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는 태양이 비추더니 금세 겨울비가 내린다.

1달이 넘게 가을장마에 이어 겨울장마로 이어지고 있다.

원래 가을은 조락의 계절로 그 자체로만으로 외롭고 쓸쓸하다.

그런데 여기에 맑고 높고 푸르러야할 하늘이 늘 회색빛이다.

그 붉던 단풍들도 그 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위정자들도 경제계도 방향성을 잃고 갈피를 못 잡고 있는 형국이다.

그래서 더욱 외롭고 쓸쓸하며 희망이 없어 보인다.

이때는 조용히 내면을 다지는 것이 좋을 듯 싶다.

 

 

 

 

회색빛속의 현실에서 빛이 되어줄 책이 손으로 가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 책이 바로 데이비드 브룩스의 [인간의 품격]

랍비 조셉 솔로베이치크 Joseph Soloveitchik1965년에 쓴

고독한 신앙인 Lonely Man of Faith이다.

솔로베이치크는 창세기에 나오는 창조에 관한 두 가지 묘사가

우리 본성의 두 가지 상반된 면을 상징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두 본성을 각각 아담I아담라고 불렀다.

솔로베이치크의 분류를 조금 더 현대화하자면

 

아담I

 커리어를 추구하고, 야망에 충실한 우리의 본성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력서에 담길 덕목을 중시하는 외적인 아담이다.

아담I은 무언가를 건설하고 창조하고 생산하고 발견하길 원한다.

그는 드높은 위상과 승리를 원한다.

 

아담

내적인 아담이다.

아담는 특정한 도덕적 자질을 구현하고 싶어 한다.

그는 고요하고 평화로운 내적 인격을 갖추길 원하며

옳고 그름에 대한 차분하지만 굳건한 분별력을 갖고 싶어 한다.

그는 선한 행동을 하는데 그치지 않고 선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아담는 친밀한 사랑을 원하고,

다른 이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길 원하고,

초월적 진리에 순응하며 살길 원하고,

창조와 지신의 가능성을 귀하게 여기는,

내적으로 단단하게 결합된 영혼을 갖기를 열망한다.

 

아담I은 세상을 정복하고 싶어 하는 반면,

아담는 세상을 섬기라는 소명에 순응하고 싶어 한다.

 

아담I이 무언가를 만들어 내며 자신의 성취를 만끽하는 반면,

아담는 거룩한 목적을 위해 세속적인 성공이나 사회적 지위를 포기하기도 한다.

 

아담I은 무엇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의문을 가지지만,

아담는 그것이 왜 존재하고 우리가 존재하는 궁극적인 이유가 무엇인지를 궁금해 한다.

 

아담I은 길을 헤치며 앞으로 나아가기를 바라지만,

아담는 자신의 뿌리로 돌아가기를 원하고, 가족과의 따뜻한 한 끼 식사를 감사해한다.

 

아담I의 좌우명이 성공이라면,

아담는 삶을 하나의 도덕적 드라마로 경험한다. 그의 좌우명은 '박애, 사랑, 구원이다.

 

나는 누구일까?
갑자기 슬퍼진다.

 

https://www.ted.com/talks/david_brooks_should_you_live_for_your_resume_or_your_eulogy/transcript?language=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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