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의 명언과 영어공부(19) | ||||||
히포크라테스 | ||||||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기회는 한순간이고 실험은 신뢰할 수 없다. 그래서 판단은 어렵기만 하다. 의사는 자신이 진실해야 하고 또 환자, 간호인, 그 외 외부인이 서로 협력하게 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히포크라테스(BC 470~BC 460):고대 그리스 의사-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는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Life is short, but art is long)’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의과 대학생들이 의사의 길에 들어가기 앞서 하는 히포크라테스 선서(The Oath of Hippocrates)로도 그는 잘 알려져 있습니다. 히포크라테스 선서는 Hippocratic Oath라고도 합니다. 지금 명언을 보면 인생은 단순간이고 아마 인간인 예술가가 만든 예술품은 오래 간다는 말이지만 명언 속에는 인간의 부질없음과 삶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fleeting’이라는 말은 말뜻 그대로 물 위에 떠 간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한순간이며 허무하다는 이야기죠. 또 환자에 대한 의사의 역할을 이야기하고 있어 히포크라테스의 인생과 철학이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fleeting’이라는 말이 나와서 말인데 우리나라에는 부초(浮草)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떠 다니는 풀입니다. 종종 국어 시험에도 TV 퀴즈에도 자주 나옵니다. 논에 자라는 식물로 둥둥 떠 다닙니다. 개구리가 좋아한다고 해서 순우리말로 개구리밥이라고 합니다. 옛날 우리나라 사람들은 인생의 허무를 이 부초, 개구리밥으로 많이 비교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잘못을 저지른 의사를 나무랄 때는 예외 없이 이 선서를 들먹입니다. 여기에 의술은 본질적으로 인술(仁術)이라는 동아시아 전통의 가치가 덧붙여집니다. 의업은 본질적으로 신성하며 모든 의사가 이 가치에 봉사할 것을 명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지금의 의료인들이 히포크라테스의 시대로 돌아가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우선 우리나라 의과 대학생들이 하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읽어보고 다음 이야기로 넘어 갈까요? 영어공부도 할 겸 말입니다. I solemnly pledge myself to the service of humanity. (나의 자신을 인류봉사에 바칠 것을 엄숙히 선서하노라). I will give to my teachers the respect and gratitude which is their due. (나의 은사에 대해 존경과 감사를 드리겠노라). I will practice my profession with conscience and dignity. (나의 양심과 위엄으로 의술을 베풀겠노라) The health of my patient will be my first consideration. (나의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노라.) I will respect the secrets which are confided in me. (나는 환자가 알려준 비밀을 지키겠노라.) I will maintain by all means in my power, the honor and noble traditions of the medical profession. (나는 의업의 고급한 전통과 명예를 유지하겠노라.) My colleagues will be my brothers and sisters. (나는 동업자를 형제처럼 지키겠노라) I will not permit considerations of religion, nationality, race or social standing to intervene between my duty and my patients. (나는 인종, 종교, 국적, 정당정파 사회적 지위를 초월해 오직 환자에 대한 나의 의무를 지키겠노라.) I will maintain the utmost respect for human life even under threat. (나는 인간의 생명이 수태된 때부터 지상의 것으로 존중히 여기겠노라.) I will not use my medical knowledge contrary to the laws of humanity. (비록 위험을 당할지라도 나의 지식을 인도에 어긋나게 쓰지 않겠다.) I make these promises solemnly, freely and upon my honor. (이상의 서약을 나의 자유의사로 나의 명예로 받들어 하노라.) 우리나라 의사 자격증을 딴 의사들이 사회에 진출하기 앞서 하는 선서입니다. 번역문은 의사협회의 홈페이지를 참고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은 원문보다 이를 조금씩 수정한 약식 선서가 나라마다 다르게 많이 읽히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의과대학 졸업시에 쓰이는 이 선서문도 사실은 원문과는 많이 다르며 개편된 ‘제네바’ 선언문입니다. 이번에는 히포크라테스가 정말로 한 영어로 번역한 원본을 소개할까요? 그리고 현재 히포크라테스의 맹서 원본이 지금의 것과 얼마나 다른지도 공부해 보죠. 