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어떤 사건에 대해서 말을 하거나 물으면, 사건 그 자체보다는 사건이 암시하는 관계에 초점을 맞추어 대답해야 한다.

여섯 살 난 초희는 어머니에게 자기는 요즈음 오빠만큼 선물을 많이 받지 못한다고 투덜거렸다. 초희의 어머니는

그렇지 않다고 부정하거나

오빠가 너보다 나이가 많아서 필요한 것이 더 많다고 설명하지도 않았다.

잘못되었으니 앞으로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지도 않았다.

그녀는 아이의 관심이

선물이 많고 적음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아이의 관심은 자기가 부모와 얼마나 깊은 관계에 있는지,

자신에 대한 부모의 관심이 얼마나 큰지에 쏠려 있었다.

그래서 어머니는 긴말할 것 없이 엄마가 오빠를 더 사랑한다고 생각하나 보구나?” 하면서 초희를 꼭 껴안아주었다.

초희는 기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해서 내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어쩌면 하루 종일 말다툼을 해도 끝나지 않을 문제가 한 마디로 끝날 수 있었다.

 

어린이들이 던지는 많은 질문들의 이면에는 확신을 얻고자 하는 욕망이 숨어 있다.

그와 같은 질문에 대한 최선의 대답은, 우리의 관계는 변함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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