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의 명언과 영어공부(46) | |||||||||
유클리드 | |||||||||
"기하학을 잘 할 수 있는 왕도(王道)는 없다." -유클리드(BC 330~BC 275): 그리스 수학자, 철학자- 익숙한 명언이죠? 그리스 수학자 유클리드(Eculid)는 알렉산드리아에서 제자들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정확한 이름이 ‘Euclid of Alexandria’입니다. 그 제자들 가운데는 프톨레마이오스(Ptolemaeos) 2세도 있었습니다. 이 사람이 누구냐고요? 이집트 역사상 가장 전성기를 누렸던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2번째 왕입니다. 이집트에도 여러 왕조가 있었는데, 이 왕조는 영토를 확장해 세력을 넓혔고 농업과 상업을 발전시켰습니다. 특히 학문을 숭상해 ‘세계 지식의 보고’라 할 수 있는 알렉산드리아 도시를 예술과 과학의 중심지로 만들었습니다. 또한 시인과 학자들을 크게 대접했습니다. ‘궁정시인’이라는 말도 이때부터 시작됐다고 합니다. 절세미인이며 탁월한 정치가인 클레오파트라도 프톨레마이오스 왕조 가문으로 프톨레마이오스 12세의 셋째 딸입니다. 왕이 전쟁이나 통치술을 배우지 유클리드에게 기하학은 왜 배우느냐고요? 나일강의 범람을 막기 위해 댐을 만들고 각종 공사를 하는 데는 측량학의 기본이 되는 기하학을 배워야 합니다. 치산치수라는 말처럼 기하학은 왕이 갖추어야 할 일종의 제왕학(帝王學)입니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나 스핑크스가 기하학의 완벽한 산물이라는 건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어느 날 왕자가 유클리드에게 기하학을 좀더 쉽게 배우는 방법이 없는지를 물었습니다. 그러자 유클리드가 오늘의 명언인 “폐하, 기하학엔 왕도가 없습니다”라고 대답한 겁니다. 왕이라고 해서 빨리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라 깊이 생각하고 연구하고 시간을 많이 투자하라는 이야기입니다. 이 말이 후대에서는 “수학에는 왕도가 없다”, “학문에는 왕도가 없다” 등의 말로 변하게 되죠.
필자가 고등학교 다닐 때 수학 선생님이 이렇게 말한 기억이 납니다. “점은 길이도 없고 부피도 없다. 그러나 점이 모여서 길이(선분)가 되고 또 길이가 모여서 부피가 된다. 수학의 출발은 모순에 있다. 그러나 그 모순에서 출발한 수학은 가장 정확한 학문으로 모든 것의 기초가 된다.” 당시 저는 참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어떻게 길이도 없고 부피도 없는 점이 모여 길이가 되고 부피를 이룰 수 있을까. 나중에 생각해보니 오늘 소개하는 유클리드에 대해 언급했던 것 같습니다. 점이 모여 길이가 되고 부피가 된다는 모순은 수학의 출발점이지만 또 철학의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과학과 철학이 별개가 아니죠.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사실을 규명하는 데는 과학(수학)이 필요하지만 모순을 규명하는 데는 철학이 필요하다”고 말입니다. 수학 선생님의 이야기 한 구절만 더 소개하겠습니다. 방정식을 이야기하면서 “이 x와 y는 무한히 뻗어나가는 거다. 이 조그마한 칠판에 그린 x와 y축 속에는 우주와 삼라만상의 법칙과 질서가 들어 있다. 평행선이란 영원히 안 만나는 두 선분이 아니라 무한대에서야 비로소 만나는 두 선분을 말한다. 그래서 수학자는 모두 철학자다”라고 말씀하셨죠, 요즘 ‘과학과 인문학의 만남’, 또는 ‘과학의 인문화’ 등 과학과 인문학을 접목시키려는 시도가 많습니다. 책도 나오는 것 같고 각종 세미나도 열립니다. 기본적인 목적은 살벌한 과학에 인간성이라는 휴머니즘을 도입하자는 이야기입니다. 과학만능주의 속에서 인간성이 말살되고 있으니까 좀 인간적으로 살아보자, 그런 취지지요. 간단한 해답은 옛날의 과학과 철학으로 돌아가면 됩니다. 르네상스 운동입니다.
