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두뇌 개발 가능할까? Futurist, “중요한 신경회로 개발 상당한 진척” 2009년 06월 15일(월)

인간의 두뇌와 똑같은 알고리즘으로 구성된 인공 두뇌의 개발은 가능할 것인가? 계산이나 정보축적이라면 인간을 추월하는 컴퓨터나 로봇을 만들어 내는 것은 순식간이다. 감정이 일정하게 나타나는 두뇌의 신경조직에 의한 것이라면 인간두뇌 개발도 가능하다. 조만간 인류 역사에 있어 거대한 발전으로 남겨질 연구다. 인공지능의 개발은 어디까지 진척되었을까? 미래연구 전문지 퓨처리스트(Futurist)가 이에 대해 분석했다. 정리해서 싣는다. [편집자 註]

▲ 인간두뇌를 컴퓨터 칩으로 모방이 가능할까? 최근 과학자들은 인간의 뇌의 작용을 컴퓨터 칩의 회로로 재구성하는 데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다. 
유럽 과학자들로 구성된 국제 연구팀이 인간의 두뇌와 같은 기능을 하도록 고안된 실리콘 칩을 개발했다. 5천만 개의 시냅스로 연결된 20만 개의 뉴런을 가진 이 칩은 인간 두뇌의 학습 능력을 지금까지 개발된 그 어떤 기기보다 비슷하게 모방할 수 있다.

이러한 FACETS(Fast Analog Computing with Emergent Transient States)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는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의 물리학자 카를하인츠 메이어(Karlheinz Meier) 교수는 이 칩은 뇌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수많은 뉴런(연결 조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디자인을 통해 그 크기를 확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새로운 강력한 컴퓨터 개발에도 일조하고 있다. 인간의 두뇌 구조를 컴퓨터 형태로 재창조하는 작업을 통해 대용량 병렬방식의 강력한 새로운 컴퓨터를 개발하는 방법에 대한 이해가 더 넓어지기 때문이다.

두뇌 활동을 재창조하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첫 시도는 스위스 로잔느 연방공과 대학의 헨리 마크람(Henry Markram) 교수가 주도한 블루 브레인(Blue Brain) 프로젝트다. IBM 슈퍼컴퓨터에서 매우 복잡하고 현실적인 시뮬레이션을 만들기 위해 신경학자들이 기록한 방대한 양의 생물학적 자료에 관한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한 것이다.

FACETS도 비슷한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했다. 다만 뉴런을 시뮬레이션 하기보다는 뉴런을 만들고 있는 연구다. 8인치 크기의 표준 실리콘 웨이퍼를 사용하여 연구진은 생물학적 두뇌처럼 전기적 활동이 작동되도록 고안된 트랜지스터 및 캐퍼시터 회로인 뉴런과 시냅스를 재창조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뉴런을 회로로 만들어

대개 뉴런 회로는 약 100여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지만, 시냅스는 20가지 정도면 충분하다. 하지만 시냅스가 훨씬 많기 때문에 시냅스가 웨이퍼의 대부분 공간을 차지한다.

시뮬레이션과 달리 이러한 회로 접속방식의 장점은 연구원들이 실제 병렬 방식으로 두뇌와 비슷한 구조를 재창조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실시간 시뮬레이션을 운영하려면 엄청난 연산능력이 필요하다.

게다가 실제 모델은 더 빠르게 운영되며 확장이 가능하다. 현재 샘플은 실제 인간의 두뇌보다 약 10만 배 정도 빠르다.

FACETS만이 이러한 방식을 활용하는 것은 아니다. 스탠퍼드 대학 연구진이 신경 회로를 만들어왔으며 최근 미 고등방위연구계획국(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 Agency: DARPA) 역시 비슷한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FACETS가 다른 곳보다 앞선 분야는 복잡한 시냅스를 사용하는 것이다. 뉴런은 매우 단순하지만 시냅스는 마크람이 개발한 발화 시간 기반 가소성(Spike Timing Dependent Plasticity, STDP)이라 불리는, 새로운 상황을 학습하고 적응하게 해주는 매우 강력한 분산 알고리즘을 사용하도록 고안되었다.

이러한 복잡한 회로를 만들기 위해 신경생물학자들과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마크람은 말한다. 사실상 현재 예산이 1천50만 유로(약 1천410만 달러)인 이 프로젝트에는 7개국 15개 과학 팀의 자발적 참여가 큰 힘이 되고 있다. 연구진의 과제 가운데는 3차원 두뇌구조를 2차원의 칩으로 재창조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두뇌와 칩은 엄연히 달라”

▲ FACETS는 유럽 과학자들이 인공두뇌를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다. 인간과 같은 두뇌회로를 컴퓨터 칩으로 만들려는 노력이다. 
가능한 생물학적으로 인간과 유사한 칩을 만들기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마크람은 시뮬레이션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결과와 비교했을 때 여전히 미숙한 부분이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칩은 결코 두뇌가 아닙니다. 두뇌의 가속화된 병렬 연산의 일부를 가진 컴퓨터 프로세스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마크람은 하드웨어 방식을 통해 두뇌 활동 방식을 더 많이 파악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연구진은 블루 브레인과 달리 약물이 두뇌에 미치는 영향을 시뮬레이션 하는 ‘가상’ 약물 테스트는 수행할 수 없다고 밝힌다. “생물학에 대한 이해라기보다는 인공 지능을 위한 플랫폼에 가깝다”라는 게 연구진의 이야기다.

현재 FACETS 그룹은 10억 개의 뉴런과 1천13개의 시냅스를 가진 수퍼칩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웨이퍼를 연결해서 칩을 더 확장할 계획이다.

인간의 감정이 두뇌에 있는 신경회로의 작용이라면 그 회로를 칩으로 만들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인공지능도 가능할지 모른다. 인공지능의 출현이 어떤 문제를 일으킬 것인가 하는 문제는 그 다음의 이야기다.

김형근 편집위원 | hgkim54@naver.com

저작권자 2009.06.1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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