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지면 이성이 마비된다 2006.12.17 ⓒScience Times
뇌는 90%가 대뇌이다. 사람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 바로 대뇌. 대뇌는 맨 바깥 쪽의 신(新)피질과 안쪽의 구(舊)피질로 이루어져 있다. 구피질은 흔히 대뇌 변연계라고 한다.
사랑을 관장하는 부분은 대뇌 변연계(limbic system)다. 이 부위는 흔히 '감정의 뇌' 또는 '옛 포유류의 뇌'로도 불린다. 대뇌 변연계는 뇌의 가장 깊숙한 곳인 뇌간과 맨 바깥 부위인 대뇌 신피질의 중간에 위치해 있다. 파충류의 뇌는 척추신경과 연결돼 있으며 호흡 심장 등 생존기능을 조절한다. 신피질은 공간감각, 언어 등 고등한 사고기능을 담당한다.
대뇌 변연계는 공포, 분노, 즐거움, 슬픔, 혐오감, 사랑, 미움 등 감정을 지배하고 성욕, 식욕을 유발하거나 억제한다. 어떤 일을 경험했을 때 변연계에 불쾌한 감정이 느껴지면 우리는 그 일을 멈추게 된다. 또한 반대로 변연계에 쾌감이 느껴지면 자꾸 그 일을 한다. 변연계는 이처럼 동기를 유발하고 보상을 통해 무엇인가를 추구하는 인간의 행동과 깊은 관계가 있다.
인간의 뇌는 이처럼 파충류의 뇌, 옛 포유류의 뇌인 대뇌 변연계, 신 포유동물의 뇌인 신피질 세 가지 부위로 구성되어 있다. 사람이 하등동물이었을 때에는 파충류의 뇌밖에 없었지만 포유류로 진화하면서 대뇌 변연계가 그 위에 새로 생겨나고 더욱 고등한 동물로 진화하면서 다시 그 위에 대뇌 신피질이 생겼다.
대뇌 변연계를 구성하는 해마 중격핵, 대상회전, 후구는 성 행위를 촉진하고 편도핵과 측두엽은 성 행위를 억제한다. 공포 분위기가 되면 로맨틱한 감정이 싹 날아간다. 이는 편도핵이 활성화돼 성욕이 억제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포는 성욕과는 상극이다.
인간이나 동물의 공통점은 섹스할 때 가장 무방비 상태가 된다는 점이다. 만일 원시시대 때 호랑이가 바로 앞에 어슬렁거리는 데 동굴에서 섹스에 미친 남녀가 있었다면 잡혀 먹혀 후손에게 자신의 DNA를 남기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쾌감 신경은 다른 동물과 조금 다르다. 쾌감을 느끼는 신경이 대뇌 변연계에 집중돼 있지만 일부는 고등한 정신활동과 관계가 깊은 대뇌 신피질까지 뻗어 있다. 사랑할 때의 생리적 쾌감은 동물이나 인간이 똑같이 느끼지만 정서적 쾌락은 사람만이 느끼는 고유한 감정이다. 그래서 인간의 사랑은 동물의 사랑보다 미묘하고 복잡하며 훨씬 더 정서적 활동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우리의 뇌는 감정과 이성이 함께 작동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감정을 지배하는 대뇌 변연계와 이성적 사고를 맡는 대뇌 신피질이 상호작용하면서 일체감을 가질 때 우리는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때로는 사랑에 빠져 대뇌 변연계의 활동이 지나치게 활발해지는데 이런 때는 감정이 신피질의 이성적 사고까지 지배하게 된다. 사랑에 흠뻑 빠지면 그 순간에는 이성적 판단을 못하게 되는 것도 바로 이 이유이다. /신동호 뉴스와이어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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