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으로 본 현대과학] 수억개 별빛 분석 우주 구주 알아내
경향신문 | 입력 2006.10.22 18:04
1990년 1월 전세계에서 모여든 1,000여명의 과학자와 기자들이 천문학회가 열리는 워싱턴 DC의 한 호텔에 모여들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코비 프로젝트팀이 발표할 연구 결과를 보기 위해서다. 관측 내용을 극도의 보안 속에 비밀에 부쳐온 존 매더 박사는 단 하나의 그래프를 화면에 올려놓았다.
코비 위성이 여러 파장(2~20㎝)에서 얻어낸 우주배경복사의 강도를 플랑크 흑체복사 스펙트럼과 비교한 그림이었다. 코비 위성이 찍은 데이터들은 흑체복사 그림과 정확히 일치했다.
고등과학원 박창범 교수는 "측정한 데이터들의 오차가 그래프의 선 두께 안에 다 들어갈 정도로 이론치와 실측치가 놀랍도록 일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로 수십년간 이론으로만 존재했던 우주배경복사의 실체가 확인된 순간이었다. 학회에 모인 청중들은 일제히 기립 박수를 치며 연구결과에 환호성을 보냈다.
2년뒤 조지 스무트 박사(오른쪽)는 인류 최초로 우주의 온도 지도를 내놓았다. 코비 위성의 DMR(Diffrential Microwave Radiometer)는 두 방향에서 오는 복사 강도의 차이를 재 우주의 미세 온도 요동을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우주배경복사의 비등방성'이라고 한다. 매더와 스무트는 우주배경복사가 흑체복사 스펙트럼을 따른다는 사실을 규명하여 우리 우주가 매우 뜨거운 상태에서 생겨나 팽창하며 식어왔다는 대폭발(빅뱅) 우주모형의 확고한 증거를 제시했다. 또 우주배경복사가 미세한 온도 요동을 갖고 있다는 점을 관측으로 확인해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구조의 기원에 대한 의문점을 풀어주었다. 만약 초기 우주의 물질 분포가 균일하였다면 은하, 별, 지구와 같은 행성은 생겨날 수 없다.
매더와 스무트의 연구결과는 우주가 대폭발 직후 급팽창 상태를 겪었음을 암시한다. 이는 급팽창 우주 모형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로 생각되고 있다.
〈이은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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