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 인재교육에 불을 지피다 창의성의 구루, 영국의 켄 로빈슨 경 ① 2009년 01월 01일(목)

창의성이 왜 필요한가? 아마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과거와 달리 이제 모방과 베끼기만으로는 결코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창의성이야말로 중요한 국제경쟁력이라는 사실에 대부분 동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창의성은 비단 우수한 과학인재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또 창의성은 수재만의 타고난 능력도 아니다. 창의적인 능력은 우리의 내면 깊숙이 감춰진 인간의 본성이다. 이러한 본성을 끄집어 내는 일이 바로 미래를 위한 인재교육이다. 과학문화와 창의성 제고에 앞장서온 사이언스타임즈는 신년기획으로 ‘창의성의 현장을 가다’라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편집자 註]

창의성의 현장을 가다 ‘창의성의 구루(Guru of Creativity)’로 통하는 영국의 켄 로빈슨(Ken Robinson) 경이 21세기가 요구하는 창의성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갖고 있는지는 그의 저서 <창의적인 능력을 키우려면 마음에서 벗어나라(Out of Our Minds: Learning to be Creative)>라는 책 서두에 잘 나타나 있다.

미래에 걸맞는 창의성 교육을 개발해야


그는 미래학자이자 로봇과 인공지능의 미래예측 전문가로 유명한 이안 피어슨(Ian Pearson)의 말을 책머리에 인용했다.

“By mid-century, computers will be linked directly into our nervous systems via nanotechnology, which is so small it could connect to every neuron in our brains. By about 2040, there will be a backup of our brains in a computer somewhere, so that when you die it won’t be a major career problem.

▲ 켄 로빈슨 경은 창의성 교육에 불을 지핀 창의성의 구루로 통한다. 
21세기 중반이 되면 컴퓨터는 나노기술을 통해 우리 인간의 신경계와 직접 연결이 될 것이다. 2040년경이 되면 컴퓨터에 우리의 뇌를 백업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우리가 죽는다 해도 (머리 속의 지식은 보관될 것이기 때문에) 중요한 문제는 없을 것이다.”

비록 다른 미래학자의 말을 인용했지만 이를 통해 창의성 교육의 전도사로 통하는 로빈슨 경이 추구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들에게 무엇을 알려주려고 하는지를 대충 짐작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과학기술의 시대에 교육이 제대로 따라가지를 못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또 기존의 교육체계로는 21세기에 걸맞는 창의적인 인재를 만들기가 어렵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교육이 사회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사실 그는 각종 저술이나 방송출연을 통해 “과학과 기술이 변하고 사회 또한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교육은 변화한 게 거의 없다”며 정체된 교육문화를 통렬하게 꼬집었다.

예를 들어 인간 두뇌만큼의 지능을 소유하고 있는 인공지능이 조만간 출현하는 데도 인간의 학교 교육은 50년 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고 주장한다. 또한 나노와 생명공학이 사회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예측에도 불구하고 교육은 제자리걸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교육현실을 강하고 비난하고 있는 학자다.

로빈슨 경의 톡톡 튀는 창의적 능력 개발은 바로 교육제도에 대한 도전에서 나온다. 다시 말해서 학교 교육이 처한 문제점에 대한 지적과 이를 고쳐나가는 노력과 과정이 창의성 교육 전문가 로빈슨 경이 갖고 있는 독특한 노하우라는 지적이 많다.

사실 ‘학교 교육이 창의성을 망치고 있다, Schools kill creativity.’라는 말은 언제 어디서나 그를 따라다니는 대표적인 그의 간판 브랜드다.

그는 현재 학교가 하지 않고 있는 교육을 부르짖는다. 지금의 학교 교육, 특히 어린이를 상대로 한 교육제도로는 이 시대에 절실히 필요한 창의성 개발에 부정적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획일적 교육에서 창의성 나오지 않아

▲ 창의성은 비단 과학기술에만 국한된 분야가 아니다. 모든 분야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중요한 혁신이다. 
그렇다면 그는 왜 지금의 학교 교육이 창의성을 저해하고 있다고 설명하는가? 바로 교육의 획일적인 시스템과 문화를 지적한다. 다양한 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은 다양한 사고다. 따라서 다양한 사고를 인정하고 개발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로 창의성을 개발하는 지름길이라는 주장이다.

