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할 수도 있다는 걸 인정하라” 창의성의 구루 영국의 켄 로빈슨 경 ② 2009년 01월 06일(화)

창의성이 왜 필요한가? 아마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과거와 달리 이제 모방과 베끼기 만으로는 결코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또한 창의성이야말로 중요한 국제경쟁력이라는 것에 대부분 동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창의성은 비단 우수한 과학인재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창의성은 또한 영재나 수재에게만 타고난 능력도 아니다. 창의적인 능력은 내면 깊숙이 감춰진 인간의 본성이다. 과학문화와 창의성 제고에 앞장서온 <사이언스타임즈>는 신년기획으로 ‘창의성의 현장을 가다’ 시리즈를 마련했다. [편집자 註]

▲ 창의성은 지식이 아니라 상상력에서 나오는 경우가 더 많다. 상상력은 본능이다. 
창의성의 현장을 가다 ‘창의성의 구루’로 통하는 영국의 켄 로빈슨 경은 항상 “당신이 그렇게 강조하는 창의성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그때마다 그는 창의성을 이렇게 정의를 내리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아마 창의성 교육의 전도사인 그의 철학이기도 하다.

“Creativity is the process of having original ideas that have value. 창의성이란 가치가 있는 본래의 아이디어를 개발하려고 하는 과정이다.”

이처럼 그는 사람마다 각기 다른 창의성이 마음 속 깊이 잠재해 있다고 믿는다. 이렇게 숨어 있는 우리의 잠재력을 파내어 하나의 아이디어로 만드는 과정이 바로 창의성이라는 것이다. 창의성 교육이 지향해야 할 분야다.

그래서 그는 어느 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창의성이 아주 똑똑한 영재나 수재에게만 있다고 믿지 않는다. 오히려 다방면에 두루 재주가 있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창의성을 개발해 내기가 어렵다고 주장한다.

모든 사람들은 창의성이 본래 있지만 사회 여건이나 환경 때문에 창의성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수학을 잘 못하면 국어를 잘 할 수 있고, 또 둘 다 못하면 음악이나 예능 방면에라도 타고난 재주가 있다. 타고난 재주(natural talent)를 잘 살리는 것이 바로 창의성 교육이 해야 될 일이다.

미래의 모든 것은 교육에 달려 있다

켄 로빈슨 경은 창의성뿐만 아니라 혁신과 리더십 교육에서도 단연 으뜸으로 꼽히는 학자다. 따지자면 창의성, 혁신, 리더십은 그 궤를 같이한다. 별개의 사안이 아니다. 21세기가 요구하는 것이 창의성이라면 당연히 리더십 또한 갖춰야 할 덕목이다.

▲ 로빈슨 경은 항상 용기를 가져야 하며 실수를 인정할 준비를 하라고 충고한다. 
그러나 로빈슨 경은 그 덕목을 교육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개인이든 사회든, 미래의 모든 것은 교육에 달려 있다는 소신에 변함이 없다. 그러한 소신을 바탕으로 계속해서 그가 주장하는 것은 학교 개혁이다.

교육혁신을 강하게 부르짖으며 교육제도를 강하게 비난한다. 학교교육이 사회변화를 앞서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아니 적응조차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이 엄청난 발전을 거듭하면서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는데도 그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로빈슨 경은 지난해 영국의 퍼스널 라이프 미디어(Personal Life Media)라는 방송 토크 쇼에 출연해서 창의성, 혁신, 리더십 등과 관련해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왜 10년 앞만을 내다보는가?”

“교육은 나의 가장 커다란 관심사입니다. 교육이란 무엇보다도 인간이 타고난 선천적 능력을 개발하는 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러나 사실상 오늘날 교육은 그러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지 못합니다. 여러 면에서 볼 때 교육은 개인의 능력개발과는 동떨어져(divorce) 있습니다.

딱딱하고 고정관념의 학교교육으로 인해 많은 훌륭한 아이들이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떨어져 나가버립니다. 확신하건대 제가 하는 말을 경청하는 사람들이라면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사장(死藏)됐던 경험이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음악이나 예술을 하고 싶었는데 못하게 된 경우죠. 왜냐하면 이런 일을 하면 직장을 얻기가 어렵기 때문이죠.”
사람의 마음을 끄는 톡톡 튀는 이야기는 계속된다. “자, 지금부터 이것을 생각해보기 바랍니다. 한 어린이가 금년에 초등학교를 처음 들어갔다면 아마 길게 잡아 70년 후면 은퇴할 겁니다. 그런데 아이들에게 왜 10년 정도의 미래만을 보게 하는 걸까요? 저는 그게 하나의 고정된 습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습관은 우리의 일상생활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굳어지는 하나의 패턴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매일 같은 일만 하면 할수록 생각 또한 더욱 같은 생각을 하게 될 뿐입니다. 여기에 머물게 되면 새로운 창의성은 나오지 않습니다. 고정된 습관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실수를 두려워하면 결코 창의성을 발휘할 수 없어

사실 로빈슨 경이 가장 경계하는 것이 틀에 박힌 습관이며 버릇이다. 여기에 익숙해지면 창의성은 결코 나오지 않는다. 잘 길들여진 모방과 베끼기만 나올 뿐이다. 새롭게 기대할 만한 창의성은 결코 없다.

▲ 창의성은 사물이나 사고에 대한 지적 호기심에서 바롯된다. 상상력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그렇다. 
그러한 고정적인 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그는 항상 대담하고 용기 있는 행동을 하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왜 실수를 그렇게 두려워하는가? 그리고 길을 잘못 선택할 수도 있다.

그래서 이렇게 외친다. ‘If you’re not prepared to be wrong, you'll never come up with anything original. 잘못될 수도 있다는 것을 마음 먹지 않는다면 창의적인 것을 결코 접할 수 없다.”

실수할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항상 두라는 내용이다. 그래야 창의성이 나온다는 주장이다. 그래서 용기를 가지라는 충고다.

“대학교수, 그렇게 대단하지 않다!”

대학 교수이기도 한 그는 또 이렇게 말한다. “I like university professors, but you know, we shouldn't hold them up as the high-water mark of all human achievement. They’re just a form of life, another form of life.”

“나는 대학교수들을 좋아한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우리는 교수라는 직책이 인간이 성취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지위는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들(교수들)의 직책은 삶의 하나의 형태, 즉 삶의 다른 형태일 뿐이다.”

로빈슨 경의 창의성 교육은 바로 이런 형태의 교육이다. 뛰어난 언변으로 사람들에게 감명을 준다. 그리고 그들에게 용기를 준다. 다시 그들을 변화시킨다. 그러면 용기를 갖게 되며, 따라서 창의적인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 애를 쓴다.

김형근 편집위원 | hgkim54@naver.com

저작권자 2009.01.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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