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열 환자 3억명, 새 치료 방법 찾았다”

[표지로 읽는 과학]네이처, 시조새보다 5000만년전 살던 공룡 발견  

더사이언스는 일주일 동안의 세계 주요 학술소식을 모은 ‘표지로 읽는 한 주의 과학’을 연재합니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와 ‘네이처’, ‘셀’에 한 주간 발표된 표지논문을 소개하는 연재입니다. 매주 과학계의 전문가들이 가장 엄선한 저널의 표지는 학술적 의미와 함께 여러분을 심미의 세계로 이끌 것입니다.


이번 주 주제는 ‘화수분의 생성’과 ‘근육마비가 오는 퇴행성질환 파킨슨병’, ‘세계 3억 명이 앓고 있는 정신질환’을 담은 표지 3장입니다. 이밖에 1조분의 1초마다 생체분자를 촬영하는 방법을 알아낸 국내 연구팀의 성과와 기존 학설을 뒤집은 공룡화석 발견, 비만과 유전자의 관계를 살펴봤습니다. - 에디터 주

●찰나의 생명 현상 촬영하다



네이처 표지사진. 사진제공 네이처
영국에서 발행하는 네이처 19일자는 꽃의 수정을 돕는 ‘화분관(꽃가루관)’ 연구를 표지 논문으로 선정했다. 독일과 일본 연구팀은 이 논문에서 “화분관 생성에 ‘LURE’이란 단백질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소개했다. 연구팀은 식물 수정에 영향을 미치는 ‘조세포’에서 분비되는 이 물질이 수정기관에서 화분관이 생성되는 과정을 돕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네이처는 생체분자 구조가 변하는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는 방법을 알아낸 고려대 전승준 교수팀(화학과)의 연구 결과도 소개했다. 연구팀은 “단백질 구조의 접힘과 풀림, 단백질과 핵산의 결합, 생체 분자와 의약물질의 결합 등 1조분의 1초안에 일어나는 생체분자 현상을 촬영하는 초고속 분광법을 알아냈다”고 말했다.

단백질·아미노산·핵산 같은 생체분자들은 열쇠와 자물쇠처럼 독특한 구조로 상대 짝과 결합해 갖가지 생명현상을 일으킨다. 이 방법은 순간적인 분자 구조 변화를 알아내는 신약 개발에 유용하게 사용될 전망이다.

이밖에 깃털 달린 초식 공룡 화석의 발견과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에 관한 새 연구 결과도 소개됐다.

중국 과학자들은 “시조새보다 약 5000만 년 앞선 1억9800만 년 전에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목과 등, 꼬리에 깃털이 나는 공룡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번 발견에 대해 연구팀은 “비늘이 있는 파충류와 깃털을 가진 새가 서로 다르게 진화했다는 기존 가설을 깨뜨리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 연구팀은 “수온이 섭씨 5도까지 올라가면 남극대륙빙하가 녹기 시작해 세계의 해수면이 5m 상승할 수 있다”며 “저지대 지역이나 섬나라의 경우 물에 잠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파킨슨병 치료, 어느 부위가 효과적일까



사이언스 표지사진. 사진제공 사이언스
사이언스 20일자는 파킨슨병에 관한 두 가지 논문을 소개했다. 파킨슨병은 뇌에 있는 도파민 신경세포가 점차 없어지면서 근육이 경직되고 전신마비로 이어지는 퇴행성 질환이다. 미국에서만 현재 150만 명이 앓고 있다.

파킨슨병 치료에는 주로 뇌에 전기 자극을 주는 방법이 이용됐다. 하지만 미국 듀크대 연구팀은 뇌보다 척수에 전기 자극을 가하는 게 파킨슨 병 치료에 더 효과적이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도파민이 부족한 쥐를 대상으로 이 실험을 진행한 결과 척수에 자극을 준 후 3.35초 안에 운동량이 올라갔다”고 말했다. 파킨슨병 치료물질인 ‘L-DOPA’만 이용해 치료하면 치료제를 5회 복용해야 효과가 나타난 반면 척수 전기 자극과 병행하면 2회만 복용해도 효과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언스는 신경 신호가 전달되는 세포의 축색돌기에 전기자극을 주는 방식이 파킨슨병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미국 스탠포드대 팀의 연구도 소개했다. 축색돌기는 신경세포를 구성하는 한 부분으로 다른 신경세포에 신호를 전하는 역할을 한다.

이밖에도 ‘배꼽시계’라고 불리는 생체시계에 대한 새로운 연구성과도 소개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와 워싱턴대 연구팀은 “생체시계가 효소인 NAD와 이를 자극하는 효소 SITR1에 영향을 받는다”며 “생물의 생체시계와 대사활동, 늙음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 밝히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말했다.

●정신분열, 세계 3억 명이 앓고 있어



셀 표지사진. 사진제공 셀
과학전문지 ‘셀’ 20일자는 “정신분열을 앓는 사람이 세계 인구의 0.5%에 이르는 3억 명에 이른다”고 소개하고 정신분열 관련 유전자가 신경세포의 생성을 조절한다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의 연구결과를 실었다.

MIT연구팀은 “뇌의 ‘치아이랑’에 있는 ‘DISC1’라는 유전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정신분열증, 조울증, 우울증을 앓는다”고 소개했다. 치아이랑 부분은 노화성 기억력 감퇴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조사 결과 DISC1이 비정상적인 경우 새로 생성되는 신경세포의 수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은 “간에서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변화는 과정에 ‘DNA-PK’가 관여하는 사실을 처음 발견했다”며 “유전자의 기능을 무력화한 쥐는 보통 쥐보다 지방 비율이 낮았다”고 밝혔다. DNA-PK는 그동안 암 치료 물질로 알려져 왔지만 향후 비만 치료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셀지는 또 미국 록펠러대 연구팀이 연구한 피부 배아줄기세포의 분화 연구 소식도 전했다. 연구팀은 “피부가 성숙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산된 미숙아를 치료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말했다.

변태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xrock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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