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의 반항은 "뇌"탓이냐, "환경" 탓이냐?

이인식 과학문화연구소장이 조선일보에 10대의 반항에 대한 최근 연구 동향을 기고했다. (네이버뉴스 링크)


10대의 반항이 전전두엽의 미성숙에서 온 것이라는 주장에 맞서, 사회환경 요인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청년기"란 용어 자체가 없는 문화권이 절반이 넘고, 서구 역사에서도 "청소년"이란 개념이 없었다는 것. 즉,10대의 사회문제는 뇌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 서구문명의 병리현상이라는 주장이다.

엡슈타인은 미국에서 10대가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까닭은 사춘기가 지난 뒤에도 어린애 취급을 하고, 어른들과 격리시켜 행동을 통제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어른들에게 곧 어른이 될 수 있음을 과시하고 싶은 욕심에, 남자들은 폭주족이 되어 교통사고를 내고 여자들은 혼전성교를 해서 임신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10대들의 반항에는 이유가 없지 않다는 뜻이다.
그 처방으로 청소년들이 책임을 느낄수 있도록 어른처럼 대우해야 한다고 했다. 10대를 어른처럼 대우하는 나라에서 10대들이 어려운 문제에 슬기롭게 대처했다는 연구보고서가 있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엡슈타인의 주장에 동의한다. 그러나 "10대 뇌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에는 또 다른 오류가 있다.

왜냐하면, 10대 뇌가 특히 미성숙한 부분은 전전두엽인데, 이 부분은 사회뇌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회뇌는 전전두엽 뿐아니라 측두엽과 전두엽 두정엽 등 두뇌의 전 부분에 고루 퍼져 있다.) 사회뇌의 핵심 부분이 감정을 조절, 보상 및 의사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복내측전두엽(Ventro-Medial Pre-Frontal Cortex)이다. 이 부분이 미약하면 사회생활이 참 어렵다. 이에 대한 극적인 사례가 피니스게이지씨의 슬픈 이야기. 게이지씨는 사고 이전엔 착실하고 유능한 철도공사 현장소장이었다. 그러던 사람이 복내측전두엽을 잃고 나서, 갑자기 말도 막하고, 예절도 없고, 삶의 계획도 없이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사는 사람으로 변했다. 이 부분을 포함한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가 20대 중반까지 계속 성장하는 것이다.
 
사회뇌는 사회 관계, 사회적 책임을 느끼면서 형성된다. 즉, 10대에 사회적 책임을 느끼는 경험, 훈련 혹은 교육을 받으면서 사회뇌가 효과적으로 성장한다는 것. 즉, 10대를 어른처럼 대우하는 문화권의 청소년들이 성숙한 것은 그런 사회환경을 통해 사회뇌가 제대로 성숙하기 때문이다.

뇌가 성장하면서 배운 내용은 아주 깊게 각인된다. 어릴때 배운 게 평생 가는 것도 바로 뇌가 성장할때 뇌에 각인되면서 배우기 때문이다. 즉, 사회관계, 책임감 등도 10대에 제대로 배우면서 뇌에 각인되는 것. 이런 이유로, 바로 10대에 책임감을 갖고, 사회관계를 형성하는 훈련이 더더욱 필요한 것이다.

서구사회는 10대에 책임감을 박탈하고 아이 취급하는 경향이 강하다. 미국 같은 경우엔 술도 21살이 되야 합법적으로 마실수 있다.

청소년 문제는 10대를 어린아이 취급하는데서 온다는 엡슈타인의 진단은 아주 타당하다. 인류학적 접근이 10대의 문제를 제대로 보고, 처방도 제대로 내리도록 했다. 그러나, 10대 뇌 존재자체를 부인 한 것은 아이를 목욕물과 함께 버리는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엡슈타인의 글을 직접 보고 싶으면 여기(Scientific American Mind 사이트. 유료)
The Myth of the Teen Brain.,  By: Epstein, Robert, Scientific American Mind, 15552284, 2007, Vol. 18, Issue 2

엡슈타인의 기사 중 몇 문장을 소개하자면:....
So if teens are in turmoil, we will necessarily find some corresponding chemical, electrical or anatomical properties in the brain. But did the brain cause the turmoil, or did the turmoil alter the brain ? Or did some other factors — such as the way our culture treats its teens — cause both the turmoil and the corresponding brain properties?

...
Isolated from adults and wrongly treated like children, it is no wonder that some teens behave, by adult standards, recklessly or irresponsibly. Almost without exception, the reckless and irresponsible behavior we see is the teen's way of declaring his or her adulthood or, through pregnancy or the commission of serious crime, of instantly becoming an adult under the law. Fortunately, we also know from extensive research both in the U.S. and elsewhere that when we treat teens like adults, they almost immediately rise to the challenge.

More information is at www.thecaseagainstadolescence.com.

ROBERT EPSTEIN is a contributing editor for Scientific American Mind and the former editor in chief of Psychology Today. He received his Ph.D. in psychology from Harvard University and is a longtime researcher and professor. His latest book is called The Case Against Adolescence: Rediscovering the Adult in Every Teen (Quill Driver Books,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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