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불리 먹고 몸 만드는 법 - GI지수로 네 뇌의 식욕을 요리하라

다이어트를 망치는 많은 요인 가운데 가장 큰 것은 ‘배가 고파서’이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이라는데 ‘밥 굶으면서 과연 빼야 되는 걸까’ 라는 깊은 의문이 들라치면 뱃살이고 등살이고 다 포기하고 밥통부터 열고 싶어진다. 배불리 먹으면서도 몸을 만들고 싶나? 그렇다면 굶는 대신 GI지수를 이용하라!

 

 

 

 

뇌를 속이는 21세기 다이어트

21세기의 다이어트는 영악하다. 끝없는 연구들로 우리 몸에 대한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신체 메커니즘에 대한 신비를 과학으로 풀어낼 수 있게 된 지금. 우리는 이제 배가 고픈 것이 항상 위장이 비어서가 아니며, 뇌가 살아남기 위해 우리로 하여금 배고픔을 느끼라는 끝없는 신호를 보냈기 때문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 뇌가 원하는 것이 바로 ‘단것’, 즉 탄수화물이다. 밥, 국수, 빵처럼 전분으로 만든 것뿐만 아니라 설탕 역시 탄수화물이라는 것을 기억하면 왜 인간이 끊임없이 단맛을 갈구하는지에 대한 답이 나온다. 뇌의 명령에 따라 단것을 먹으면 뇌 대신 다시 만족감과 행복감이라는 반대급부를 주는 것이다.

그래서 영양학자를 비롯한 과학자들은 뇌를 속이는 방법을 찾아냈다. 바로 GI지수로 불리는 당지수다. 호주의 영양학자 제니 브랜드 밀러가 구체화한 당지수는 탄수화물을 섭취한 후 2시간 동안 발생하는 혈당치 상승률을 숫자로 나타낸 것이다. 즉시 혈당을 최고로 올리는 포도당의 당지수는 100이고 당질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은 식이섬유는 0이다. 탄수화물 중에도 살이 덜 찌는 것과 더 찌는 것이 있으며, 그 순위는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과 다르다는 것을 이 당지수로 알 수 있다. “당지수를 이용하면 배부르게 먹으면서도 날씬한 몸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제니 브랜드 밀러 박사의 말이다. 그렇다면 당지수를 어떻게 식생활에 이용해야 할까?


왜 GI 식단인가?


GI 식단의 가장 큰 특징은, ‘얼마나’ 적게 먹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적게 먹느냐에 있다. 건강한 식사습관은 음식의 양보다 음식의 종류가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그 중심에는 포도당이 있다. 포도당 수치가 올라가면 인슐린 분비가 급격해지고 , 그 결과 몸에서 지방을 축적한다. 이 포도당 수치를 좌우하는 것이 바로 나쁜 탄수화물이다. 콜레스테롤도 좋은 것과 나쁜 것이 있듯, 탄수화물도 당지수가 높아 살찌게 만드는 나쁜 탄수화물과 좋은 탄수화물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 물엿(105), 흰밥(183), 흰빵(194), 삶은 감자(188), 가래떡(190) 등은 나쁜 탄수화물이다. 현미밥(50), 호밀빵(41), 고구마(44)와 비교해보라. “GI 식단은 뇌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 뇌를 적당히 구슬려가면서 몸에 자리 잡은 불필요한 지방을 제거하는 영리한 다이어트죠.” GI 지수를 중심으로 우리가 먹는 단것이 몸에 미치는 영향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 책 <나는 지금도 다이어트 중입니다>의 저자 조원장의 말이다. “세계적 비만국가인 미국의 30년 전과 지금의 에너지 섭취량을 검토한 결과, 지방은 5% 줄고 탄수화물은 5% 늘었죠.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동안 비만인구는 2배가 되었으며 당뇨병이 40% 늘어났습니다.” 지방이 아니라 탄수화물, 그 안에서도 정제된 탄수화물이 우리를 살찌게 만드는 주범이라는 말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각종 성인병까지 유발한다. 탄수화물이 포도당으로 전환되면서 인슐린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때 쓰고 넘치는 인슐린 호르몬은 포도당을 체내 지방으로 저장한다. 특히 우리가 탄수화물을 주의해야 할 이유가 있다. 미국인들이 전체 에너지의 50%를 탄수화물에서 섭취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65%를 섭취하는 ‘밥’ 중심 식생활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찐빵과 떡볶이가 위험해


