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두뇌 기원 갯지렁이에서 발견 2010년 09월 04일(토)

사람의 두뇌와 직접 관련이 있는 뇌 구조가 갯지렁이에서 발견돼 우리 뇌의 기원이 사람과 갯지렁이의 공동조상이 살았던 최소한 6억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MSNBC뉴스가 최신 연구를 인용 보도했다.

유럽 분자생물학실험실(EMBL) 연구진은 셀(Cell)지 최신호에 실린 연구 보고서에서 오늘날 흔히 볼 수 있는 지렁이의 친척뻘인 플라티네레이스 두메릴리(갯지렁이와 유사한 다모류 동물)의 구조를 관찰한 결과 기억과 학습, 사고, 언어, 의식 등을 관장하는 사람의 대뇌피질에 상응하는 `머쉬룸바디'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갯지렁이가 "스스로 만든 원통 안에서 살고, 먹이를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주변을 탐색하며 학습행동의 징후를 보인다"는 이유로 척추동물의 두뇌 중추에 해당하는 영역을 갖췄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연구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

연구진은 "따라서 곤충과 거미, 갑각류, 우단벌레 등 다른 무척추동물들 역시 이런 머쉬룸바디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갯지렁이의 작은 뇌 안에 들어있는 수많은 유전자를 조사하기 위해 `영상 정합에 의한 세포 프로파일링'이란 첨단 기법을 사용했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각 세포의 분자 지문을 알 수 있고 과거엔 모양과 위치로 추측했던 세포 유형을 발현된 유전자를 통해 구분할 수 있다.

연구진은 "환형동물의 머쉬룸 바디와 척추동물의 뇌가 보이는 발달 및 정형화 메커니즘이 너무도 비슷해 개별 기원설로는 설명할 수 없다"면서 "이들은 6억여년 전에 공동의 조상에게서 진화한 공동의 전구체를 공유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당시 바다 밑바닥은 다양한 먹잇감으로 덮여 있었을 것이고 생명체들이 이런 먹이를 탐색하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냄새를 통합해 적합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두뇌 중추를 진화시키는 것이 유리했을 것"이라고 뇌의 발생 배경을 설명했다.

무척추동물의 머쉬룸바디를 처음 발견한 것은 1850년 프랑스 생물학자 펠릭스 뒤자르댕으로, 그는 이런 구조 덕분에 곤충들이 본능적 행동을 어느 정도 자유의지로 제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제기했으며 이후 연구를 통해 머쉬룸 바디가 학습과 기억 형성 등 대뇌피질이 하는 것과 매우 비슷한 활동을 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서울=연합뉴스) | youngnim@yna.co.kr

저작권자 2010.09.0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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