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특정부위 '유령 환각' 만든다 2006.10.09 ⓒScience Times
왼쪽 측후두엽접합점 자극시 '유령 환각' 느껴
'텅 빈 어둡고 스산한 거리를 홀로 걷고 있는데 불현듯 등 뒤에 누군가가 있다는 불안한 느낌이 들어 뒤를 돌아보았으나 아무 것도 찾을 수 없었다.'
어느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했을 이런 '환각'들이 초자연적으로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 인간의 뇌(腦)에서 발생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스위스 과학자들이 최근 발견해냈다고 스위스 언론이 8일(현지시간) 전했다.
올라프 블랑케 박사를 포함한 로잔 연방테크놀러지연구소와 제네바 대학병원 소속 신경학 전문가팀은 그동안 임상실험을 통해 간질환자의 왼쪽 귀 인근에 위치한 '왼쪽 측후두엽 접합점'(LTJ)에 부드러운 전기 자극을 주면 환자는 누군가가 숨어서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유령'의 존재를 느끼고 그를 찾으려고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블랑케 박사팀은 이같은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을 최근 발행된 과학저널 네이처에 실었다.
블랑케 박사는 "그것에 대해 어떤 환자는 유령으로, 다른 환자들은 그림자나 실제 사람으로 묘사한다. 놀라운 것은 그것이 항상 동일한 장소에 있다는 점"이라며 LTJ를 자극하면 환자들은 "그것이 거기에 존재한다고 확신하고 뒤를 돌아볼 때마다 거기에는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이 유령은 단지 자신의 존재를 환자로 하여금 느끼게 할 뿐아니라 환자의 몸의 위치나 제스처들을 흉내내고 심지어는 언어훈련을 하는 동안에는 테스트 카드를 떼어내려고 시도까지 한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이런 환각들이 자아가 육체로부터 떨어져 스스로 존재하거나 다른 경우에는 일종의 존재로 느껴진다는 이른 바 '유체이탈'(OBE)로 묘사됐다.
그러나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이런 경험들을 반복적인 방식으로 재생해 내지는 못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LTJ가 몸을 지각하는 것을 돕는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블랑케 박사는 보고 있다.
그는 "우리는 항상 정확하게 우리 자신을 확인하지는 못한다. 그것은 빨간 차와 파란 차의 차이를 말하는 것과 같다. 우리의 뇌가 우리에게 그 차이를 말해주어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블랑케 박사는 "우리는 오로지 '하나의 몸'을 경험하기 때문에 (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 등을 통해 전달된) 모든 형태의 정보가 특정한 지점에 모여야만 한다"며 "우리가 LTJ에 자극을 주었던 것처럼 그것을 흐트려 놓거나 또는 편두통을 앓게 될 경우에는 정보의 통일성이 무너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바로 이것은 일부 정신분열증 환자들이 그 원인을 전혀 모른 채 누군가 그들을 쫓아오고 있다고 피해망상증세를 보이고 있는 까닭을 설명해 줄 수 있다고 블랑케 박사는 보고 있다./(제네바=연합뉴스) 이 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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