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아기를 왼쪽으로 안는 이유
`오른쪽 뇌가 시켰어요`


주변에서 아기를 가슴에 안고 있는 엄마들을 관찰해보면 대부분이 왼쪽 가슴에 아기의 얼굴이 오도록 안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외국의 한 연구에서도 나이에 상관없이 엄마들의 85%가 본능적으로 아기의 얼굴이 엄마의 왼쪽 가슴에 오도록 껴안는다는 결과를 얻은 바 있다.

왜 그럴까. 엄마의 심장박동소리를 아기에게 들려주기 위한 것이라는 게 지금까지의 분석이었다. 하지만 그 외에 또 다른 이유가 있다는 사실이 영국 연구팀에 의해 밝혀졌다.

좌반구와 우반구의 역할 차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왼쪽 가슴에 아기의 얼굴이 오도록 껴안으면 아기와의 긴밀한 유대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우반구 영역이 활성화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이 연구결과는 '발달과학(Developmental Science)'저널 최근호에 실렸다.

영국 서섹스대 연구팀은 오른손잡이인 32명의 남성과 여성들에게 아기나 인형을 안도록 했다. 여성은 20명, 남성은 12명이었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지금까지의 연구결과와 마찬가지로 아기를 왼쪽 가슴에 안았다.

 

연구팀은 같은 이들을 대상으로 어느 두뇌영역으로 얼굴의 표정과 감정을 분석하는지를 알아내기 위한 실험을 했다. 절반은 행복한 표정, 한쪽은 무표정한 얼굴 사진을 보고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를 알아내는 실험이었다.

오른쪽에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진을 보고 "행복한 표정"이라고 말하면 이는 뇌의 좌반구를 이용해 표정과 감정을 분석하는 사람이다.

반대로 왼쪽에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진을 행복하다고 판단하면 뇌의 우반구를 이용해 표정과 감정을 분석하는 경우다.

분석 결과 아기를 왼쪽 가슴에 안는 여성들은 모두 뇌의 우반구로 표정과 감정을 분석하는 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남성들은 뇌의 영역과 아기를 안는 위치 간에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에 참여했던 빅토리아 본 교수는 "뇌의 우반구는 왼쪽 몸의 움직임과 상관이 있다"며 "따라서 왼쪽에 아기를 안으면 아기가 울거나 웃거나 하는 등의 눈에 보이는 감정 정보들을 우반구의 감정 처리 영역에서 더 빨리, 더 쉽게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아기와의 긴밀한 유대 형성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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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 좌반구와 우반구에 관한 또 하나의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있다. 2001년 하버드의대 줄리언 키넌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이 스스로의 얼굴을 알아보게끔 하는 역할을 우반구가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실험은 좌반구와 우반구를 번갈아 마취시킨 뒤 유명인과 자신의 얼굴 사진을 섞어놓고 자신의 얼굴을 찾도록 하는 방법을 썼다. 우반구를 마취시킨 경우에는 자신의 얼굴 사진을 찾아내지 못했다.

사람과 침팬지.오랑우탄 등 고등 영장류만이 자신의 얼굴을 알아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스스로를 인식하는 우반구(전측두 피질)의 진화 역사상 매우 최근에 이르러서야 발달한 것이란 추론이다. 유아들도 우반구가 완전히 발달하기 전인 18~24개월 전에는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알아보지 못한다.(조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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