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안와사/안면마비] 앗! 자고 일어났더니 입이 돌아갔네.. '구안와사' 조심

 

귀 뒤쪽으로 내려오는 신경에 이상… 얼굴근육 마비시켜
침·마사지 요법으로 치료… 주로 4∼8주 지나면 회복

 

 

 

30대 후반의 직장인 K씨는 보름 전 아침에 세수하려고 화장실에서 거울을 보다 깜작 놀랐다. 입이 오른쪽으로 돌아가 있는 데다 눈도 잘 감기지 않고, 이마의 주름이 안 잡히는 등 얼굴 오른쪽 부위가 일그러져 있었다. 겁이 덜컥 나 한의원을 찾았더니 ‘구안와사’라는 진단이 나왔다. 입이 한쪽으로 돌아가는 구안와사는 과로와 스트레스를 받는 성인이면 누구나 걸릴 수 있는 흔한 질병이다. 발병 후 제때 치료하면 자연스럽게 사라지지만, 고혈압 등 지병이 있는 환자는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상태가 심한 경우도 있다. 한방 전문의들은 “구안와사의 발병에는 계절이 따로 없으나, 요즘같이 실내외 온도차가 클 때 과도하게 운동을 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발병 가능성이 크니 유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과로나 스트레스가 주된 원인=구안와사는 뇌신경 12개 가운데 얼굴 근육과 혀의 미각, 눈물샘 등을 관장하는 제7뇌신경이 마비되는 것을 말한다. 뇌에서 귀 뒤쪽으로 내려오는 신경에 이상이 생긴 현상이다. 귀 뒤쪽의 움푹한 곳에 신경이 지나는 아주 작은 통로가 있다.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특정 원인으로 이곳의 신경세포에 염증이 생기면 얼굴 근육이 마비되면서 돌아가게 된다는 것이 전문의의 설명이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대부분이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해 신경이 쇠약해지거나, 급격한 정신적 충격으로 심리적인 불안정한 상태에서 발생한다. 한방에서는 발병 초기에 급격히 입과 눈이 삐뚤어지고 아래 턱 관절 부위에 통증이 있고 으슬으슬 추우면서 미열이 있다.

이 같은 증상은 ‘풍담(風痰)’이 경락을 막아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풍담을 없애고 경락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데 치료의 초점을 두고 있다. 특히 증상이 오래되었는데도 잘 낫지 않는 경우에는 기혈이 허약해 전신이 좋지 않은 상태로 판단해 기혈을 보충해야 한다.

◆조기 치료가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한방의 구안와사 치료에는 약물요법 외에 침구와 마사지 요법이 있다. 침은 주로 마비된 쪽의 입술 끝 부분에서 턱관절 부위를 관통하는 침법이 주로 응용된다. 활용되는 경혈과 방법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므로 전문의의 엄밀한 진단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이 밖에 거울을 보면서 안면근육의 동작을 취하여 근육 흐름에 따라 마사지하거나 주요 경혈 부위를 지압하는 것도 치료에 도움이 된다.

구안와사의 치료는 발병 후 가능한 빨리 시작해야 한다. 특히 발병 2∼3일 이내가 좋다. 이 기간이 지나면 최소한의 후유증이라도 남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치료 시기가 늦을수록 신경의 변성과 안면근의 위축이 초래될 가능성이 늘어난다. 일반적으로 안면신경마비가 대개 4 ∼ 8주일 정도 지나면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 환자는 6개월 이상이 지나도 회복이 되지 않아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상태가 심해질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전문의가 제시하는 생활수칙=환자들은 아침마다 눈만 뜨면 거울을 보고 불안해하거나 초조해 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 같은 근심은 근육의 마비를 푸는 과정을 더디게 할 수 있는 만큼 나을 것을 상상하며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여성은 증상이 오래가면 우울증까지 초래할 수 있는 만큼 평소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하루 종일 얼굴을 주무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마비된 쪽만 하기보다는 양측을 동시에 주물러야 빨리 회복할 수 있다. .

몸을 따뜻하게 유지해야 한다. 인체 어느 부위이든 마비된 근육은 따뜻하게 해주면 치료에 도움이 된다. 가급적 바람을 피하고 보온에 신경을 쓴다. 외출 시에는 꼭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과로와 스트레스를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안와사의 발병 원인이기도 하지만 치료 과정에서도 꼭 지켜야 할 수칙이다. 이 밖에 성생활이나 차가운 음식, 술도 회복기간에는 피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의의 권고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