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Q, 그것은 패배자들이 즐겨 쓰는 말” 과학자의 명언과 영어공부 (127) 스티븐 호킹 ⑩ 2009년 07월 17일(금)

과학자의 명언 여러분은 IQ를 어떻게 생각하나요? 검사결과가 좋지 않게 나오면 “아, 나는 앞으로 가망이 없어!”라며 상심에 젖거나 공부를 포기하는 어리석은 행동은 결코 하지 않겠지요? IQ가 어떤 잣대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논란이 많습니다.

▲ 호킹 박사는 새로운 블랙홀 이론을 통해 우주물리학을 대중화시키는데 앞장섰다. 신체적 장애에도 불구하고 TV출연도 마다하지 않았다. 
의과대학을 들어가라는 부모의 권유를 뿌리치고 수학의 길을 선택하려다 물리학을 전공하게 된 그도 학교성적으로 볼 때 우수한 학생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평범했다고 할까요? 그러나 호기심과 의문을 풀려는 노력은 대단했죠.

그래서 학문에는 자기만의 집착(執着)이 있어야 합니다. 더구나 과학의 길은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한 아집(我執) 속에서 남들이 결코 끼어들 수 없는, 자신만이 누릴 수 있는 행복감에 젖는 일이 바로 과학자의 보람입니다.

2004년 12월 미국 뉴욕타임스(NYT)의 기자이자 문화비평가로 유명한 데보라 솔로몬(Deborah Solomon)이 호킹 박사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당신은 우주물리학에 대단한 업적을 남겼습니다. 사람들은 당신을 천재로 생각합니다. 그러면 IQ는 얼마 정도 되는지요?”

그러자 호킹 박사는 주저하지 않고 이렇게 대답합니다. “I have no idea. People who boast about their IQ are losers. 잘 모릅니다. 저는 IQ를 자랑하는 사람들은 패배자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단한 이야기죠?

기자가 다시 물었습니다. “미안하지만 당신은 일반 사람들과 달리 지체장애가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꿈과 희망을 불어넣어주고 있습니다. 인생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재미있고 살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지요?”

그러자 호킹 박사가 다시 간단하면서도 명료하게 대답합니다. “Life would be tragic if it weren’t funny. 만약 재미가 없다면 인생은 비극이 아니겠어요?” 재미가 없다면 굳이 살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또 재미있게 얼마든지 살 수 있다는 이야기죠.

“재미가 없다면 인생은 비극이죠”

과학과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비단 호킹 박사의 전공인 우주물리학뿐만이 아닙니다. 생명과학, 나노 등에서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마치 브레이크가 터져버린 기관차의 질주와 같습니다.

여러분은 이렇게 발전하는 과학기술을 어떻게 생각합니까? 단순히 우리에게 편의를 가져다 줄 것으로만 생각합니까? 인간유전자 해독은요? 주민등록번호만으로도 여러분에 대한 모든 신상정보를 알 수 있는 시대입니다.

그런데 만약 여러분의 생물학적 비밀까지 담겨 있는 유전자를 다른 사람이 해독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셨나요? “나는 집안에 유전병이 없으니까 떳떳하고, 그래서 좀 유출된다 해도 큰 걱정은 없어!”라며 안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물론 호킹 박사가 여기에서 염려하는 것이 그런 종류는 아닙니다. 그러나 과학의 맹점을 지적하고 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과거 인류의 생존에 커다란 이익을 주었던 과학이 인류를 공격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통일장이론은 물리학의 과제

▲ 광활한 우주. 우주는 어디에서 태어나 어디로 가는가? 그리고 어떤 법칙에 의해 움직이는가? 바로 물리학이 풀어야 할 숙제다. 
현대 물리학의 과제는 자연의 법칙을 주도하는 여러 가지 힘들(forces)을 하나로 설명하려는 통일장 이론에 있습니다. 물리학의 희망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호킹 박사 같은 경우는 양자역학을 상대성이론에 접목시킨 하나의 이론으로 만들려고 애를 쓴 학자죠.

“It has certainly been true in the past that what we call intelligence and scientific discovery have conveyed a survival advantage. It is not so clear that this is still the case: our scientific discoveries may well destroy us all, and even if they don’t, a complete unified theory may not make much difference to our chances of survival.