사실 그는 학생들을 위한 창의성 교육의 중요한 모티브로 드라마와 영화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런던대학(University of London)에서 받은 박사학위도 ‘드라마와 영화를 통한 창의성 교육’에 대한 것이었다.

그가 창의성 개발과 관련해 처음 펴낸 책도 바로 ‘드라마를 통한 교육(Learning from Drama)’이다. 교과서보다 드라마를 통한 교육이 어린이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것이다.

창의성 개발을 위해 그의 독특한 아이디어가 녹아 있는 <마음에서…>는 상당한 감명을 불러일으켰다. 사람들은 이 책을 여성 환경운동가인 레이첼 카슨이 쓴 <침묵의 봄(Silent Spring)>과 비교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침묵의 봄>이 당시 기적의 화학물질로 인정받고 있던 DDT를 무너뜨리고 미국의 쟁쟁한 기업을 물리쳐 환경운동의 시초가 된 것처럼, <마음에서…> 또한 창의성개발 운동에 불을 지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창의성은 영재나 수재만의 능력이 아니다

창의적인 능력은 영재나 수재만이 소유하는 능력이라고 그는 생각하지 않는다. 누구나 소유하고 있으며 꼭 개발해야 할 중요한 혁신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이 있다. 이 혁신은 나중에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에서 발휘할 혁신이 아니라는 것이다. 바로 학교 교육에서 가르치고 배워야 할 덕목이라고 주장한다. 창의성이 있어야 회사나 직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

로빈슨 경은 자주 이런 말로 강의를 시작한다. “왜 성인들은 대부분 자신이 창의성도 없고 똑똑하지도 않다고 생각하는가? 어린이들은 아이디어로 가득 차 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그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왜 아이디어를 버리려고 하는가? 왜 어린이처럼 아이디어를 계속 만들어 내려고 하지 않는가? 왜 실패가 그렇게 두려운가? 돈이 들지 않는 아이디어도 많다. 그런데 왜?”

그리고는 다시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질문을 던진다. “모든 사람이 다 창의적인가? 아니면 선택된 사람들만이 창의적인가? 창의성은 개발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어떤 방식을 써서?”

고정 관념에서 탈피하라, 그래야 창의성이 생긴다!

그는 교육시스템이 바로 창의성을 망치고 있다고 비난한다. 일례로 사람들은 과거 학교나 대학 때에 일어난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꼬집는다.

▲ 인공지능시대가 목전에 왔다는 예측이 많다. 이에 걸맞는 인재교육 또한 중요하다. 
그리고 자신의 진정한 능력이 무엇인지를 전혀 모른 채 학교 문을 나선다. 이러한 습관은 완전히 굳어져 버린다.

그래서 그는 큰 소리로 이렇게 외친다. “당신이 공부를 많이 했건 적게 했건, 어쨌든 다 좋다. 그러나 평생을 살아가면서 알아야 할 하나는 있다. 자신의 능력이 무엇이냐 하는 것이다. 무엇을 하면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하는 것이다. 그것을 미리 알고 그것에 매달리면 남들이 부러워할 창의성이 나온다!”

창의성의 전도사로 통하는 그는 창의성 개발에만 전념해 이 분야에서 커다란 업적을 이루었다는 공로로 영국 왕실로부터 기사 작위까지 받았다. 톡톡 튀는 그의 아이디어와 유머감각, 그리고 대단한 웅변술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도 남는다.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라. 그래야 창의적인 능력이 생긴다. 그리고 사소한 두려움에 흔들리지 말라. 그래야 창의적인 인재가 될 수 있다!”

김형근 편집위원 | hgkim54@naver.com

저작권자 2009.01.0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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