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깜박거리고 어깨 들썩이면 무조건 '틱장애'?   
습관 치부하고 방치시 마음의 병 생겨
[메디컬투데이 민승기 기자]  
  

흔히 ‘틱 장애’라고 하면 낯선 단어에 어리둥절 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이가 눈을 깜박거리거나 어깨를 들썩이고 헛기침을 하는 등 단순한 습관처럼 보여 이것이 질병인지 아닌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틱 장애를 겪고 있는 아이의 어머니 A씨는 “우리 아들이 평소 머리를 흔들고 다니다가 가끔은 괜찮아지고 해서 단순히 습관인줄만 알았다”며 “아이 엄마로서 도와주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 습관과 틱 장애 정확히 구분돼야

단순한 습관처럼 보이는 틱 장애는 버릇이라고 방치해 청소년기나 성인기까지 문제가 지속되거나 심각한 심리적 후유증을 겪는 경우가 많다.

아이가 자꾸 눈을 깜빡거리거나 얼굴을 씰룩이면 부모들은 야단을 치기도 하는데 틱은 야단을 친다고 고쳐지는 버릇이 아니다.

틱은 아이의 의지로 억제하기 힘들고 증상의 정도가 들쑥날쑥해 어느 날 증상이 심해졌다가 며칠 뒤에는 괜찮아지는 것처럼 보여 더욱 오해를 사기도 한다.

현대의학에서는 신체의 한 부분아 반복적으로 조절 할 수 없이 갑작스럽게 움직이는 것을 틱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틱은 근육틱과 음성틱으로 구분되는데 근육틱은 ▲눈 깜박거림 ▲눈알 움직임 ▲얼굴 찡그림 ▲머리 흔들기 ▲입 뾰죽내기 ▲어깨 들썩거리기 등의 행동을 하고 음성틱은 ▲가래 뱉는 소리 ▲킁킁거리는 소리 ▲기침 소리 ▲쉬 소리 ▲빠는 소리 ▲침뱉는 소리 등이 나타난다.

심할 경우에는 욕설을 하기도 해 주변 사람들을 당황시킬 때도 있다.

또한 시간이나 상황에 따라서 틱이 나타나는 부위가 달라지기도 하고 한 종류의 틱이 없어지면 다른 부위에 틱이 나타나기도 한다.

BFC학습클리닉 배지수 원장에 따르면 성인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없어지기도 하지만 만성 틱이나 음성틱과 근육틱이 동시에 나타나는 뚜렛증후군으로 발전해 또래와의 관계 등에 지장을 초래 할 수도 있다.

틱 장애 중 50%는 강박장애가 동반되기도 하고 틱 장애의 50~60%에서는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사랑샘터 소아정신과 김태훈 원장은 “틱 장애는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잘 생기고 틱 장애를 보이는 아이들을 꾸중하면 증상은 더욱 나빠진다”며 “틱 장애는 나이가 들면 저절로 나아지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김 원장은 “하지만 1년이상 지속적으로 틱 장애를 보이거나 뚜렛 증후군의 경우 생활을 하는데 지장을 초래하고 자해적인 행동을 할 때에는 반드시 전문가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 틱 치료, 관심을 끊는 것이 최선

틱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병에 대한 이해이다. 병에 대한 이해를 통해 치료의 반이 이뤄졌다고 생각하면 된다.

틱 장애가 있는 아동의 가족들은 증상을 무시하고 관심을 주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대부분의 아동은 자신이 틱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기 때문에 이상행동을 하지 말라고 주의를 받는 아동은 불안해하고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틱 증상은 뇌의 이상에서 비롯되고 사회심리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에 야단을 친다던지 이상 행동에 지나치게 관심을 가지면 오히려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또한 주위의 관심이나 스트레스, 창피를 주거나 증상을 억압해보려고 하는 경우 증상이 심해지고 우울증, 성격변화와 같은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정유숙 교수은 틱을 무시하고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그러면 대부분의 경우 틱은 저절로 없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대신 틱을 하지 말라고 강요하지 말고 그 아동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고 그것을 근본적으로 해결해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틱 장애의 주요 원인이기도 한 과도한 학업과 과외활동을 줄여 아동이 충분한 놀이시간과 휴식시간을 갖도록 도와주고 지나친 꾸중은 피하는 것다 좋다. 하지만 아동이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방법을 배울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자신감을 증진시켜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만약 틱이 빈번히 발생하거나 일년 이상 지속, 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라면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BFC학습클리닉 배지수 원장은 “틱 장애 이외에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불안·우울증 등의 여러 문제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때 동반질환에 대한 치료를 함으로써 틱의 경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중앙의료원 정신과 백형태 교수 역시 “틱은 성인이 됐을 때 저절로 없어지기도 하지만 만성틱이나 뚜렛증후군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많다”며 “하루 아침에 병을 고치려는 성급한 마음은 절대 금물”이라며 인내심을 갖고 지켜볼 것을 권했다.  
메디컬투데이 민승기 기자(a1382a@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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