♦convey: <물건, 승객 등을> 나르다, 운반하다(transport) convey drugs to a prison inmate 재소자에게 마약을 나르다. <소식, 통신, 용건을> 전달하다(transmit), 알리다(communicate). <소리•열 등을> 전하다, <전염병을> 옮기다. convey the expression of grief to a person ~에게 애도의 뜻을 전하다. <재산을> 양도하다(transfer) convey one’s property to a person ~에게 재산을 양도하다.

♦unified theory: (물리학)통일장 이론. 정확하게는 unified theory of field라고 한다.

소위 우리가 지식과 과학적 발견이라고 부르는 것들이 과거에는 인류의 생존에 이득을 가져다 주었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그것들이 지금도 여전한지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다. 우리의 과학적 발견들은 우리 모두를 파괴해버릴 수도 있다. 또 설사 다 파괴하지 않는다 해도 완전한 통일된 이론(통일장이론)은 인류의 생존기회와는 별 상관이 없다”

뒷부분이 약간 이상합니다. 원자폭탄과 같은 핵무기를 비롯해 인간이 앞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많은 미생물체들이 인류를 파멸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 새로 떠오르는 나노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는 과학자들도 있습니다.

통일장이론은 중요합니다. 그렇다고 과학자들이 목을 매다시피 그렇게 애타게 찾고 있는 과학적 발견의 하나인 이 이론이 인류를 위험에서 구해주지는 않는다는 뜻으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어지는 대목입니다. “However, provided the universe has evolved in a regular way, we might expect that the reasoning abilities that natural selection has given us would be valid also in our search for a complete unified theory, and so would not lead us to the wrong conclusions.

♦provided: ~을 조건으로 하여(that...), 만일 …이라면(if). I will come provided (that) I am well enough. 건강이 괜찮으면 오겠습니다.

♦valid: 근거가 확실한, 정확한, 정당[타당]한 a valid conclusion 타당한 결론. 유효한, 효과적인(반대. invalid) a valid remedy 효과적인 치료. a valid contract 합법적인 계약

그러나 우주가 일정한 방법으로 발전해 왔다면 자연선택이 우리에게 준 탐구능력은 완전한 통일장이론을 찾아내는 데도 유효하게 사용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를 잘못된 결론으로 이끌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통일장이론을 발견하게 될 것”

이처럼 통일장이론은 물리학의 과제입니다. 사물의 이치와 자연의 법칙을 캐는 것이 바로 물리학의 숙제이기 때문입니다. 좀 어려운 이야기이지만 통일장이론에 대한 그의 이야기를 더 이야기를 들어보죠.

“Even if there is only one possible unified theory, it is just a set of rules and equations. What is it that breathes fire into the equations and makes a universe for them to describe? The usual approach of science of constructing a mathematical model cannot answer the questions of why there should be a universe for the model to describe. Why does the universe go to all the bother of existing?

♦equation: 동등하게 함, 균등화, 평형 상태. 방정식, 등식, 오차. chemical equation 화학 방정식 equation of the first (second) degree 1(2)차 방정식 simultaneous equations 연립 방정식 identical equation 항등식. personal equation (관측상의) 개인 오차, the equation of the equinoxes 춘분•추분의 주야 시차(時差)

설사 오직 하나의 가능한 통일장이론만이 있다 해도 그것은 결국 법칙과 방정식의 한 세트에 불과하다. 불을 방정식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방정식이 묘사하는 대로 우주를 움직이는 것은 무엇인가? 수학적 모델을 통한 통상적인 과학적 접근방법으로는 그 모델이 묘사하는 우주에 대한 설명을 할 수 없다. 왜 우주는 모든 것을 성가시게 하는가?”

“통일장이론은 수학적 모델만 갖고는 불가능”

▲ 통일장이론은 자연의 법칙을 이루는 힘들의 원리를 하나로 설명하려는 이론이다. 
좀 어려운 말이죠? 쉽게 가자면 불을 방정식으로 만든다고 할 때 수학만 갖고는 안 되는 것처럼 우주의 법칙을 설명하는 데는 단순한 수학적 모델 외에 다른 것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 같습니다. 그래서 우주(법칙)는 우리들을 괴롭히고 있다는 말인 것 같습니다.

