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인성+전문성=글로벌 인재? 조벽 동국대 석좌교수, 글로벌 창의포럼서 주장 2009년 07월 23일(목)

▲ 22일 교과부 대회의실에서 제1회 글로벌 창의포럼이 진행됐다. 
“글로벌 인재는 창의성, 인성, 전문성을 고루 갖춰야 한다”

22일 교과부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제1회 글로벌 창의포럼에서 조벽 동국대 석좌교수가 한 말이다. 조 교수는 포럼에서 ‘창의인재 양성과 교사(학교)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명문대 한인학생 10명 중 4.4명 중퇴’라는 충격적 기사를 서두부터 제시한 조 교수는 “글로벌 창의적 인재는 여유와 튼튼한 기초지식, 긍정적 자세, 호기심, 모험심 등을 가지고 있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양성되는 인력들은 교과서 지식에 매달리며 실패 공포증과 정답 신봉에 매몰돼 있다”고 비판했다. 조 교수는 “초중고 12년 내내 시험만 생각하면서 자란 학생들로부터 거시적인 안목과 먼 미래를 생각하는 인재를 기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이어 글로벌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한 교사(학교)의 역할을 논하며 “모든 교사는 일주일에 단 한 수업만이라도 학생들이 학습의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능은 있으나 관심사가 없는 것은 마치 표적 없는 화살과 같다는 것이다. 조 교수에 따르면 오늘날 세계 최고 부자이자 자선가로 유명한 빌 게이츠도 중학생 때는 그저 그런 문제아에 지나지 않았다고 한다.

“퍼지 사고력이 창의적 인재의 조건”

일반 사고력과 다른 퍼지 사고력도 창의적 인재의 필수 조건으로 거론됐다. 일차원적, 평면적, 수렴적, 닫힌 사고, 흑백논리가 일반 사고력이라면, 퍼지 사고력은 다차원적 사고, 입체적 사고, 발산적 사고, 열린 사고, 양면성을 뜻한다.

조 교수는 “창의력을 학생들에게 요구만 하지 말고 허락하라”면서 “창의력은 창의력을 지닌 사람과 창의력이 발휘될 수 있는 환경(리더십)이 존재할 때 가능하다. 창의력을 지닌 사람을 이해해주고, 보호해주고, 그들의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학생들로부터 대답만 요구하지 말고 질문을 유도하라”고 덧붙였다.

2006년 KAIST 과학영재교육연구원이 8년간 KAIST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과학 영재의 진로의식’설문과 ‘과학고 졸업생 진출현황’ 조사에 따르면 KAIST 신입생들 과학자나 교수를 희망하는 학생은 절반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희망 직종으로 의사·공무원을 대답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가장 심각한 교육 문제는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청소년의 꿈마저도 주입시키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제 학교에 머리(Intelligence)만이 아니고 가슴(Passion+Commitment=꿈)도 함께 있는 학생들이 번창할 수 있도록 리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누군가는 인성 교육을 책임져야”

이어서 발표는 인성의 중요성으로 진행됐다. 인간발달 영역에는 교과목, 언어, 수리 등의 인지 영역(지식, 기술), 사회, 문화, 정치 등의 가치 영역(가치, 태도), 도덕과 윤리, 자기개념, 내적관계, 대인관계 등의 행동 영역(자아 정체성, 관계 체계)이 있다.

조 교수는 “학원강사의 관심 영역은 교과목, 언어, 수리에만, 일부 교사와 정치인의 관심 영역은 가치 영역에만, 전문 학회의 관심 영역은 교과목에만 집중돼 있다”고 지적하며 “글로벌 인재의 핵심 요소인 인성 교육을 누군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땅같이 단단한 전문성을 기반으로 일을 주도할 수 있는 실력인 창의성, 일에 대한 실력인 전문성, 일을 할 수 있게끔 해주는 실력인 인성을 고루 갖춘 사람이 글로벌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라고 강조하며 발표를 마쳤다.

김청한 기자 | chkim@kofac.or.kr

저작권자 2009.07.2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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