시대가 흐르면 많은 것이 변합니다. 그러나 사람이름이 붙은 선서는 적어도 원문에 충실하는 게 그 사람의 업적을 기리는 일이 될 겁니다. 좀 깁니다. I SWEAR by Apollo the physician, and Aesculapius, and Health, and All-heal, and all the gods and goddesses, that, according to my ability and judgment. (나는 의사인 아폴론을 두고, 아스클레피오스를 두고, 히게이아를 두고, 파나케아를 두고, 그리고 모든 남신과 여신을 두고, 그들로 나의 증인을 삼으면서 내 능력과 판단에 따라 이 선서와 계약을 이행할 것을 맹세합니다.) I will keep this Oath and this stipulation- to reckon him who taught me this Art equally dear to me as my parents, to share my substance with him, and relieve his necessities if required; to look upon his offspring in the same footing as my own brothers, and to teach them this art, if they shall wish to learn it, without fee or stipulation; and that by precept, lecture, and every other mode of instruction. (이 기술을 나에게 가르쳐준 사람을 내 부모처럼 여기고 나의 생계에서 그를 짝으로 삼으며 그가 재정적으로 궁핍할 때는 내 것을 그와 나누며 그의 가족들을 내 형제로 간주하고 또 그들이 그것을 배우기를 원하면 보수나 계약 없이 그들에게 이 기술을 가르칠 것입니다.) I will impart a knowledge of the Art to my own sons, and those of my teachers, and to disciples bound by a stipulation and oath according to the law of medicine, but to none others. (내 아들과 내 스승의 아들과 의사의 규범을 선서한 학생들에게만 규범과 구두지시와 다른 모든 가르침을 전하고 그 밖의 다른 누구에게도 전하지 않을 것입니다.) I will follow that system of regimen which, according to my ability and judgment, I consider for the benefit of my patients, and abstain from whatever is deleterious and mischievous. (나는 내 능력과 판단에 따라 환자를 돕기 위해 처방하지, 상해와 사해할 의도로는 처방하지 않을 것입니다. ) I will give no deadly medicine to any one if asked, nor suggest any such counsel; and in like manner I will not give to a woman a pessary to produce abortion. With purity and with holiness I will pass my life and practice my Art. (나는 독약을 투약해달라는 요청을 받을 때라도 누구에게든 하지 않을 것이고, 그 같은 수단을 제안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나는 어떤 여인에게도 낙태를 일으킬 좌제(坐劑)를 주지 않을 것입니다. 그 대신 나는 내 생애와 내 기술 모두를 순수하고 경건하게 지킬 것입니다.) I will not cut persons laboring under the stone, but will leave this to be done by men who are practitioners of this work. Into whatever houses I enter, I will go into them for the benefit of the sick, and will abstain from every voluntary act of mischief and corruption; and, further from the seduction of females or males, of freemen and slaves. Whatever, in connection with my professional practice or not, in connection with it, I see or hear, in the life of men, which ought not to be spoken of abroad, I will not divulge, as reckoning that all such should be kept secret. (나는 결석으로 고통 받는 자에게 칼을 대지 않을 것이고 대신 그 분야의 기능인에게 양보할 것입니다. 어떤 집에 들어가든지 나는 환자를 돕기 위해 들어갈 것이고, 모든 고의적인 비행과 피해를, 특히 노예이든 자유민이든 남자나 여자의 신체를 능욕하는 것을 삼갈 것입니다. 그리고 내 직업을 수행하는 동안이나 직업수행 외에 사람들과 교제하는 동안 내가 보거나 듣는 것이 무엇이건 간에 그것이 널리 퍼져서는 안 되는 것이라면, 그 같은 것들을 거룩한 비밀로 지키면서 결코 누설하지 않을 것입니다.) While I continue to keep this Oath unviolated, may it be granted to me to enjoy life and the practice of the art, respected by all men, in all times! But should I trespass and violate this Oath, may the reverse be my lot. (이제 내가 이 선서를 지켜나가고 그것을 깨뜨리지 않으면 내 삶과 내 기술로 모든 사람 사이에서 영원히 명성을 얻게 되고, 만일 내가 그것을 어기고 맹세를 저버린다면 그 반대가 나에게 닥칠지어다.) 히포크라테스의 선서와 우리나라 의과대학의 선서와 많이 다르죠?
