 억제하는 억제성 시냅스 등 두가지 기능이 서로 견제와 균형을 이루게 되어있다.

카우어 박사는 흥분성시냅스는 기억력 형성과 강한 연관이 있으며 마치 근육활동이 증가되면 근육이 강해지듯이 이 시냅스가 활성화될수록 그 기능이 강화된다고 밝히고 만약 학습을 위해 이 기능이 활성화된다면 이는 선순환이 되지만 코카인이나 헤로인 같은 마약이 같은 반응을 일으킨다면 악순환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카우어 박사는 "중독은 신체에 해로운 그 어떤 것을 위해 뇌에 보상 시스템이 만들어지는 병적인 형태의 학습"이라고 정의하고 이는 뇌의 "손상"이라고까지 할 수는 없지만 뇌에 "순응불량성 리모델링"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마약중독을 치료할 수 있는 약리학적 해독제의 개발을 어느 방향에 맞추어야 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카우어 박사는 덧붙였다.(파리.시카고 AFP.로이터=연합뉴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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