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활기차게 사용하며 건강하게 살려면 TV시청, 인터넷게임보다 신문이나 책읽기, 다양한 대화를 하라.’

노화방지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면서 뇌의 건강유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인간수명이 늘어나며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우울증 등 뇌와 관련된 질환에 대한 염려가 높아지는 것도 이런 관심고조의 배경이다. 인간의 뇌도 인체의 다른 부분처럼 노화에 따라 쇠퇴한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결과는 관리하기에 따라서 젊은 시절 못잖은 왕성한 활동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뇌세포수보다 뇌세포의 활용이 중요

사람의 뇌는 무게가 1.2~1.4㎏정도에 불과하지만, 뇌세포의 수는 1000억개에 달한다.

이렇게 복잡하고 정교한 뇌세포는 정보처리를 직접적으로 수행하는 뉴런(신경세포)과 뉴런 활동을 보조해주는 교세포로 구성되는데 신경세포는 100억~200억개에 이른다. 신경세포는 태어나면서부터 일생 동안 수가 서서히 감소한다. 또 뇌는 한 번 손상되면 다른 장기에 비해 재생이 거의 되지 않는다. 따라서 나이가 들면서, 뇌세포 감소와 신경세포의 반응저하 등으로 중년 이후에 암기력이나 계산능력은 저하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신경세포의 숫자보다는 신경세포의 활용능력이 뇌 건강의 척도라고 한다. 신경세포 줄기를 감싸주고 신호전달을 하는 축색돌기는 중노년에도 숫자가 줄지 않고 기능을 그대로 유지한다. 또한 뇌세포간의 연결(와이어링)은 뇌활동을 활발히 한다면 쇠퇴하지 않고 오히려 더 원활하게 기능할 수도 있다.

오태환 경희대 노인성 및 뇌질환 연구소장은 “신경세포 하나마다 1000여개의 다른 신경세포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며 “신경세포에서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어떻게 커넥션이 이루어지고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오 소장은 “나이 먹은 사람의 판단이 현명하고 실수가 적은 이유는 저장된 정보량이 많을 뿐만 아니라 이를 효과적으로 빼내 활용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노년에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경우는 무수히 많다. 세계적인 대기업 제너럴일렉트릭(GE)의 최고경영자(CEO)였던 잭 웰치는 60대 나이에 기업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세계적인 투자가 워런 버핏도 70이 넘은 나이지만 여전히 투자의 신화를 이뤄내고 있다.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리사회의정을 비롯해 국내 굴지의 기업 총수들도 60,70대에도 정력적인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중년이후에 기존에 저장된 정보들을 더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중년이 되었다고 ‘기억력이 떨어진다’ ‘사고 속도가 느리다’고 체념할 것이 아니라 노력 여하에 따라 젊은 시절 뇌 기능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필요가 있다.

 

◆다양한 지식축적, 대화가 유익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두뇌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까.

최근에는 두뇌나이를 측정하는 게임기까지 개발될 정도로 일반인들의 관심도가 매우 높다. 전문의들은 다양한 감각을 이용해 정보를 받아들이고, 이를 각종 모임에서 대화나 토론 등으로 활발하게 나누는 것이 두뇌건강을 활발하게 유지하는 방법이라고 지적한다.

고려대의대 나흥식 교수는 “TV시청, 인터넷게임 등 시각적인 것이 해롭지는 않지만, 정보를 받아들이는 감각이 국한되어 있어서 체계적이지 않은 사고를 하게 돼 독서나 신문읽기보다 뇌의 활동량이 떨어지고, 좁은 뇌만 쓰게 된다”며 “신문이나 책읽기, 다양한 대화를 하는 것이 뇌의 활동이 훨씬 활발하다”고 말했다.

특히 언어와 의식을 관장하는 좌뇌와, 이미지와 감각기능을 관장하는 우뇌를 골고루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각매체를 통해 들어오는 정보는 시각 감각에 국한되어 있다. 온라인으로는 정보 주고받기를 할 수는 있지만 다양하지 않다. 좋은 음악을 들을 때 눈이 감기는 것은 귀에 감각을 집중시키기 위해서다.

또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여가활동을 즐기고 동아리, 봉사활동 등 다양한 모임에 참여해 관심사를 나누는 등 활발한 쌍방향 대화를 하는 것이 권장된다.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청소년, 20, 30대도 두뇌활동을 다양화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유산소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은 뇌세포의 혈관에 신선한 산소를 공급하므로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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