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미래? 손가락에 있소이다” 영국 케임브리지大 연구팀, 약지와 검지 길이 비교 결과 발표 2009년 03월 02일(월)
물론 믿거나 말거나 자신의 마음이지만 사람들은 종종 미래의 자신이 어떻게 될지를 알아보기 위해 점을 친다. 우리나라와 같이 한자문화권이라면 자기가 태어난 소위 생년월일과 시간인 사주(四柱)를 본다. 서양인들은 별자리로 운세를 점친다. 특히 우리나라 신문을 보자. 자신의 띠로 보는 ‘오늘의 운세’는 단연 인기를 끄는 빼놓을 수 없는 항목이다. 우리나라 정도는 아니지만 별자리를 통해 그날그날의 운세를 보는 것은 서양도 마찬가지다. 사주와 별자리는 아주 뿌리 깊은 문화다. 한국인은 四柱, 서양인은 별자리 5년 전 국내 한 신문사가 과감한 시도를 한 적이 있다. 띠에 따라 운세를 짚어보는 ‘오늘의 운세’를 별자리로 돌렸다. 딴에는 과감한 혁신이라며 개혁의 선봉에 섰다. 다른 신문과의 차별화 전략으로 새로운 바람이 불어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독자들의 반응은 완전히 딴판이었다. 운세를 별자리로 바꾼 후 독자 수는 물론 판매부수가 급감했다. 질겁한 이 신문사는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부랴부랴 오늘의 운세를 원위치 시켰다. 원상회복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국내에 들어온 외국기업 CEO들 가운데 ‘오늘의 운세’에 관심이 많다는 기사도 있다. 꽤 많은 CEO들이 출근하자마자 통역자를 통해 오늘의 운세를 읽고, 그 의미가 무엇인지를 다 들은 다음 하루의 일과를 시작한다고 한다. 뿐만이 아니다. 국내 고급호텔에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주역(周易)으로 점을 쳐 주는 점술인이 상주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어쨌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미래가 불확실한 것이 인간사(人間事)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약지가 길면 돈 많이 벌어”
이 신문은 과학자들의 연구결과를 인용 보도하면서 “스포츠 감각능력에서 학업능력, 섹스의 성향에서부터 질병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모든 비밀이 반지를 끼는 약지(ring finger)와 집게 손가락인 검지의 길이 차이에서 나온다”고 전했다. 우선 약지가 긴 것은 성공적인 미래를 기약한다. 케임브리지 대학 연구팀은 잘 나가는 비즈니스맨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약지가 긴 사람이 비교적 짧은 사람보다 무려 6배나 돈을 잘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국립과학아카데미(National Academy of Sciences) 논문집에 실린 이 연구에 따르면 사람마다 약지의 길이를 20개 등급으로 나누어 비교해 성공 여부를 조사했다고 한다. 따라서 수상학적(palmistry) 차원에서 볼 때 약지가 길면 재물운(財物運)이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약지와 검지의 비율은 살아 있는 화석”
사실 사람마다 다른 손가락의 길이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는 연구는 비단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골상학과 함께 전 세계적인 연구대상이 돼 왔다. 그리고 놀라운 결과를 내놓은 적도 많다. 케임브리지 연구팀이 중점적으로 조사한 연구대상은 검지와 약지의 길이 비율이다. 이 비율은 산모의 자궁에서 태아에 노출되는 강력한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의 분비와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게 연구팀의 주장이다. 일반적으로 남자는 약지가 긴 편인데 반해 여자는 검지가 상대적으로 길다. 그러나 연구팀의 주장은 자궁에서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약지가 길게 되고, 남자든 여자든 간에 태어난 아기도 커가면서 진취적이고 ‘남자답게(masculine)’ 된다는 것이다. 물론 약지가 아무리 길어도 중지보다 긴 경우는 거의 없다. 약지가 중지보다 긴 경우를 일명 ‘카사노바 패턴(Casanova pattern)’이라고 부른다. 남성 호르몬이 철철 넘치고 정력이 왕성해 희대의 플레이보이가 된다는 이야기다. <핑거 북(The Finger Book)>의 작가인 존 매닝 교수는 “검지와 약지의 비율이야말로 여성의 임신 초기에 자궁에서 테스토스테론의 노출 정도와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살아 있는 화석(living fossil)’이나 다름 없다”고 말한다. 약지가 검지보다 긴 경우: 대부분 여성보다 남성의 경우가 더 많다. 이런 사람은 스포츠 능력이 뛰어나 달리기와 축구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바스 대학(University of Bath)의 과학자들은 약지가 긴 어린이들이 수학이나 물리학과 같은 수(number)와 관련된 과목을 잘 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물론 이 과목은 전통적으로 남성들이 강한 분야다. 그러나 케임브리지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어린이의 자폐증(autism) 또한 자궁 내에서 테스토스테론의 노출과 연관될 수 있다는 주장을 폈다. 자폐증은 여자보다 남자 아이에서 4배 이상 많다. 그래서 자폐증을 ‘극단적인 남성의 뇌(extreme male brain)’라고 부른다. 검지가 약지보다 긴 경우: 여성에게 주로 나타난다. 검지가 길면 주로 학업능력(academic strength)이 뛰어나다. 또한 말솜씨가 뛰어나며 문장력이 특출하다. 그러나 약지가 긴 여성이 있다.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에 많이 노출된 경우로 성적으로 동성애자인 레즈비언이 많다. 매닝 교수에 따르면 남성이 이와 반대로 검지가 더 길면 또한 동성애자인 게이가 많다는 결과가 나왔다. 테스토스테론에 노출이 작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손가락의 길이와 성격이 상관관계를 보이는 이유는 손가락의 길이가 우리 몸 안의 성호르몬 양과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몸 안에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많으면 약지가 검지보다 길고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많으면 검지가 약지보다 길다. 성호르몬은 사람의 성별과 무관하게 특유의 남성적이거나 여성적인 성격을 유발한다. 그로 인해 약지가 긴 여자들은 상대적으로 남성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고 검지가 긴 남자들은 여성적인 성격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남녀를 막론하고 약지가 긴 사람은 주차 능력이 뛰어나고 지도도 잘 읽는다. 그리고 도전적이며 바람기가 있는 경우도 많다. 역시 남녀를 막론하고 검지가 긴 사람은 차분하고 바람을 피울 확률이 낮다. “손가락 길이는 70% 이상이 유전” 손가락 길이를 보면 성격뿐 아니라 어떤 병을 앓게 될 확률이 높은지 알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심장마비환자들은 유난히 짧은 약지를 가지고 있다. 이는 테스토스테론이 부족하다는 것을 나타내는데, 이 호르몬은 심장펌프를 보호하는 호르몬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검지와 약지의 길이로 모든 것을 설명하기에는 회의적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손가락의 길이는 70% 이상이 부모에 의해 유전된다는 주장이 우세하다. 손가락을 갖고 미래의 운명을 이야기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 약지가 길다고 해서 폼 잴 필요도 없고, 그런 남자를 꼭 찾아 결혼하겠다는 것도 금물이다. 또 그렇다고 자신의 손가락을 보면서 “나는 혹시 동성애자가 아닌가?”라며 고민할 필요도 없다. 정확한 이론이 아니라 과학자들이 진행한 연구의 일부분일 뿐이다. |
김형근 편집위원 | hgkim54@naver.com
저작권자 2009.03.02 ⓒ Science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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