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의 명언과 영어공부(32)
데모크리토스
▲ 데모크리토스. 그의 원자설은 지금의 원자이론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원자론의 시작은 그로부터 시작됐다.  ⓒ
Now as of old the gods give me all good things, excepting only those that are baneful and injurious and useless. These, now as of old, are not gifts of the gods : men stumble into them themselves because of their own blindness and folly.

옛날처럼 지금도 신들은 인간에게 해롭고 무익한 것이 아니라 좋은 일들을 준다. 그러나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 좋은 일들은 신들의 선물이 아니다. 인간의 무지와 우직함으로 인해 우연히 마주치는 일들이다.
-데모크리토스(BC 460~BC370) : 그리스 철학자, 원자론 주장자-

말이 좀 어렵네요. 이렇게 설명해 볼까요? “세상에는 좋은 일들이 많다. 그러나 그것은 신들이 인간에게 준 선물이 아니다. 인간이 무지하고 우직하게 살면서 우연히 발견하게 된 일들에 불과하다.” 설명한 이야기가 오히려 더 어렵나요? 데모크리토스(Democritus)가 신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갖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까요?

데모크리토스의 명언에는 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The wrongdoer is more unfortunate than the man wronged(그릇된 행동을 저지르는 사람은 그릇된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보다 덜 불행하다).” 처음의 명언과 약간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까? 아니면 전혀 관계가 없는가요?

또 다른 명언이 있습니다. 말보다는 행동을 먼저 하라는 이야기입니다. 데모크리토스는 “말은 행실의 그림자다.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유명해져라(The word is the shadow of the deed. Not by the words would I make my life famous, but by deeds).” 데모크리토스는 행동의 철학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My enemy is not the man who wrongs me, but the man who means to wrong me(나의 적은 나에게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나쁜 짓을 할 의도를 갖고 있는 사람이다).”

오늘 소개하는 ‘과학자의 명언과 영어공부’에 나오는 ‘무지(blindness)와 우직함(folly)’이란 인간이 생각을 행동으로 옮긴다면 설사 실패를 한다 해도 그러한 과정 속에서 좋은 일을 마주칠 수 있고 진리를 발견할 수 있다는 이야기 같습니다. 더 좋은 해석이나 해답을 갖고 계시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You can tell the man who rings true from the man who rings false, not by his deeds alone, but by also his desire(우리는 진리의 벨을 울리는 사람과 거짓의 벨을 울리는 사람을 구분할 수 있다. 그것은 그의 행동이 아니라 바로 그의 욕심에 의해서다).” 행동과 실천을 강조한 또 다른 명언입니다.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적인 요소인 원자(atom)란 말을 가장 먼저 쓴 사람이 데모크리투스 입니다. 데모크리토스라고도 합니다. 그리스에서는 ‘u’발음을 ‘우’로 하지 않고 ‘오’로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의 이름을 ‘Democritos’라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전이나 외국 사이트에 들어갈 때는 하나에만 매달리지 말고 두 가지 경우를 생각해야 합니다.

그는 물질을 분해해 가면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궁극의 입자에 도달할 것으로 생각하고 이 입자를 “아톰[a(부정)+tomos(분해하다)]”이라고 불렀습니다. 다시 말해서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입자라는 거죠. 물론 이 생각은 현대 과학자들의 사고와는 상당히 다른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됐습니다. 그러다가 18세기 프랑스 화학자 라부와지에(Lavoisier)와 19세기 근대 원자론의 창시자인 영국의 돌턴(Dalton)에 의해 원자는 한 개, 두 개로 셀 수 있는 입자로 밝혀지게 됩니다. 이에 자극받아 20세기 초 영국의 물리학자 톰슨, 러더퍼드 등은 각각 원자 속에서 전자, 원자핵 등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이어서 보어는 태양계처럼 전자가 원자핵을 돌고 있다는 것을 밝혀냅니다.

▲ 데모크리토스의 업적을 기념하기 위해 그리스 정부가 1983년에 발행한 우표.  ⓒ
그리스의 철학자인 데모크리토스는 원자론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생애에 관해 알려져 있는 것은 대부분 믿을 수 없는 전설뿐입니다(He is the central figure in the development of the atomic theory of the universe. Knowledge of Democritus’ life is largely limited to untrustworthy tradition).

그는 트라키아의 아브데라에서 부유한 시민으로 살면서, 동방의 여러 곳을 여행하고 장수를 누린 것 같습니다. 아브데라는 에게해(海) 북쪽 연안으로 네스토스 강 하구에 있는 도시로 농작물이 풍요로운 도시입니다. 인간척도설(人間尺度說)로, 그리고 최초의 소피스트로 유명한 프로타고라스(Protagoras)를 배출한 곳이기도 합니다.

데모크리토스의 아버지는 귀족 출신으로 한 때 페르시아 제국의 제4대 왕으로 오페라에도 자주 등장하는 크세르크세스(Xerxes)에게 돈을 바치기도 합니다. 다리우스 1세의 아들로 제3차 페르시아 전쟁을 일으켜 그리스를 침입하지만 그 유명한 살라미스 해전에서 패합니다.

그는 지식의 거의 모든 분야를 다루는 73권의 책을 썼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남아 있는 것은 대부분 윤리학에 관한 글의 일부인 수백 편의 단편뿐입니다. 일종의 명언 형식으로 남아 있는 윤리와 도덕에 관한 짧은 문장들입니다. 영어 공부도 할 겸 몇 편 소개해 볼까요? 쉬운 문장들입니다.

