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 밴 베일런 교수는 사실 진화의 게임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절멸해버린 생물들의 운명을 표현하기 위해

'붉은 여왕'의 개념을 고안해냈다.





우리는 흔히 생물의 진화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으로

우선 기후 조건이나 서식지 등

이른바 '물리적 환경'을 떠올린다.


그러나 생물은 어떤 종이나 다른 생물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기 때문에 ‘생물 환경’ 또한 중요하다.


생물 환경은 물리적 환경과 달라서 그 자체가 진화한다.





북미의 초원에서 가장 빨리 달리는 동물은

가지뿔영양이다.

부스럭거리는 작은 소리에도 놀라 

시속 1백 킬로미터의 속력으로 내달린다.

아프리카라면 모를까 북미의 초원에는

가지뿔영양을 따라잡을 만한 치타 같은 동물이 없다.

그런데도 가지뿔영양은 오늘도 툭하면

시속 1백 킬로미터로 질주한다.

이무도 쫓아올 수 없다는 걸 인식하고

조금 천천히 달려도 되련만 일단 발동이 걸리면

스스로도 야속하리 만치 전속력으로달려댄다.
예전에는 북미 대륙에도

가지뿔영양을 잡아낼 만큼 빠른 포식 동물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어느 순간 가쁜 숨을 어쩌지 못해

붉은 여왕의 손목을 놓아버렸다.


태초부터 지금까지 이 지구에 존재하다 사라져 버린

그 많은 생물들, 즉 아마 지구상에 존재했던

모든 생물들의 90~99퍼센트는 죄다

 붉은 여왕과 보조를 맞추지 못해 사라졌올 것이다.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란

이처럼 철저하게 상대적이다.

생물이 미래지향적인 진보를 추구하는 게 아니라

다른 개체들에게 뒤쳐지면 멸종할 수밖에 없다는

사뭇 비관적인 개념이 진화의 기본 원리라는 걸

붉은 여왕은 우리에게 새삼스레 일러준다.


우리 인간 세상도

붉은 여왕을 손을 놓아버리는 사람과

끝까지 보조를 맞추는 사람이 있다.

전자는 실패해서 도태할 것이고

후자는 당당하게 댓가를 취하여 성공적인 삶을 영위할 것이다.



열성건조성비염의 전후 호전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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