딸도 모두 의학에 종사합니다. 이아소(의료), 파나케아(만병통치), 아이글래(광명), 휘게이야(위생)입니다. 오늘날 헬스(health)와 하이지닉(hygienic)이 휘게이야에서 온 것이죠. 첨단의학을 선도한다는 유럽의 의과대학이 자연의학을 세운 히포크라테스 대신 허구와 상상으로 만들어진 신화의 신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좀 다르죠? 히포크라테스는 아버지에게서 의학을 배웠습니다. 코스섬 출신인 그는 그 후에 중동과 그리스를 견학하면서 견문을 넓혔고, 많은 철학자와 의학자와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고향으로 돌아가서 환자를 진료하는 한편 책을 써서 발표하였습니다. 그는 여행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여행에서 관찰력과 사고력을 깊게 하였습니다. 그의 학설을 모은 ‘히포크라테스 전집 (Corpus hippocraticum)은 히포크라테스의 언설(言說)만을 편집한 것이 아니라 히포크라테스의 가르침을 받은 사람들의 소견도 곁들여 있습니다. 인체의 생리나 병리(病理)에 관한 그의 사고방식은 체액론(體液論)에 근거한 것으로, 인체는 불· 물 ·공기 ·흙이라는 4원소로 되어 있고, 인간의 생활은 그에 상응하는 적액·점액·황담즙(黃膽汁)·흑담즙(黑膽汁)의 네 가지 것에 의하여 이루어진다고 생각햇습니다. 네 가지 액(液)의 조화(調和)가 보전되어 있을 때를 그는 ‘에우크라지에(eukrasie)’라고 불렀고, 반대로 그 조화가 깨졌을 경우를 ‘디스크라지에(dyskrasie)’라 하여, 이때에 병이 생긴다고 했죠. 그의 의론을 보면 동아시아의 한의학과 비슷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리고 비단 의학뿐만 아니라 당시 그리스는 천문학, 종교, 철학 등에서는 인도와 중국과의 유사점도 많이 나타납니다. 그의 병에 대한 철학이나 명언에서도 나타납니다. Natural forces within us are the true healers of disease. (우리 안에 있는 자연적인 힘이야말로 진전한 병의 치료제다.) To do nothing is also a good remedy.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는 것도 좋은 처방이다.) 두 번째 이야기는 아무런 처방을 하지 않는 것이 좋은 치료법이라는 것 같습니다. 인간의 자연 치유능력을 중요시하는 거죠. 히포크라테스는 임상(臨床)에서 관찰을 자세히 하고, 병이 났을 때 나타나는 여러 현상, 즉 증세, 그 중에서도 발열(發熱)을 반응현상(反應現象)이라 생각하여 병이 치유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병적 상태에서 회복해가는 것을 피지스(physis)’라고 불렀고, ‘병을 낫게 하는 것은 자연이다’라고 하는 설을 세워,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이 피지스를 돕거나 또는 적어도 이것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 치료의 원칙이라고 했습니다. If we could give every individual the right amount of nourishment and exercise, not little and not too much, we would have found the safest way to health. (우리가 모두에게 적지도 않고 많지도 않은 적당량의 영양과 운동을 줄 수 있다면 그게 건강에 이르는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는 걸 발견하게 될 것이다.) 히포크라테스는 당시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Walking is a man’s best medicine.(걷는 것은 인간의 가장 좋은 약이다)라는 말도 했습니다. What medicines do not heal, the lance will; what the lance does not heal, fire will. (약이 못 고치면 창(당시는 칼 정도가 아닐까요?)이 고칠 것이다. 창이 못 고치면 불이 고칠 것이다.) 당시만 해도 필요한 것은 다 갖춘 것 같습니다. 또 의사의 태도에 대해서도 명언을 통해 경고했습니다. Whenever a doctor cannot do good, he must be kept from doing harm. (의사가 치료를 할 수 없다고 생각되면 더 이상 해를 끼치지 말고 물러서야 한다.) 약간 의역을 했는데 다 아시죠. 환자의 진단법인 증후학(症候學)과 환자의 장래를 점치는 예후학(豫後學)에 대한 연구도 깊었던 그가 특히 빈사환자(瀕死患者)의 얼굴표정에 대한 연구는 오늘날에도 그대로 통용되고 있을 정도입니다. 의사의 윤리에 대하여도 중요한 모범을 남긴 ‘의사의 아버지’로서 오늘날에도 존경을 받고 있습니다. 그는 병 잘 고치는 의사로서가 아니라 생명을 다루는 의사에게 윤리적인 책무와 의무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지금까지도 칭송을 받는 것입니다. | ||||||
/김형근 편집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