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가 시금치를 즐겨 먹는 까닭은?

▲ 최근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시금치를 즐겨먹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다시 시금치의 영양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금치는 명아주과에 속하는 1년생 식물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서양에서도 다양하게 조리되는 먹을거리 중 하나로 생채, 죽, 국, 무침, 전, 샐러드나 스프, 스플레, 무스 등으로 만들거나 다른 요리의 재료로도 다양하게 쓰인다. '파채' 혹은 '파릉', '적근채'라고 부르는데, '훈몽자회'의 기록에서 중요한 채소로 기록된 것을 근거로 조선시대 초기에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시금치를 즐겨 먹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다시 시금치의 영양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금치는 지난 1930년대 미국에서 아이들이 시금치를 잘 먹지 않아 만화 '뽀빠이(Popeye)'를 동원해 시금치 먹기 캠페인을 벌여 시금치 소비가 30% 이상 증가한 일은 유명한 일화다.

뽀빠이는 1929년 1월 17일 미국의 한 신문에 '골무극장'이라는 한 줄짜리 만화를 통해 비중 없는 조연으로 데뷔했다. 그러나 시금치만 먹으면 엄청남 힘으로 악당을 물리치는 뽀빠이는 2년 만에 주인공으로 승격했다. 뽀빠이가 사랑하는 연인 ‘올리브’도 전 세계 팬들의 인기를 얻었다.

◆시금치, 백내장 예방 등 '스펙트럼' 효과=그렇다면 시금치의 실제 효과는 어떨까? 시금치는 엽산 함유량이 높아 치매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좋은 음식으로 지목된다. 노안으로 인한 시력 감퇴, 노인성 질환으로 알려진 황반변성 및 백내장을 예방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경희대 안과 곽형우 교수는 "흔히들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해서 선글라스를 쓰는데, 시금치는 '먹는 선글라스'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이 45세 이상 간호사 7만여 명을 대상으로 12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루테인, 제아잔틴을 충분히 섭취한 사람은 적게 먹은 사람에 비해 백내장 수술을 받을 확률이 22%나 낮았다.

▲ 시금치는 엽산 함유량이 높아 치매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좋은 음식으로 지목된다. 
이와 함께, 남성 의사 3만여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와 주목을 끌었다. 시금치같이 루테인과 제아잔틴이 풍부한 채소를 즐겨 먹을수록 눈이 더 건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금치는 최근 영국 리즈대 식품과학과 게리 윌리엄슨 교수팀이 선정한 '장수를 위한 필수 식품 20가지'에 순위에 올리기도 했다. 

시금치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채소로 알려져 세계적으로 많이 식용되고 있다. 즉, 시금치 식용가능 부분 100g에는 비타민A 1700IU, 비타민B 0.13㎎, 비타민B 0.23㎎, 비타민C 65㎎, 엽산 145ug, 칼륨 502mg, 칼슘 55㎎, 인 60㎎, 철분 3.7㎎ 등이 함유되어 있다.

또한 시금치의 영양성분 중 주목받는 것의 하나는 엽산이다. 엽산은 DNA 합성과정에 필수적인 성분으로 암의 예방에 관여한다. 의학계에서는 엽산 결핍이 손상된 DNA를 복구시키는 능력을 떨어뜨리고, 암 관련 유전자 이상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암 예방을 위해서는 엽산을 풍부하게 공급해줘야 한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시금치의 항산화물질인 베타카로틴은 뇌 신경세포의 퇴화를 예방해서 뇌의 노화현상을 막아주며 다량 함유된 비타민 A는 비타민 B와 더불어 탈모를 막는 데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하지만 시금치에도 약점은 있다. 일부 예민한 사람에겐 알레르기를 일으키고, 시금치에 든 옥살산염은 칼슘의 흡수를 방해한다. 또 갑상선 기능을 떨어뜨리는 고이트로젠이란 물질도 들어 있어 갑상선 질환 환자는 시금치를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시금치를 먹을 경우에는 영양 손실을 줄이기 위해 오래 데치거나 끓이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시금치 웰빙 상식 7계명

1.시금치는 세워서 보관해야 싱싱하다.
2. 시금치는 녹색이 짙을수록 영양이 풍부하다. 
3. 시금치는 비타민과 카로틴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줄기보다 잎사귀에 더 많다. 
4. 끓는 물에 소금이나 식용소다를 조금 넣고 뚜껑을 덮고 살짝 데치도록 한다.
5. 삶을 때는 뿌리 부위를 끓는 물에 넣고 7~8초간 지나면 잎까지 전부 넣는다.
6. 흙이 묻어 있는 채로 보관하려면 물을 뿌린 종이에 싸서 보관한다.
7.씻은 것은 비닐팩에 넣어 밀폐시킨 후 진공밀폐 야채실에 둔다.

우정헌 기자 | rosi1984@empal.com

저작권자 2008.11.2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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