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 매일 50개씩 아이디어 적어보세요”

日 히구치 씨 고려대서 ‘아이디어 마라톤’ 강연

 

[동아일보]
“1984년부터 매일 일기를 쓰듯 아이디어를 공책에 적어 왔습니다. 요즘은 매일 50개 정도의 아이디어를 기록합니다.”

12일 오후 7시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인촌기념관 2층 회의실.

일본에서 ‘아이디어 마라톤’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화제를 모은 히구치 다케오(통口健夫·63) 아이디어 마라톤 연구소 이사가 강연석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아이디어 마라톤 발상법이란 하루도 빠짐없이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그중에 우수한 것들은 직접 실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고려대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해 이날 강연을 한 히구치 이사는 일본의 미쓰이물산에서 20년 이상 해외영업을 담당한 ‘종합상사맨’이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없으면 치열한 국제 경쟁에서 뒤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새 아이디어를 내려고 고민하고 또 고민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아이디어 마라톤 발상법을 터득하게 됐습니다.”

그는 “브레인스토밍은 갑자기 아이디어를 짜내지만 아이디어 마라톤은 꾸준히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기록하는 것”이라며 “아이디어 마라톤이 몸에 익으면 회의 때 ‘아이디어 있어?’라는 한마디에 곧바로 아이디어를 내놓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그는 자신이 메모한 공책을 꺼내 참석자들에게 보여줬다. 왼쪽에 아이디어 일련번호가 있었고 가운데에는 삽화와 함께 각종 아이디어들이 적혀 있었다. 우수한 아이디어 옆에는 호랑나비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12일 현재까지 그는 공책 361권에 29만8100개 아이디어를 적었다고 한다.

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출판한 서적도 48권. 연간 서너 권씩 새 책을 쓴다. 일부 아이디어는 상품화되기도 했다.

히구치 이사를 초빙해 강의를 마련한 정창덕 고려대 컴퓨터정보학과 교수는 “창의성이야말로 한국의 경쟁력을 높여 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특히 요즘처럼 세계적 불황일 때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회사를 살리는 원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박형준 동아일보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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