“We have learnt that nothing is simple and rational except what we ourselves have invented; that God thinks in terms neither of Euclid nor of Riemann; that science has ‘explained’ nothing; that the more we know fantastic the world becomes and the profounder the surrounding darkness.” 해석하자면 이렇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이미)발명한 것을 제외하면 명료하며 합리적인 것은 없다고 배웠다. 그리고 우리는 신은 유클리드도 리만도 아닌 다른 차원에서 생각한다고 배웠다. 과학은 어떤 것도 ‘설명하지’ 못한다. 많이 알면 알수록 세상은 더 미치광이가 되고 우리를 둘러싼 어둠은 깊어만 간다.” 어떤 의미인지 아시죠? ‘fantastic’은 원래 미칠 정도로 좋다는 뜻으로 많이 쓰입니다. 그러나 여기서는 좋은 의미가 아니라 ‘괴상한’, ‘이상한’, ‘미친’ 의미로 해석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원래 그런 뜻입니다. 리만은 19세기 유명한 수학자입니다. 난해하기로 유명한 ‘리만의 가설(Riemann Hypothesis)’을 만든 수학자입니다. 또 유명한 수학자 에릭 벨(Eric Temple Bell)이 유클리드에 대해 평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Euclid taught me that without assumptions there is no proof. Therefore, in any argument, examine assumptions.” “유클리드는 나에게 가정(假定)이 없다면 증명도 없다고 가르쳤다. 그래서 어떠한 주장에서도 가정을 잘 세워야 한다.” 가정은 수학에서 자주 등장하는 가설(假說)로 생각하고 증명은 입증, 주장은 이론이라는 말로 번역하면 좋을 듯싶습니다.
“In mathematics you don’t understand things. You just get used to them.” “수학을 공부할 때는 이해하려고 하지 말라. 그저 거기에 젖어 있으면 된다.” 핵폭탄 개발사업인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가했고 컴퓨터(전자계산기)를 처음으로 고안한 폰 노이만(Johann von Neumann)의 이야기입니다. 독일의 문호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의 수학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볼까요? “Mathematicians are like Frenchman; whatever you say to them they translate it into their own language and forthwith it is something entirely different.” “수학자는 프랑스 사람을 닮았다. 누가 뭐라고 이야기하든 자신의 언어로만 생각한다. 그래서 그 이야기는 당장 다른 것이 돼버린다.” “The good Christians should be aware of mathematicians, and all those who make empty prophecies. The danger already exists that the mathematicians have made a covenant with devil to darken the spirit and to confine man in the bonds of Hell" 해석하면 이렇습니다. “훌륭한 기독교인은 수학자를 잘 알아야 한다. 그리고 (하느님의) 계시란 전혀 통하지 않는 사람들을 잘 알아야 한다. 수학자들이 인간의 영혼을 어둡게 하고 인간을 ‘지옥’의 굴레에 감금시키기 위해 악마와 계약했다는 위험은 이미 존재하고 있다.” 성(聖) 아우구스티누스(Saint Augustine, 354~430)의 이야기입니다. 누구냐고요? 초기 그리스도교의 지도자입니다. 삼위일체설(theory of trinity)을 주장하고 정립한 사람이라면 다 아실 겁니다. 청렴과 결백, 자연과 인간과의 조화를 주장하는 스토아 학파의 신봉자입니다. “Life is good for only two things, discovering mathematics and teaching mathematics.” “삶이란 이 두 가지 때문에 좋다. 수학을 발견하고, 또 수학을 가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위대한 수학자 시메옹 푸아송(Simeon Poisson)의 이야기입니다. 이 사람이 개발한 방정식이 대단해서 아인슈타인이 한때 여기에 푹 빠져 있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A point is that which has no part.” “점은 부분(면적)이 전혀 없다.” “A line is a breadthless length.” “선(선분)은 나비가 없는 길이이다.” “A straight line lies equally with respect to the points on itself.” “직선이란 점들이 꼭 같이 모여 있는 것이다.” 이런 것들이 유클리드의 정의입니다. 유클리드의 기하학 이론은 2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유효합니다. 비유클리드란 간단히 말해서 유클리드의 이론에 반대하고 수정하자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특별한 성과는 없다는 게 수학자들의 공통된 주장입니다. 그만큼 유클리드가 수학에 끼친 영향력은 대단하다는 말입니다. 이미 소개했지만 수학자 가우스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In the theory of parallels we are even now not further than Euclid. This is a shameful part of mathematics.” “수학의 평행이론에서 우리는 지금까지도 유클리드보다 나은 게 없다. 이것은 (현대) 수학의 부끄러운 부분이다.” | |||||||||
/김형근 편집위원 hgkim54@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