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여년 전 중국의 춘추시대에 공자는 주(周)나라의 음악을 듣고 세 달 동안 고기 맛을 잊었다고 했다.

공자의 취미였던 ‘음악 감상’을 제대로 해야지 하는 마음을 억누르고 있다가 마침내 지난 주말 오디오 시스템을 바꾸려고 서울 용산전자상가를 찾았다.

한 가게가 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 곳 상담원은 “지금 기기도 괜찮으니 일부러 큰돈을 쓰지 말라”고 권했다. 반면 다른 가게에서는 현재 필자의 기기에 대해 비난부터 했다. 필자의 단골은 ‘칭찬하는 가게’로 정해졌다.

며칠 전에는 정치인과 기업인 사이에서 유명한 인상학자 주선희씨와 우연히 저녁을 함께 하는 기회가 있었다. 주씨는 그 자리에서 처음 본 사람들의 과거와 현재를 정확히 맞춰 이름이 허명(虛名)이 아님을 입증했고 곳곳에서 ‘역시’ 하는 탄성이 이어졌다.

주씨는 “사람의 행동이 인상과 운명을 결정한다”면서 “최고 경영자(CEO)들 대부분은 남을 잘 칭찬한다”고 소개했다.

필자는 두 가지 일을 통해 칭찬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됐다.

그런데 칭찬은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효과적 방편이지만 동시에 건강을 위한 훌륭한 보약이기도 하다.

칭찬을 받을 때에는 뇌에서 도파민이라는 물질이 분비돼 의욕과 활력이 생기고 면역계도 강화되는데 칭찬할 때에도 똑같은 반응이 일어난다.

칭찬을 하거나 받을 때에는 뇌에서 노르에피네프린의 분비도 감소한다. 이 물질은 평소 의식을 조절하는 작용을 하며 많아도 탈, 적어도 탈이다. 특히 현대인들은 각종 스트레스 탓에 이 물질이 과다해져 건강을 잃는 경우가 많다.

칭찬은 특히 가족 건강에 필수적이다.

우선 아이의 뇌 발달에 칭찬 만한 보약이 없다. 아이는 칭찬을 사랑으로 받아들이는 데 이것은 뇌에 긍정적인 자극으로 작용해서 뇌회로망 형성에 도움이 된다. 또 여러 연구에 따르면 칭찬과 사랑은 아이가 폭력적, 충동적으로 되는 것도 방지한다.

다만 모든 칭찬이 다 똑같은 것은 아니며 결과보다는 노력에 대해서 칭찬하면 학습 효과가 더 올라간다는 연구결과가 적지 않다.

또 40대 중반 이후 ‘사추기(思秋期)’의 남성은 남성호르몬 분비가 줄면서 감성적으로 변하고 상처를 잘 받는다. 이 때 아내가 ‘약한 남편’을 자주 칭찬하면 남편의 정신 건강에 더없이 좋다.

그러나 타고난 성격 탓이나 주변에 ‘간신나라 충신’들 밖에 없다고 여겨 도저히 남을 칭찬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이들에게는 우선 거울을 보면서 자신을 칭찬하는 연습을 하라고 권하고 싶다.

많은 경우 자신이 남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적어도 세상을 보는 눈이 낙관적으로 바뀌면서 다른 사람을 칭찬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이성주 동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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