책의 저자인 조원장은,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나쁜 탄수화물 섭취를 극단적으로 드러낸 음식이 바로 찐빵과 떡볶이가 왜 비만의 축이 된 것일까? 패스트푸드가 몸에 나쁘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우리의 대표 간식거리인 찐빵과 떡볶이는 대체 왜일까? “찐빵의 팥 앙금과 빵 가운데 어느 것이 더 나쁠까요? 여러 개의 포도당이 결합된 전분이 탄수화물 가운데 가장 해로운 존재입니다.” 조원장의 말이다. “전분이나 밥을 먹어 혈당치가 두 배 이상 올라가면 췌장이 인슐린을 배출하고 인슐린은 포도당을 분해하고 남는 것은 지방으로 전환시킵니다. 다량의 인슐린에 의해 혈당치는 떨어지지만 인슐린을 배출하느라 췌장은 녹초가 되고 더 큰 허기가 밀려와 우리는 또 음식을 먹게 되죠.” 먹으면 먹을수록 췌장은 지치고 뱃살은 찐다. 오호, 통재라! 떡볶이 역시 마찬가지. 모든 전분과 밥이 위험한 것이 아니라 정제된 흰 밀가루와 흰 쌀밥이 위험하다. 도정 과정이 많을수록 순수한 전분 결정체가 되기 때문에 소화도 잘되고 포도당 전환과 혈관 침투 속도도 빨라지기 때문이다.

SELF TEST

당신도 탄수화물 중독증인가?
▒ 흰 쌀밥, 빵, 과자, 햄버거, 단 음식을 좋아하고 자주 먹는가?
▒ 아침과 점심, 점심과 저녁 사이에 항상 배가 고픈가?
▒ 식사를 끝낸 뒤 바로 간식을 먹을 때도 있는가?
▒ 음식 냄새를 맡으면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가?
▒ 배가 고프지 않아도 먹는가?
▒ 오후 4시경 허기가 심하고 피곤한가?
▒ 저녁 식사 후 몸이 나른하고 게을러지는가?
▒ 배가 부른데도 계속 먹는가?
▒ 잠들기 전에 먹지 않으면 잠이 잘 오지 않는가?
▒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푸는가?
▒ 다이어트를 해도 그때뿐, 다시 살이 찌는가?
▒ 설탕을 먹지 않으려고 노력하는가?
▒ 일과 시간에 아무 의욕 없이 축 늘어질 때가 있는가?
▒ 사무실 서랍이나 집에 과자류를 두는 편인가?
▒ 살이 찐 편인가?
▒ 종종 이유없이 불안해지고 짜증이 나면서 공격적으로 되는가?
▒ 물이나 우유 대신 탄산음료를 마시고 싶을 때가 있는가?
▒ 아이스크림이나 초콜릿을 먹는 사람이 있으면 먹고 싶어지는가?
▒ 지나칠 정도로 단것을 먹고 마신 시절이 있는가?
▒ 신 과일보다 달콤한 과일을 좋아하는가?

11개 이상 탄수화물 중독에 걸릴 위험이 높다.
16개 이상 당신은 이미 탄수화물 중독일 확률이 높다.

탄수화물을 내 맘대로 조절하는 법

1.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과 같이 먹어라.
정제하지 않은 곡식을 먹는 것이 최고지만 어디 밥집 사정이 그런가? 손님들이 원하는 ‘흰밥’을 내놓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가능한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과 같이 먹는 것이 방법이다. 흰밥이라도 미역이나 다시마 같은 해조류를 곁들이면 혈당이 올라가는 것을 어느 정도 제어할 수 있다.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은 위에서 소화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2. 어떤 형태인지가 중요하다.
같은 밀가루지만 스파게티와 우동, 소면의 GI는 각기 다르다. 같은 전분이라고 해도 가공과 수분 함유량에 따라 위에서 소화, 흡수되는 속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것은 곧 포도당이 유입되는 속도가 다르다는 말이다.