통일장이론이 중요한 만큼 한마디만 더 들어보죠. 그가 앞으로 과학자들이 발견하게 될 통일장이론에 대해 내린 결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If we do discover a complete theory, it should in time be understandable in broad principle by everyone, not just a few scientists. Then we shall all, philosophers, scientists, and just ordinary people, be able to take part in the discussion of the question of why it is that we and the universe exist. If we find the answer to that, it would be the ultimate triumph of human reason — for then we would know the mind of God.

만약 우리가 완전한 이론(통일장이론)을 발견한다면 그 이론은 넓은 의미에서 소수 과학자들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이론이라야 한다. 우리는 과학자들뿐만 아니라 철학자, 그리고 일반 사람들도 우리와 우주의 존재 이유를 둘러싼 의문에 대한 논쟁에 다 함께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가 (논쟁 끝에) 그러한 의문에 대한 해답을 얻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인간 이성의 최종적인 승리다. 왜냐하면 그때 우리는 신의 마음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통일장이론은 어느 누구도 이해할 수 있어야”

정말 재미있는 결론입니다. 그야말로 호킹 박사다운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과학자들이 그렇게 끙끙 앓고 있는 통일장이론이 일반 사람들도 알 수 있을 정도 쉬울 수 있을까요? 통일장이론은 발명하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거라고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발명은 아주 공부를 많이 한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거지만 발견은 길 가다가 지갑 줍는 것처럼 쉬울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호킹 박사는 혹시 과학자들이 애타게 찾는 통일장이론이 우리 곁에 있었는데 지나쳐 버린 것은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합니다.

어쨌든 통일장이론은 자연과 우주의 법칙, 자연과 우주의 섭리를 하나의 원리로 설명하는 이론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모든 법칙과 섭리를 하나님의 뜻으로 귀결(歸結)시키면 간단하고 좋지 않느냐고요? 사실 통일장이론을 신과 결부시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앞서 우리가 보았지만 호킹 박사는 신 또는 신의 뜻을 과학적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적어도 종교를 통해 우리가 알고 있는 신은 그가 우주 물리학에서 생각하는 신과는 다르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 그는 교회도 나가지 않는 무신론자냐고요?

“I think computer viruses should count as life. I think it says something about human nature that the only form of life we have created so far is purely destructive. We’ve created life in our own image.

나는 컴퓨터 바이러스도 생명체로 간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컴퓨터 바이러스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 뭔가를 이야기하는 것 같다. 우리 인간이 이제까지 유일하게 창조한 유일한 생명체가 대단히 파괴적이라는 것이다. 인간은 인간의 이미지로 생명체를 만들었다.”

“인간이 파괴적이기 때문에 인간이 만든 컴퓨터 바이러스도 파괴적”

▲ 호킹 박사는 인간이 유일하게 창조한 생명체 컴퓨터 바이러스는 창조주 인간을 닮아 파괴적이라고 말했다. 물론 비유가 섞인 이야기로 포악한 인간성을 꼬집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컴퓨터를 공격해서 심지어 마비시키는 컴퓨터 바이러스의 공해에 살고 있습니다. 호킹 박사의 주장은 마치 하나님이 자신의 형상으로 인간을 만들었듯이 인간 또한 인간의 형상으로 컴퓨터 바이러스를 만들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잔인하기 이를 데가 없다는 거죠.

그렇다면 창조주도 잔인하다는 건가요? 그가 주는 교훈이 무엇인지를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한 달 전 호킹 박사가 상당히 위독해서 병원으로 실려 간 후 별다른 소식이 없습니다. 1942년생이니까 올해 우리나라 나이로는 67세인가요? 대지 위에 숨쉬고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에게 많은 꿈과 희망을 선사하는 과학자입니다. 호킹 박사를 마무리 하면서 그 분의 쾌차를 기원합니다.

*다음 회부터는 진화생물학자이자 무신론자로 요즘 서점가를 달구고 있는 영국의 찰스 도킨스 교수가 소개될 예정입니다.

김형근 편집위원 | hgkim54@naver.com

저작권자 2009.07.1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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