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만 내세우면 창의성은 메말라” ‘Creative Think’ 설립자가 제안하는 ‘창의성을 위한 도약’ ③ 2009년 03월 18일(수)

창의성이 왜 필요한가? 아마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과거와 달리 이제 모방과 베끼기만으로는 결코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창의성이야말로 중요한 국제경쟁력이라는 것에 대부분 동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창의성은 비단 우수한 과학인재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창의성은 또한 영재나 수재에게만 타고난 능력도 아니다. 창의적인 능력은 내면 깊숙이 감춰진 인간의 본성이다. 과학문화와 창의성 제고에 앞장서온 사이언스타임즈는 신년기획으로 ‘창의성의 현장을 가다’라는 시리즈 기사를 마련했다. [편집자 註]

창의성의 현장을 가다 창의력 개발 자문회사 ‘Creative Think’를 설립한 로저 폰 오흐(Roger von Oech)는 창의력을 발휘하려면 창의력을 방해하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 중 하나가 너무나 논리적인 것만을 따진다는 것이다.

둘째, 비논리적인 것은 쓸모 없다는 생각이다. That’s Not Logical! 그러나 최상의 아이디어는 창의적인 관념적 사고와 실천의 조화에서 나온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논리적인 것만이 최고가 아니다.

▲ 창의력은 다양한 사고를 인정할 때 발휘된다. 답은 오직 하나라는 논리 속에서는 꽃 필 수 없다.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비논리적이라고 비난할 것이 두려워 창의적인 사고를 아예 하지 않는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논리란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는 실행 단계에서만 필요한 것이다. 실행 단계 이전의 아이디어 제시 단계에서 논리성에만 매달리게 되면 창의적인 프로세스가 진행될 수 없다.

최상의 아이디어는 개념 단계에서의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사고와 실용 단계에서의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사고가 조화를 이루면서 가능해진다.

새로운 아이디어 개발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첫 번째는 새로운 아이디어의 생성이라는 창의적 측면이다. 기존의 규칙에서 무시해도 되거나 가치가 없는 규칙을 찾아내게 된다. 그러한 규칙들로 인해 제한될 수 있는 제약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게 된다.

두 번째는 아이디어의 평가 및 사용측면이 있다. 아이디어는 그 필요조건을 충족시키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두 가지 측면이 모두 중요하며, 나름대로의 장단점을 갖고 있다. 프로젝트 수행에 있어 각 측면이 부각되는 부분이 서로 다르다. 창의적 측면을 부각시켜야 하는 시점에서 그 효용 가치를 논하게 되면 이미 성과가 알려져 있는 솔루션으로 아이디어의 범위가 제한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실용 단계에서 모호성이 남아 있게 되면 단지 아이디어 단계에서 끝날 뿐 실질적인 가치를 발휘할 수 없게 된다.

논리만 앞세우면 창의성은 메말라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시스템(특히 교육 시스템)은 일반적으로 논리적 사고가 중요시 되며 그 힘에 의해 움직여진다. 비논리적이거나 창의적인 사고는 무시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논리만을 앞세우면 창의성은 메마르게 된다.

글을 쓰거나 말을 할 때 보면 비유법(metaphor)이라는 것이 있다. 이 비유법은 창의적인 사고를 장려하는 데 아주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이다. 비유를 통해 전혀 다른 개념을 대입해봄으로써 그 유사성 또는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게 되고 결과적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로 연결시킬 수 있게 된다.

사람들은 새로운 개념을 기존에 알려져 있던 일반적인 개념과 비교함으로써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원래 자동차는 ‘말 없이 달리는 마차(horseless carriage)’, 기차는 ‘철마(iron horse)’로 불렸다.

