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의 명언과 영어공부(50) | ||||||||
페르미 | ||||||||
"두 개의 가능한 결과만이 있을 뿐이다. 만약 결과가 가설이 맞다는 것을 확인했다면 (새로운) 발견을 한 것이다. 또 결과가 가설과 반대로 나타났다면 그것 또한 (새로운) 발견에 성공한 것이다." -페르미( 1901~1954): 이탈리아 출신의 물리학자, 최초의 원자로 발명자 제2차 세계대전의 조짐이 강하게 일고 있던 1930년대. 이탈리아 로마 대학에서 왕성한 연구활동을 하고 있었던 실험물리학자 엔리코 페르미(Enrico Fermi)는 신변에 위협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무솔리니 파시스트의 독재정권이 유태인을 차별하는 독일 히틀러의 영향으로 유태인에게 제약을 가하는 법을 제정했기 때문입니다. 반유대주의 처벌법(anti-Semitic persecution)이 제정돼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유대인들은 행동에 제약을 받으면서 신변에 위협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페르미는 정통 이탈리아 출신입니다. 그러나 1928년에 결혼한 아내 라우라(Laura)는 저명한 유태 가문의 출신이었기 때문에 아내의 안전과 자신의 안전이 두려웠습니다. 라우라의 아버지는 이탈리아 해군 제독이었습니다. 그러나 이탈리아에 파시스트 정권이 들어서면서 정치의 소용돌이에 휘말렸고,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었습니다. 페르미는 결국 자신의 자유로운 연구와 아내의 안전 때문에 이민을 마음을 먹게 되고, 대상국으로는 여러 민족이 어울려 사는 미국을 선택하게 됩니다. "It is no good to try to stop knowledge from going forward. Ignorance is never better than knowledge.” “지식의 진보를 막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어떤 경우일지라도) 무지가 지식보다 나을 수는 없다." 특별한 종교적 신조나 도그마로 과학연구를 막아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죠? 이탈리아 파시즘의 반유대주의 공포가 페르미 가정에도 엄습하기 시작합니다. 유태인에 대한 제약과 통제가 점점 심해져 이민은 거의 불가능할 정도였습니다. 미국이라고 해서 이민을 마구 받아들이는 것도 아닙니다. 유태인을 싫어한 것은 미국도 예외가 아닙니다. 그러나 특별한 인재들은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공포에서 탈출할 수 있는 구세주가 나타납니다. 페르미가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이죠. 이탈리아에서 탈출해서 미국으로 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온 것입니다.
페르미는 중성자들 가운데 느린 중성자들을 원자핵에 충돌시켜 베타붕괴(β-decay)를 발견합니다. 베타붕괴란 중성자가 원자핵의 양성자와 충돌하면서 그 중성자가 다시 양성자와 전자로 분해되는 과정을 말합니다. 이 때 전자는 핵 바깥으로 튕겨져 나오는데, 이것이 베타선의 형태로 붕괴되기 때문에 베타붕괴라고 합니다. 중성자가 분해되면서 이 때 만들어진 양성자는 핵 속에 그대로 남아 원자량을 높이는, 즉 원자번호가 하나 높아진 동위원소가 만들어집니다. 페르미는 온갖 원소로 이 실험을 하다가 가장 원자량이 큰, 다시 말해서 가장 무거운 원소인 우라늄에 시도합니다. 우라늄에서 베타붕괴를 통해 만들어진 더 무거운 원소를 초우라늄 원소라고 합니다. 이러한 초우라늄을 만드는 과정이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우라늄 핵분열이며 핵폭탄의 제조원리가 되는 겁니다. 페르미는 이런 이론을 근거로 원자로(nuclear reactor)를 처음으로 만드는 데 성공합니다. 원자로는 맨해튼프로젝트의 핵폭탄을 만드는 데 아주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유대인에 대한 인종차별정책이 날로 극심해지면서 부인이 유태인인 페르미도 신변에 위협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페르미가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결정되자 무솔리니 정부는 페르미가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노벨상 수상식에 가족이 함께 가는 걸 허락합니다. 치밀한 계획도 세웁니다. 1938년 12월 10일 노벨상을 수상한 페르미는 그 상금을 전부 투자해 미국으로 가는 배를 타는 데 성공합니다. 페르미는 마침 그때 미국 뉴욕의 컬럼비아대에서 물리학 교수 자리를 제의하고 있었으므로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로마에서 갖고 온 것은 호주머니에 깊이 간직했던 노벨상 메달이 전부였다고 합니다.
