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어떤 사건에 대해 이야기할 때, 사건 그 자체보다 사건을 둘러싸고 있는 아이의 감정을 깨닫고 그에 반응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일곱 살 난 효원이는 잔뜩 화가 나서 집에 돌아왔다.
효원이는 아버지에게 남자아이들이 자기 친구 민지를 흙탕물 속에 밀어 넣었다고 이야기했다.
아버지는 자세한 이야기를 더 묻지 않고, 딸이 그때 느꼈을 감정에 대해 말했다.
“너도 퍽 화가 났겠구나.”
“네 친구를 떠다민 남자아이들이 미웠지?”
아버지의 말에 효원이는 힘을 얻어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다고 대답했다.
“효원아! 그 애들이 네게도 그렇게 할까 봐 두렵니?”
아버지의 질문에 효원이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렇게만 해보라지. 내가 가만 있을 줄 알고? 끌어다 흙탕물에 거꾸로 처박아 버릴 거야.”
그리고 거꾸로 박혀 있는 그 아이의 모습이 그림처럼 머릿속에 떠올라, 효원이는 그만 킥킥 웃어버렸다.
이 경우 아버지와 효원이와의 대화는 장황한 설교나 자기 방어에 대한 불필요한 충고로 끝나지 않고, 아주 간단하고 유쾌하게 끝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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