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만 8살이 된 남자아이는 감기가 떨어지지 않아 부모님이 많은 걱정을 하였다. 아이가 아침마다 재채기를 심하게 하고, 코가 간지럽다며 심하게 비벼 코가 빨갛게 헐 정도였다. 특별히 기침을 하거나 열이 나는 것도 아닌데, 콧물과 코막힘이 멈추지 않아 아이가 몸이 허해서 그런가 싶어 한의원에 내원하였다.


위의 경우는 흔히 말하는 알레르기성 비염의 증상을 나타내고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의 세 가지 증상을 특징으로 하는 알레르기성 질환이다. 아이들에게 특히 잘 생기고, 처음에는 코감기와 혼동할 수 있지만 증상이 오래 가고 아침의 재채기발작과 같은 독특한 증상 때문에 구분할 수 있다.

치료하지 않고 경과가 나쁜 경우에는 만성부비동염, 즉 축농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인 경우 코 안을 보면 점막이 부어오르고 창백하며, 맑은 물 같거나 조금 끈적거리는 콧물이 나온다. 농과 같은 콧물이 있으면 이차감염으로 인한 부비동염을 생각하고 같이 치료를 해야 한다.

한의학에서 알레르기성 비염은 비체(鼻嚔)의 범주에 속하는데, 한의학의 고전인 황제내경에도 이에 대한 내용이 나와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폐의 기운이 부족하여 밖에서 들어오는 풍한의 기운에 감수되었거나, 비와 폐의 기운이 부족하여 수습(水濕)을 잘 운행시키지 못하거나, 신(腎)의 기가 부족하여 숨을 잘 마시지 못하고 폐를 덥게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생긴다.

알레르기성 비염 치료를 위하여 한의원에 내원하면 먼저 진찰을 통해 체질을 구분하고 한열허실(寒熱虛實)을 파악하여 병의 상태를 진단하여 치료를 결정한다.

한증(寒證): 맑은 콧물, 비린 냄새, 코막힘
열증(熱證): 노란 콧물, 악취, 가려움, 코막힘
허증(虛證): 계절인자에 영향, 재발성, 피로로 발생. 타 증상 없이 코만 막힐 수 있다.
실증(實證): 급성기. 고열, 비강내 농성 점액이 많은 경우 급성 부비동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그냥 귀찮은 것 정도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적절한 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질환이다. 비염의 치료 시기를 놓쳐서 장기화되면 중이염과 축농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와 귀는 이관이라는 구조물로 연결되어 있어 서로 감염이 쉽게 일어나므로 만성 비염의 약 60% 정도는 중이염과 축농증을 동반할 가능성이 있다. 한의학에서는 한약 치료와 더불어 코 주위의 혈자리에 침 치료를 함으로써 비염을 치료한다. 코 주위의 혈자리에 약침액을 주입하는 방법으로 치료하면 일반 침치료보다 훨씬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그냥 귀찮은 것 정도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적절한 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질환이다. 비염의 치료 시기를 놓쳐서 장기화되면 중이염과 축농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 외에도 알레르기성 비염을 치료해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 알레르기성 비염을 꼭 치료해야 하는 이유

① 천식, 축농증, 아토피 피부염의 발생 빈도가 높아진다.
비염을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끈적하고 누런 코가 목 뒤로 넘어가면서 축농증이나 천식 등을 유발할 수 있고, 아토피성 피부염의 증상이 같이 나타나기가 쉽다.

② 뇌기능이 저하되고 학습 능력이 떨어진다.
코가 막혀 뇌에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면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지고 산만해지기가 쉽다.

③ 성장 발육에 장애가 생긴다.
코가 막히면 입으로 숨을 주로 쉬게 되고 이로 인해 입안과 목이 마르기가 쉬워져 감기나 편도선염 등 잔병치레를 많이 하게 된다. 또 냄새를 맡지 못해 식욕이 떨어지면 밥을 잘 먹지 않게 되어 성장에 지장을 주는 일이 많다.

④ 소심한 성격, 불안정한 성격으로 변한다.
코막힘, 재채기, 간지러움 등은 상당한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특히 성격이 형성되는 과정에 있는 어린이들은 이런 스트레스 때문에 정서가 불안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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