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 진단이 오히려 암을 부른다? 예에스더 원장, 삼성연 강연 통해 조언 2009년 06월 30일(화)

존 웨인, 게리 쿠퍼, 스티브 맥퀸, 이 세 사람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두 가지인데 하나는 모두 암으로 사망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네바다 사막 인근에서 촬영한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네바다 사막은 1951년부터 1958년까지 모두 97차례에 걸쳐 핵 실험이 실시된 곳이다.

에스더 클리닉의 예에스더 원장은 29일 삼성경제연구소 동영상 강의(www. seri.org 멀티미디어룸 로그인 후 이용 가능)를 통해 “실제로 1954년 선보인 영화 ‘정복자’의 주인공 존 웨인과 수잔 헤이워드, 제작진 대부분이 20년이 지난 후 각각 암, 백혈병으로 연이어 사망했다”고 말했다.

존 웨인의 경우 15년간 폐암, 위암, 장암 등으로 인해, 수잔 헤이워드는 피부암, 유방암, 자궁암, 뇌종양 등으로 인해 사망했으며, 엑스트라로 출연했던 시브위트족 인디언은 암과 백혈병으로 인해 부족 자체가 멸종했다는 것인데,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잔류 방사능 때문”이란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예 원장은 “다소 과장은 있지만 방사능이 인체에 얼마나 해로운지 경계심을 갖기에 충분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봐야 할 내용이 있는데, 건강검진 시 자주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 단층촬영(CT, Computer Tomography) 등 방사선을 이용한 진단장치들이 인체에 과연 안전한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방사선진단장치 사용 후 암 증가

▲ 방사선 진단장치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할 경우 암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은 기사 내 특정사실과 관계없음) 
예 원장은 최근 CT 등 방사선을 이용한 진단장치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고 밝혔다. 2004년 영국 옥스퍼드대는 15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는데, 방사선 검사횟수가 많을수록 암 발병율도 증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는 것.

특히 일본의 경우 암 환자의 3.2%가 순전히 방사선 검사 자체로 인해 암이 발생했다는 결과가 나왔는데, 이는 암을 피하려다 암에 걸린 셈이어서 사회적으로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같은 해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발표한 연구결과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보고한 바 있다고 밝혔다. 복부를 비롯한 전신검사를 CT로 받는 경우 200명 중 1명은 암이 발병하며, 매년 1회씩 30년간 검사를 받을 경우에는 50명 중 1명이 암에 걸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방사선 양을 적게 사용하면 어떤가라는 질문이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2005년 미국국립과학원은 “방사선 양이 적더라도 그 양이 평생 누적되면 암 발병률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더욱이 방사선 양이 어느 정도이면 안전하고, 어느 정도에서 해로운지 그 기준도 모호하다며 가능한 한 방사선 검사횟수를 줄일 것을 권고했다.

미국 케니스 웨스턴 리저브대에서는 만일 유방암 유전자를 가진 여성이 매년 매우 적은 양의 방사선이 노출되는 흉부 X선 검사만 해도 유방암 발병율이 매년 54% 증가한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그래서 단순한 흉부 X선 검사도 1년에 한 번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또 최근 심장질환 진단을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관상동맥 검퓨터촬영(CTCA)을 하고 있는데, 연 1회 촬영을 한다 하더라도, 사용되고 있는 방사선 양은 흉부 X선 촬영 시 사용되고 있는 방사선 양의 약 400배 분량이라고 예 원장은 설명했다.

초음파, 내시경 등으로 방사선 노출 줄여야

심장 진단시 동맥을 뚫지 않기 때문에 통증도 없고, 매우 편하지만, CTCA를 한 후 관상동맥 확장시술(스텐드)을 받은 후 추가검사까지 할 경우, 흉부 X선 촬영과 비교해 약 1천300배 분량의 방사선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으며, 여성의 경우 주로 유방암과 폐암, 남성의 경우 폐암의 발병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 흉부 X선 촬영 사진 
CTCA와 관련, 또 다른 문제점은 촬영 시 관상동맥 협착증세가 보이지만, 이후 조영술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경우도 다반사라며, 이로 인해 실제 질병은 없는데, 불필요한 검사를 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 원장은 그렇다고 해서 CT를 무조건 나쁘게 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CT만큼 복부 종양을 효과적으로 찾아낼 수 있는 검사는 아직까지 없기 때문에 복부 종양 진단 시 꼭 필요한 방법이지만, 방사능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암 조기발견도 좋지만 CT로 지나치게 많은 검사를 할 경우 오히려 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생각할 것을 권고했다. 그리고 되도록 방사선 피해를 줄이는 방법으로 복부 검사 시 복부 초음파를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전문의로부터 복부 초음파를 받을 경우 간, 신장, 비장, 췌장암의 조기 발견에 매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또 위와 대장 검사는 내시경으로 받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40세 이상이면 1~2년에 한 번씩 위 내시경검사를 꼭 해야 하며, 40세에 도달했다면 대장 내시경검사를 받은 후 3~5년에 한 번씩 추가검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추가로 심장질환 진단에 있어서는 전문의와의 상담 후 방사선 노출이 없는 운동부하검사나 부하 심장 초음파검사와 같은 고전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방사선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강봉 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09.06.3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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