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의 탄생 Personality : What Makes You the Way You Are
지은이 : 대니얼 네틀 Daniel Nettle
옮긴이 : 김상우
펴낸곳 : 와이즈북

* 경희대학교 중앙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다.

지극히 실용적인 목적을 위해서 책을 읽었다. 특별한 이유라기보다 요즘 ‘결정’을 내리는 데 문제가 있어서 내 성격에 뭐라도 있나 싶어서 찾아봤다. 이게 솔직한 이유이다. 그냥 요즘 계속 선택에 선택을 거듭하고 그 기간이 점점 가까워져 오는 데에도 그걸 미루고 있어서 그 이유를 알고 싶었다. 결정을 내려야할 게 두 가지가 있는데, 이유도 확실하게 있다. 하나는 뒤가 없어서 다른 하나는 두 가지 모두 장점을 취하고 싶어서 그렇다. 까닭을 다 알고 있는 데에도 망설이는 게 이상하게 보일지도 모르겠는데, 일단 이 두 문제가 앞으로 일을 판가름할 거라고 내 나름대로 생각을 해서 그렇다. 나름 나한테는 중대한 문제라는 거다. 남들한테는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이겠지만. 여하튼 책을 찾아봤는데, 결정에 도움을 주지는 않아도 내 성격이 왜 그런가 정도에는 답을 주었다. 이렇게 계속 망설이는 것도 내가 가진 성격의 특성 중의 하나라는 것도 알았다.

책의 앞페이지에는 독자들이 자신의 성격을 알기 위해서 제공되는 성격진단표가 있는데, 10문항밖에 없지만 신빙성이 있는 테스트라고 한다. 심리학자들은 사람의 성격을 5부문으로 나눈다. 그것들은 각각 ‘외향성’, ‘신경성’, ‘친화성’, ‘성실성’, ‘개방성’이며 이것들은 모두 혜택(장점)과 비용(단점)이 존재한다.

5대 성격특성 요약

5대 성격특성 요약(-238쪽)


나는 외향성은 중간, 신경성은 중상, 성실성은 높았고 친화성은 모든 성별에 비해서 낮은 편에 속하였고 개방성은 중상으로 나왔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외향성이나 신경성, 성실성 등의 단어와 책에서 규정하는 성격들은 그 의미가 약간 다르다. 외향성“자극과 동기에 대한 반응성이 크”“긍정적인 감성시스템의 반응성”이 큰 것을 말한다. 신경성“부정적인 감정시스템의 반응성(반응 정도)을 나타”내며 이 시스템의 반응성이 크면 신경성이 높은 편에 속한다고 말한다. 성실성“통제 메커니즘”이 강한가 그렇지 않은가에 대한 것이며 친화성은 친사회성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친화성 수치가 높다는 것은 타인의 마음상태에 관심을 갖는 경향이 강하고, 이를 행동에 옮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 개방성“의미영역과 의미처리 네트워크 간의 광범위한 상호작용─개방성이 낮은 사람의 마음 속에서는 서로 분리되어 있는─ 즉 광범위한 연상”을 말한다.

이를 내 성격진단표 결과에 맞추어 성격을 묘사하자면, 일단 나는 중간의 외향성을 가지고 있고 일상에서 비롯되는 어려움에 비교적 더 큰 영향을 받는 편이며 부정적인 감정을 내 자신에게 돌리는 경향이 있다. 불안한 환경보다 안정된 상태를 더 선호하며 그러한 환경에서 더 잘 순응하는 편이며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는 성질을 가졌다. 그렇지만 공감하는 능력이 부족한 개인주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특징을 가져서 그런지 사회가 말하는 고정관념에 얽매여있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게 극단적으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앞에서 말하였던 결정을 쉽사리 내리지 못하는 것은 신경성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저자는 신경성이 다소 높은 사람들은 “성인이 될 때까지도 자신의 정체성과 삶의 목표가 여러 번 변했다”(-148쪽)고 말하는데, 나 역시 그런 과정 속에 있는 것 같다. “제대로 살아왔는지, 또 지금 제대로 살고 있는지 끊임없이 걱정하며 궁금”(-147쪽)해하는 것도 신경성 수치가 높은 사람들의 특징이라 말하고 있다. 지금 이렇게 부유하고 있으나 신경성이 주는 혜택, 즉 “부정적인 감정을 동기 삼아 더 노력해서 높은 성취를 이루는 것이 바로 신경성의 ‘동기 이점motivational advantages’”(-155쪽)이 있다고 하니 위로가 된다.

물론 이러한 것들이 모두 절대적이라는 것은 아니다. 성격을 5개 부분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하더라도 그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으며 성격은 맥애덤스가 주장했던 것처럼 5대 성격특성 수치, 개인별로 독특한 행동 패턴characteristic behavior patterns, 개인적인 라이프스토리personal life story에 따라서 모두 다르기 때문에 사람들의 성격은 다르다. 즉 성격특성 수치가 같게 나왔다고 해서 같은 성격을 지닌 것도 또 어떻게 행동할 것이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저자는 사람들이 성격을 알고자 하는 것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자신의 성격에 문제가 있다고 성격을 바꾸라는 말이 아니다. 그럴수도 없다. 필요한 것은 자신의 성격이 가진 의미와 장단점을 이해하고 그런 이해를 바탕으로 현명한 선택을 하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많은 것 중 하나가 자신에 대한 자각이다.”(-282쪽)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 대한 자각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나는 나를 알기 위한 도구 중의 하나로 성격을 진단한 것이다. 백퍼센트 맞을 수는 없겠으나 비교적 객관적인 지표를 가지고 나를 바라볼 수 있는 결과 중의 하나를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좋았다. 선택은 나의 몫. 하지만 여전히 어렵겠죠.



혜아룜이 쓰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