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뇌연구원, 그 첫 단추를 끼우며 뇌의 신비에 대한 연구... 대표적 융합과학으로 발전 2009년 05월 11일(월)

사이언스타임즈는 교육과학기술부 과학기술정보과에서 제공하는 ‘S&T FOCUS’를 매주 2∼3회 게재한다. S&T FOCUS는 국내외 과학기술 관련 정책 및 연구개발 동향 분석결과를 제공하고, 다양한 과학담론을 이끌어 내어 과학문화 확산을 유도하기 위해 매월 3천부씩 발행되고 있다. [편집자 註]

S&T FOCUS 뇌의 신비에 대한 연구는 우리 인간에게 남겨진 최후의 도전분야(Final Frontier)다. 아울러 치매 등 뇌 질환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 고령사회에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꼭 필요한 연구분야다.

이미 뇌 질환 치료제는 전 세계 제약 시장을 선도하고, 뇌 관련 산업은 미래 두뇌지식사회의 블루칩이 되고 있다. 최근 유전자를 연구하는 분자 생물학(BT)과 첨단공학기술(IT), 나노 과학(NT)이 뇌연구에 도입됨으로써 혁명적인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

▲ 뇌 관련 산업은 미래 두뇌지식사회의 블루칩이 되고 있다. 

한 예로 뇌의 형태는 물론 기능까지도 영상으로 볼 수 있는 자기공명촬영기법(MRI)과 양전자방출단층촬영술(PET)이 개발돼 뇌의 고차적인 기능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뇌 영상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신경과학연구에 철학, 심리학, 언어학 등 인문사회과학(인지과학)과 신경회로망, 인공지능, 로봇을 연구하는 공학 분야가 모두 동원됨으로써 대표적인 ‘융합과학’으로 발전하고 있다.

뇌 연구를 주도하기 위한 세계의 움직임

미래과학연구의 마지막 프론티어인 뇌 연구를 선점하기 위해 미국은 ‘뇌 연구 10년(Decade of Brain)’ 법안을 제정했고, 일본은 21세기를 ‘뇌의 세기(Canting of the Brain)’로 명명했다.

서방 선진 7개국은 ‘인간 첨단과학 프로그램(Human Frontier Science Program)’을 제정해 뇌 및 분자기능 연구에서 협동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G7 이외의 국가로는 처음으로 2004년 정회원국으로 가입해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에서는 국립보건원(NIH)에 국립정신건강연구소(NIMH), 국립신경질환연구소(NINDS) 등 7개 이상의 뇌 관련 연구소를 설립해 연구에 주력하고 있으며, 최근 국립신경과학연구소(Porter Neuroscience Institute)를 새로 설립해 뇌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이화학연구소(RIKEN)의 뇌과학연구소를 비롯해, 도쿄에만 6개의 국립 및 도쿄도 뇌과학연구소를 세우고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0년 전부터 세계적인 국립뇌연구소(Institute of Neuroscience : ION)를 상하이에 세우고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중국은 최근, 세계 뇌 연구를 주도하기 위해 새로운 국가 뇌연구소(Chinese Institute of
Neuroscience) 설립 계획을 발표하고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영국(킹스 컬리지 내 뇌 연구소)과 프랑스(국립뇌척수연구소)도 산재한 뇌 연구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 대규모의 뇌 연구소를 새로이 세우고 있다. 우리 정부도 뇌 연구의 중요성을 인식, 1998년도에 ‘뇌 연구 촉진법’을 제정·공포해 지난 10년간 뇌 연구에 많은 투자를 했다.
 
하지만 관련 연구비는 미국의 164분의 1, 일본의 17분의 1에 불과했다. 다행히 2008년도에 국가적인 한국뇌연구원 설립 계획을 세워 새로운 미래사회를 위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040년, 세계 3대 뇌융합연구소 기대

한국뇌연구원은 미래과학의 목표인 융합연구를 뇌 연구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뇌 연구에 융합연구가 필요한 이유는 크게 네 가지로 정리된다.

▲ 뇌 과학 발전은 향후 국가적 차원에서 당위적 과제가 된다. 
첫째, 최고로 복잡한 인간 생명의 신비에 대한 연구는 우주생성과 생명탄생의 비밀을 밝히는 열쇠이며, 뇌의 신비 연구는 모든 학문 분야가 동원된 다제학적 융합연구 없이는 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다.

둘째, 인간이란 무엇인가 하는 ‘인간정체성(Identity)’ 연구에서 뇌융합 연구는 핵심이다.
 
셋째, 미래 산업혁명을 일으킬 신경 컴퓨터 및 인간을 닮은 인조 로봇 개발과 치매 등 급증하는 뇌 질환 연구에서 뇌 융합 연구는 필수다.

넷째, ‘뇌는 공부하는 주체’이므로 뇌 발달에 적합한 뇌 기반 교육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러한 뇌 기반 적기 교육을 올바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인문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이 총동원되는 뇌 융합 연구가 핵심적인 지식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한국뇌연구원은 시급한 국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치매 등 노인성 질환을 극복하기 위한 연구와, 폭증하고 있는 뇌척수 손상장애 극복 연구, 뇌 이해를 기반으로 한 두뇌계발을 위한 연구 등에 주력할 예정이다.

신경과학의 발전 추세와 미래를 예측해 볼 때, 뇌 과학 발전은 향후 국가적 차원에서 당위적 과제가 된다. 무한경쟁시대에서 국가의 생존, 더 나아가 선진국 진입의 국가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뇌 과학은 확실한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뇌 과학의 중심적인 역할을 할 국가적인 한국뇌연구원이 차질 없이 추진돼야 한다. 현재 정부와 학계, 산업계가 서로 손을 잡고 한국뇌연구원이 가장 빠르게 발전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로 다소 설립이 지연되고 있지만, 오히려 미래 발전과 도약을 위한 보다 철저한 준비와 산고의 시간이 되고 있다. 범국가적인 이해와 협력으로 한국뇌연구원은 계획대로 2012년에 개원할 것으로 기대해본다.

아울러 우리가 모두 힘을 합쳐 노력한다면 빠른 시일 내 한국뇌연구원은 세계 우수의 뇌융합연구소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고, 우리나라가 초강국이 되는 데 큰 기여를 하리라 굳게 믿는다.

교육과학기술부 과학기술정보과 |

글 서유헌(한국뇌연구원 설립 추진 기획단장,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저작권자 2009.05.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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