그는 핵폭탄이 만들어진 로스 알라모스(Los Alamos) 수소폭탄 개발 초기에는 컨설턴트로 참가하지만 곧 도덕적인 이유로 온당하지 않다며 불참합니다. 그리고 핵개발에 참가했던 오펜하이머, 이시도르 라비(Isidor Rabi) 등과 함께 핵에너지위원회(Atomic Energy Commission)에 수소폭탄 개발을 중지하라고 강한 압력을 넣었습니다.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Such a weapon goes far beyond any military objective and enters the range of very great natural catastrophes. By its very nature it cannot be confined to a military objective but becomes weapon which in practical effects is almost one of genocide.” “이와 같은 무기는 군사적 목적을 훨씬 넘어 중대한 자연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수소폭탄)의 성질로 보건대, 이는 군사적 목적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효과에서는 인류의 말살무기가 될 수 있다.” 이어지는 대목은 “It is clear that the use of such a weapon cannot be justified on any ethical ground which gives a human being a certain individuality and dignity even if he happens to be a resident of an enemy country…." "이런 무기의 사용은 인간의 개인과 존엄성이라는 윤리적 면에서 볼 때 결코 정당화될 수 없으며, 비록 적국의 사람이라고 해도 이런 무기의 사용이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또한 “The fact that no limits exist to the destructiveness of this weapon makes its very existence and the knowledge of its construction a danger to humanity as a whole. It is necessarily an evil thing considered in any light.” “이 무기의 파괴능력이 끝이 없을 정도라는 사실로 볼 때, 무기의 존재나 그에 대한 지식은 전체적으로 인류에 대한 위협이다. 그것은 어떤 면에서 본다고 해도 엄연한 악임에 틀림없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페르미는 시카고대로 옮깁니다. 유명한 천재 물리학자 페르미가 이 곳으로 오자 세계의 유명한 과학자들이 시카고대로 오게 됐고 학교의 명성이 알려지기 시작합니다. 그 덕에 현재도 시카고대 물리학 프로그램을 따라갈 대학은 별로 없을 정도입니다. “Where are they?” “그들은 어디 있는데?” 이 말은 외계인이 있다는 증거에 대한 이야기로, 페르미 패러독스라고 합니다
“(외계인) 모두 어디 간 건가? 이론적으로 인간은 몇 백만년 후에 은하를 식민지로 정복할 수 있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보다) 더 오래된 문명세계의 우주인들도 똑같이 가능하다. 그런데 왜 그들은 지구를 찾지 않는 걸까?” 페르미의 패러독스에 대해 코펜하겐에 있는 닐스 보어연구소의 라스무스 비욕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페르미의 패러독스에 명확한 답변을 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왜냐하면 외계인들이 지구를 찾으려면 몇 백만년, 아니면 수백억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설명하자면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 건데 외계인의 존재를 따지는 것 자체가 패러독스라는 이야기입니다. 외계인이 없다고 주장하는 페르미의 주장도, 존재하지만 다만 오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릴 뿐이라고 말하는 비욕 박사의 주장도 같은 것이 돼버리는 거죠? 페르미 패러독스는 외계인이 없다고 주장하는 게 아닙니다. 그렇다고 있다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가 도달할 수 없는 긴 시간으로 볼 때 존재와 비존재는 같은 것이라는 철학적이고 역설적인 설명인 셈이죠.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페르미는 시카고대 교수로 재직하며 고에너지 물리학 발전에 모든 것을 바칩니다. 1954년 11월 29일 53세를 일기로 위암으로 세상을 하직합니다. 그의 모친도 위암으로 세상을 등졌다고 합니다. | ||||||||
/김형근 편집위원 hgkim54@hanmail.net |
'진화의 새로운 백터-----진과 밈 > 우주천문·지구·진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환경호르몬으로 인한 수컷의 종말 (0) | 2009.05.19 |
---|---|
성의 종말에 대한 쟁점과 시선-性이 사라진 세상을 상상하다 (0) | 2009.05.19 |
과학자의 명언-제너-"언젠가 우리 인류에게 우두를 생산하는 기술이 전 세계로 확산돼 천연두라는 병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그 때가 오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0) | 2009.05.14 |
과학자의 명언-맥스웰-에너지와 관련해서 말하자면 (문자 그대로) 한마디로 해석(정의)했으면 한다. 모든 에너지는 역학(적) 에너지다. 그게 운동 형태이든, 탄 (0) | 2009.05.14 |
과학자의 명언-파스칼-인간은 자연에서, 그것도 가장 약한 갈대에 불과하다. 그러나 생각하는 갈대다. 우주(자연)는 팔을 뻗어 인간을 때려눕힐 필요가 없다. (0) | 2009.05.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