3. 밥은 천천히 먹어라.
바람에 게눈 감추듯이 먹는 것은 결코 이롭지 않다. 우리가 포만감을 느끼는 건 위가 아니라 뇌가 신호를 보내기 때문이다. 밥을 빨리 먹으면 충분한 양을 먹어도 포만감을 느낄 수가 없다. 식사 간격을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 3시간 이상 간격을 두어야 췌장도 쉰다. 그렇다고 무한정 쉬게 하면, 우리 몸이 영양 축적 모드도 돌아선다. 4시간이 가장 적당하다.

4. 식초나 레몬즙을 뿌려라.
식초가 당지수를 낮춘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식초나 레몬즙을 넣은 탄수화물 음식은 그렇지 않은 음식보다 당지수의 상승을 20%나 낮출 수 있다고 한다. 식초와 레몬즙의 산 성분이 위와 장을 통과하는 속도를 느리게 하여 혈액 내로 흡수되는 속도를 늦추기 때문이다. 샐러드에 레몬즙을 짜넣는 습관을 들이자.

5. 우유를 먼저 마셔라.
피치 못하게 당지수가 높은 음식을 먹어야 한다면 먼저 우유 한잔을 마시자. 우유는 그 자체로 당지수가 낮을 뿐만 아니라 인슐린 분비를 억제하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 한편 채소는 생으로 먹는 것이 좋고, 과일은 주스보다 그냥 먹는 것이 당지수를 낮추는 방법이다.

6. 그리고 운동하라.
아무리 탄수화물과 당지수를 조절한들, 운동을 함께하지 않으면 몸을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 운동 없는 다이어트는 체내 지방보다 근육을 구성하는 단백질만 소모할 뿐이기 때문이다. 지방은 걷기나 달리기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할 때 소모되는데, 20분 이상 꾸준히 운동해야 포도당을 소모하는 단계를 넘어 지방을 태울 수 있다. 체지방을 줄이고 싶다면 걷기, 달리기, 수영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하라. 이때 근육을 만드는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기초대사량을 늘려야 살이 찌지 않는 체질로 바꿀 수 있다. “식사요법과 운동요법의 두 마리 토끼를 잡으세요. 같은 무게의 지방은 근육보다 부피가 5배나 큽니다. 지방 3kg을 근육으로 바꾸면 훨씬 날씬한 체형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근육 3kg은 250kcal의 에너지를 추가적으로 소모할 테니 저절로 40분 동안 조깅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지금도 다이어트 중이라는 조원장의 말이다. “남자든 여자든 근육을 만드는 것이 그래서 중요합니다.”

GI 식사지침 행동강령 6가지

제니 브랜드 밀러 교수가 세운 이 식사지침을 기억한다면 지금보다 더 건강한 식생활이 당신 것이다.
1. 많은 양의 과일과 채소를 먹는다.
2. 보리밥이나 현미밥처럼 GI가 낮은 통곡물을 먹는다.
3. 콩, 땅콩, 아몬드, 호두 등 견과류를 많이 먹는다.
4. 육류보다 생선과 해산물이 좋다.
5. 기름을 제거한 살코기와 저지방, 무가당 유제품을 고른다.
6. 올리브오일 같은 오메가 지방산이나 단일불포화 지방산을 챙긴다.

당지수를 기억하라!

몇 가지 당지수를 눈에 익혀두어 널리 음식을 대할 때 한번 생각해볼 일이다.
식이섬유 0 , 자일리톨 8 , 땅콩 14 , 결정과당 19 , 우유 27 , 무가당 요구르트 36 , 사과 38 , 딸기 40 , 쌀국수 40 , 삶은 고구마 44 , 현미밥 50 , 바나나 52 , 우동 55 , 딸기잼 56 , 파인애플 59 , 피자 60 , 아이스크림 61 , 카레라이스 67 , 비스킷 70 , 베이글 72 , 수박 72 , 감자튀김 75 , 와플 76 , 떡 78 , 콘플레이크 81 , 흰쌀밥 83 , 삶은 감자 88 , 바게트 95 , 찰밥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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