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위하수 환자


위하수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는 몇몇 분들이 저에게 메일과 쪽지를 보내주셨습니다. 사실 일상생활이 곤란하지 않을 정도의 분들이라면 그냥 음식 주의하는 정도이겠지만 불규칙한 식사와 밤낮이 바뀐 생활을 오래하면서 거기에 과음하는 것이 오래 된 분들은 상당히 심한 정도의 위하수를 겪고 계신 것이 사실이지요.


밥을 먹고 나서 누워 있지 않으면 전혀 소화가 되지 않으시기도 하고

항상 뱃속에 물이 출렁출렁 거리는 느낌을 받으시기도 하고

소화가 잘 안되니 이른바 신물(위산)이 넘어와서 항상 구취에 시달리기도 하고


먹는 것에 제한이 많으니 사람을 만나는 것도 꺼려지고

먹는 일이 즐거워야 하는데 오히려 스트레스가 되고

먹는 게 이 모양이니 매사에 의욕이 없고 일이나 공부가 잘 되지를 않고


하여간 이루 말할 수 없는 수준의 고통을 지금 이 순간에도 겪고 계신 듯 합니다.

병원에 어떤 위하수 환자분이 오셨습니다.

남자, 29살이고 공무원 시험 준비 중 이었습니다.

이 분은 자신이 위장병 때문에 많은 한의원을 다니면서 치료를 받았지만 별 효과가 없었지요. 한약도 드시고 침구치료도 받으셨지요. 물론 그 이전에 양방 내과 의원에서 검사하고 치료 받은 것은 말할 나위도 없고 말이죠.

마지막에 내과에서는 위하수로 인한 소화 불량과 위부 불쾌감 등등... 이라고 적힌 진단명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환자는 어느 정도는 위하수가 있다고 들어 왔었지만 이렇게 까지 속이 불편한 증상은 없었다고 항변 했지요.

제가 이전 사진의 위장 사진과 지금의 위장사진을 비교했을 때 3-4mm 정도의 더 쳐진 것 같더군요. 물론 이 정도는 검사상의 오차일수도 있으나 사실 더 내려갔다는 사실 만으로도 무척 힘들어 하시고 계셨습니다.


일단 소화 불량 상태가 너무 심했기 때문에 그것을 치료해 보자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한약에 대한 불신이 커서 뜸치료만 하겠다고 했지만 일단 약 자체가 소화에 부담을 주는 것은 없을 것이니 3일분만 먼저 드시라고 했죠. 환자분도 그 정도라면 이라면서 같이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한약과 침, 뜸 치료를 같이 하면서 환자분은 뭔진 잘 모르겠지만 몸이 약간 가벼워 진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하시면서 치료를 계속 해 보겠다고 하시더군요. 그때부터 소화효소의 활동은 조절하고 위장기능을 강화시키는 약들을 병용해서 쓰기 시작했죠. 물론 다량의 뜸치료가 같이 구비되었고 침 치료 역시 소화기를 소통시키는 쪽으로 쓰기 시작했죠. 


6주 정도의 치료를 하자, 아주 편안해져서 거의 이전의 컨디션을 80% 이상 회복하신것 같다고 하시더군요. 환자분은 즐거운 마음으로 치료를 그만 두셨습니다. 그리고 점차 나머지 20%의 증상도 사라졌다고 하시더군요. 우연히 몇 달 뒤에 건강검진을 하면서 다시 위하수 정도를 검사해 보셨죠. 그러나 검사 결과는 사실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환자분은 이상하다고 하면서 증상이 전부 없어졌는데 어떻게 위하수가 그대로 있을수 있냐고 의사에게 물어보았죠. 그러자 의사선생님이 아주 친절하게도 이렇게 설명을 했다고 하더군요.


예전에는 이 상태에서 음식이 들어오면 더 쳐지게 되지만 지금은 이 상태에서 음식을 먹는다고 해도 위장근육이나 위장기능 자체가 강화되어서 쳐지지 않고 활동을 잘 하기 때문이지요. 위하수 자체가 가볍고 위기능에 이상이 없다면 별로 문제될 것은 없답니다.


이런 식으로 말이죠. 자, 물론 자궁하수나, 장하수, 위하수, 그리고 기타 하수증들 모두 적절한 치료법을 통해 실제 하수 증상이 검사상으로 없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일상적인 생활에 불편함이 없을 정도의 검사상 하수증은 크게 염려하시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문제는 실제로 심각한 수준의 하수증과 동반되어 심각한 수준의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인 거지요. 그러니 너무 힘들어 하지 마시고 되도록 치료를 하시기 바랍니다. 물론, 힘드시겠지만 식이요법을 잘 실천하시는 것이 우선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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