“metaphor를 많이 사용하라”

▲ 로저 폰 오흐는 창의력 개발 자문회사 Creative Think를 설립한 이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로 통한다. 
비유는 일종의 ‘정신적인 지도(mental map)’라고 할 수 있다. 즉, 새로운 것을 이해하기 위해 조금이라도 관련성 있다고 생각되는 기존의 개념들을 찾아 그 연관성을 바탕으로 길을 찾아가는 것이다. 실제로 비유를 사용하면 복잡한 프로세스 또는 아이디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비유는 창의적인 사고에 있어 훌륭한 도구이다. 어떤 도전 과제에 대해 비유를 시도하는 것만으로도 올바른 출발점에 설 수 있다. 표면적으로는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이는 여러 요소 또는 개념을 연관시키고 비유해 봄으로써 전혀 새로운 것을 상상 속에 만들어낼 수 있다.

주변 사람들이 사용하는 비유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중요하다. 다른 비유를 사용함으로써 전체적인 이미지에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는지도 고려해보아야 한다. 비유를 통해 만들어낸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존의 규칙 또는 개념과 비교해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런 과정에서 창의성이 기존 사고 기준으로 다시 제약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스티브 잡스, “컴퓨터는 21세기의 자전거”

이와 관련 애플 컴퓨터 설립자인 전설적인 기업가 스티브 잡스(Steve Jobs)의 경험담을 들어 보는 것도 좋은 일이다. 창의성 개발에 비유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생생하게 알려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몇 년 전 나는 인간을 포함해 지구상에 있는 다양한 종(種)들은 효과적인 방법으로 이동(운동)한다는 책을 읽은 바가 있다. 이 책은 A에서 B라는 지점으로 이동할 때 과연 어떤 종들이 가장 적은 에너지로 가장 큰 효과를 얻느냐에 대한 연구다. 남아메리카 독수리 콘도르(condor)가 가장 효과적인 이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누군가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에 대해 한 연구도 있었다. 자전거를 타면 사람은 이동하는 데 있어서 콘도르보다 무려 두 배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었다! 이는 ‘도구제작자(tool maker)’인 인간의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입증하는 사례다.

인간이 자전거를 만들었다는 것은 곧 선천적인 능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도구를 창조한 셈이다. 그게 바로 내가 자전거와 컴퓨터를 자주 비교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컴퓨터는 21세기 자전거다. 왜냐하면 컴퓨터는 인간의 타고난 고유한 지능을 극대화시키는 도구이기 때문이다.”

“세상을 두 가지만으로 나누지 말라”

▲ 나이를 먹으면서 창의력이 점차 사라진다는 지적이 많다. '어린이처럼 생각하라'는 창의력 개발에 중요한 모토다. 
다시 말해서 항상 이것과 저것을 비교하는 노력 속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오직 하나의 논리, 하나의 정답만을 강요하는 시스템에서 창의력은 꽃필 수 없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유명한 경제학자 케네스 보울딩(Kenneth Boulding)은 이렇게 말한다. “There are two kinds of people in this world; 세상에는 모든 것을 두 그룹으로 나누는 사람과 그렇지 않는 사람이 있다.”

옳고 그름, 선과 악, 흑과 백 등 확연히 구분하는 사고체계나 교육제도에서 창의성은 자라지 못한다. 창의성도 모든 생물체가 서로 조화롭게 살아가는 하나의 생태계의 움직임처럼 다양하고 자유로운 토양에서 자랄 수 있다.

로저 폰 오흐는 사람의 마음을 이렇게 비유한다. “I believe that the mind is not only a computer that processes information, it’s also a museum that sores experiences, a device that encodes holograms, a playground that in which to play, a muscle to be strengthened, a workshop in which to construct thoughts, a debating opponent to be won over, a cat to be stroked, a funhouse to be explored. There are a lot of right ways to model the mind all depending on what you think is important.

사람의 마음은 정보를 전달하는 컴퓨터와 같고, 또한 경험이 축적된 박물관, 홀로그램을 푸는 장치, 뛰어 노는 운동장, 힘이 잔뜩 실린 응축된 근육, 생각을 만들어 내는 일터, 이겨야만 될 언쟁(言爭)의 대상, 한 대 맞아야 할 고양이, 파헤쳐야 할 유령의 집이나 다름 없다. 따라서 당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따라 마음을 정해야 할 올바른 방법들은 아주 많다.” (계속)

김형근 편집위원 | hgkim54@naver.com

저작권자 2009.03.1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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