“Medicine cures the diseases of the body ; wisdom, on the other hand, relieves the soul of its sufferings(약은 몸의 질병을 고친다. 그러나 지혜는 상처 난 영혼의 고통을 덜어준다).”

“The needy animal knows how much it needs, but needy man does not know(어려움에 처한 동물은 그 어려움이 어느 정도인지를 안다. 그러나 인간은 모른다).”

“The brave man is he who overcomes not only his enemies but his pleasures. There are some men who are masters of cities but slaves to women(용감한 남자란 적뿐만 아니라 욕망도 극복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러나 여러 도시(국가)를 지배하면서도 여자에게는 노예가 되는 남자들이 있다).”

중용을 강조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Moderation increases enjoyment, and makes pleasure even greater(중용은 즐거움을 가중시키고 기쁨도 더 크게 한다).” “It is childish, not manly, to have immoderate desire(중용을 벗어난 욕망을 탐하는 것은 인간답지 못한 어리석은 일이다).”

“The good things of life are produced by learning with hard work ; the bad are reaped of their own accord without hard work(인생의 좋은 일은 어려운 일을 배우면서 만들어진다. 그러나 나쁜 일은 어려운 일이 없이 체득된다). Happiness resides not in possessions, and not in gold, happiness dwells in the soul(행복은 재물이나 금(金)에 있는 것이 아니다. 행복은 영혼에 있다).”

이와 같은 윤리와 도덕, 행복에 대한 단편들 200편을 남겼습니다. 몇 편만 더 소개하겠습니다. “Virtue consists, not in avoiding wrong-doing, but in having no wish thereto(미덕이란 잘못을 피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짓을 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갖는 일에 있다).” “There is no poetry without madness(미치지 않고서는 시가 탄생할 수 없다).”

데모크리토스는 물리학과 우주론을 스승인 레우키포스(Leucippus)에게 배웁니다. 데모크리토스는 실재 또는 존재가 영원하고 나눌 수 없는 통일체라는 엘레아 학파의 주장에는 동의하지만 그 실재가 하나뿐이고 고정되어 있다는 주장에는 반대합니다. 세계의 변화하는 물리적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공간 또는 빈 공간도 실재 존재와 동등한 권리를 갖는다고 주장했습니다.

▲ 데모크리토스의 웃음(Democritus Laughing). 어떤 웃음일까? 17세기 네델란드 화가 핸드릭 테르 부르겐의 작품이다.  ⓒ
빈 공간(void)은 무한한 공간인 진공(vacuum)이며, 존재(물질계)를 이루고 있는 무수한 원자들이 이 진공 속을 움직이고 있고 이 원자들은 영원하고 눈에 보이지 않으며 더 이상 나눌 수 없을 만큼 작다는 생각을 한 겁니다.

또한 원자는 빈 구멍이 없고 자기가 차지하고 있는 공간을 꽉 메우고 있기 때문에 완전히 꽉 차 있으며 압축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원자는 모양•배열•위치•크기만 다를 뿐 성질은 모두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원자는 양적으로만 다를 뿐이고 질적인 차이는 원자의 윤곽과 결합 상태의 차이가 우리 감각에 주는 인상 때문에 생겨나는 겉보기의 차이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Because all phenomena are composed of eternal atoms, it may be said that nothing comes into being or perishes in the absolute sense of the words, although the compounds made out of the atoms are liable to increase and decrease, explaining an thing’s appearance and disappearance, or ‘birth and death’.”

번역해 보면, “모든 현상은 동질의 영원한 원자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절대적인 의미에서는 새로 생겨나거나 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원자로 이루어진 복합체는 양이 늘어나거나 줄어들 수 있으며, 사물이 나타나거나 사라지는 것 또는 ‘탄생’과 ‘죽음’은 바로 이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데모크리토스는 우주의 기원을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원자는 원래 모든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이 운동은 일종의 '진동'이었기 때문에 원자들 사이에는 충돌이 일어났고, 특히 회전운동으로 말미암아 비슷한 원자들이 서로 결합함으로써 큰 덩어리들과 세계들이 생겨났다. 이것은 어떤 목적이나 계획이 가져온 결과가 아니라 단순히 ‘필연’의 결과로 일어난 것, 즉 원자 자체의 성질이 정상적으로 나타난 결과다.

(The original motion of the atoms was in all directions-it was a sort of ‘vibration’, hence there resulted collisions and, in particular, a whirling movement, whereby similar atoms were brought together and united to form larger bodies and worlds. This happened not as the result of any purpose or design but rather merely as the result of any purpose or design but rather merely as the result of ‘necessity’ ; it is the normal manifestation of the nature of the atoms themselves).” 어렵네요.

데모크리토스는 특별한 자연현상(천둥, 번개, 지진 등)을 초인적 힘의 탓으로 설명하고자 하는 욕망 때문에 많은 사람이 신의 존재를 믿는다고 생각했습니다. “He attributed popular belief in the gods to a desire to explain extraordinary phenomena(thunder, lightning, earthquake) by reference to superhuman phenomena agency.” BC 400년, 그러니까 2400년 전에 이런 생각을 한 겁니다.

그러나 기독교가 지배하는 중세시대가 시작되면서 자연현상은 오직 신에 의해 지배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그리스의 철학과 과학을 다시 조명하자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입니다. 그래서 르네상스 시대가 열린 겁니다. 문명은 퇴보하지 않았지만 사상적 이론은 퇴보했던 시기가 바로 중세 시대입니다. 그래서 ‘Dark Age’라고 부르는 거죠.
/김형근 편집위원  hgkim54@hanmail.net


2006.09.28 ⓒScience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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