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학년 아이의 현재 키가 126cm로 반에서 2번이라고 한다. 아빠 키는 183cm, 엄마 키는 162cm라 부모는 아이가 지금은 작아도 나중엔 당연히 훌쩍 클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다만 현재 키가 작으니 주변에서 한번 성장판 검사를 해보라 하여 찾아왔다 한다. 검사 결과 성장판은 당연히 열려있지만 뼈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많아 또래보다 일찍 성장판이 닫힐 가능성이 크므로 아이의 최종 성인키가 152cm에 멈출 것으로 예측되었다.


◆부모 키가 크다고 자녀의 작은 키 방심하면 안돼

 

이는 모두 키가 ‘유전’이라고 믿는 데서 빚어지는 일이다. 부모가 크면 자식은 당연히 클 것이라 생각하고 부모가 작으면 자녀 키도 작을 것이라 믿는다. 다만 후자의 경우는 이미 작을 것이라 예상되므로 자녀 키가 또래보다 작다는게 드러나기 시작하면 성장클리닉을 찾아 방법을 강구하게 된다. 문제는 키가 큰 부모들의 경우다. 자신들의 큰 키 때문에 자식이 현재 작아도 초등학교 말이나 중학교 초쯤 되면 갑자기 훌쩍 커서 또래를 따라잡으리라 믿는 것이다. 아이에 따라 그렇게 되는 경우도 많지만, 만약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이미 성장판이 닫혀 성장클리닉도 별 소용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에서도 2006년 4월 새로운 국제소아성장표준을 공표하면서 “키는 유전이 아니라 후천적인 환경요인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부모의 키가 작더라도 자녀의 키는 영양상태, 생활환경, 정신적 정서적 환경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반대로 부모의 키가 커도 자녀의 후천적 환경에 따라 키가 작을 수도 있다는 말이 성립된다. 식습관이 나쁘고 정서적으로 불안하고 스트레스가 많으면 부모의 키가 아무리 커도 자녀는 평균 또래도 안 되는 키에서 멈출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렇다면 부모의 유전과 관계없이 아이 키를 키우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 부모의 관심이다. 아이 키가 크든 작든 또래와 비교해 얼만큼 큰지 어떤 속도로 자라고 있는지 꾸준히 체크해야 한다. 남자아이라면 초등학교 2~5학년 사이, 여자아이라면 초등학교 1~3학년 사이에 반드시 성장판 검사를 할 것을 권한다. 앞으로의 키를 예측해 성장클리닉이 필요한지 아닌지 진단받을 수 있어, 아이의 키에 대한 불안은 없을 것이다.


둘째, 또래보다 정신적으로 조숙한지 살핀다. 정신연령이 높은 아이들은 뼈나이가 또래보다 많은 경향이 있고 이는 곧 성장판이 빨리 닫힌다는 조짐이다. 사물이나 사람을 보았을 때 느끼는 감정, 생각, 행동, 이해 등이 높다면 정신연령이 높은 것이다.


셋째, 아이들의 스트레스 지수를 살핀다. 요즘은 굶는 것보다 잘 먹은 것이 문제가 될 정도로 서구화된 식단이 일반적이라 밥만 잘 먹어도 키가 큰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이들의 영양 상태가 좋아져도 영양소가 뼈와 근육에 가지 않고 다른 곳에 소비되면 성장에 방해가 된다. 요즘 아이들은 과중한 학업, 친구관계, 부모와 학원 등에서 받는 스트레스 등 여러 가지 정신적 고민과 생각하는 데 섭취 에너지가 다량 소비되고 있어 정신적 부담을 덜어주는 일이 필수다.


◆키 크는데 도움되는 생활습관

 

자녀의 키를 키우고 싶다면 자녀의 성장을 꾸준히 지켜보는 관심과 더불어 키 크는 데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을 갖게 하면 좋다. 우선 숙면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 잠을 잘 자야 성장호르몬 분비가 촉진된다. 안구가 움직이지 않는 깊은 수면 상태일 때다. 따라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종달새형 습관'이 키 성장에 좋다. 밤늦은 TV시청, 인터넷, 컴퓨터게임은 성장호르몬 분비를 방해한다. 일주일에 3일 정도 하루에 30분 이상 꾸준히 운동하면 성장호르몬이 증가하고 성장판과 뼈, 근육에 탄력이 생겨 혈액순환을 촉진해 세포에 충분한 영양을 공급하므로 키 성장이 촉진된다. 스트레칭, 줄넘기, 가벼운 조깅, 수영, 맨손체조, 배구, 농구, 테니스, 배드민턴 등의 운동이 좋다.


스트레스가 많은 아이들은 매일 일정 시간 명상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찾는 것도 좋다. 심리적인 안정을 꾀하게 되면 조급함이 사라지고 마음의 평정을 찾을 수 있다. 조용한 곳에서 눈을 감고 복식호흡을 하면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심리적 불안과 스트레스는 자율신경계에 이상을 일으켜 심한 경우 성장호르몬 분비를 3분의 1이하로 떨어뜨리므로 항상 스트레스를 적절히 해소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자녀의 키는 부모를 닮을 것이라 단정짓지 말자. “키는 후천적인 노력으로 더 클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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