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의 명언과 영어공부(58)
피보나치

▲ 레오나르도 피보나치.  ⓒ
“A certain man put a pair of rabbits in a place surrounded on all sides by a wall. How many pairs of rabbits can be produced from that pair in a year if it is supposed that every month each pair begets a new pair, which from the second month on productive?”

“한 사람이 사방이 모두 벽으로 둘러싸인 곳에 토끼 한 쌍을 넣었다(기르기 시작했다). 한 쌍이 매달 한 쌍을 낳는다고 가정한다면 12개월이 지나 1년이 되면 총 몇 쌍의 토끼가 생길까? 새로 낳은 한 쌍은 두 번째 달부터 계속해서 다른 한 쌍을 낳을 수 있다.”

-피보나치(1170~1250): 이탈리아 출신의 수학자, 정수론 학자-

자연을 이루는 수의 체계

많이 들어 본 이야기죠? 이 이야기는 수학자 피보나치(Leonardo Pisano Fibonacci)가 그의 저서 Liber abaci에서 그가 발견한 수열을 설명하기 위해 문제를 제기한 이야기입니다. 그의 수열은 자연을 이루는 수의 체계와 같다고 해서 ‘신이 만든 공식’이라는 이야기도 합니다.

“It has long been said that the Fibonacci numbers are Nature’s numbering system and apply to the growth of living things, including cells, petals on a flower, wheat, honeycomb, pine cones and much more.”

“피보나치 수열은 오랫동안 자연을 설명하는 수이론(체계)으로 세포, 꽃잎, 밀, 벌집, 솔방울 등 살아 있는 생명체가 성장하는 모습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이다.”

피보나치가 젊었을 때 아버지가 운영하는 토끼 농장에서 머무르게 됐습니다. 토끼를 대규모로 길러서 뭐 하려고 농장까지 있느냐고요? 대답은 간단합니다. 가죽은 옷으로 만들고 고기는 먹으려고 하는 거죠

지금은 대규모로 키우는 양에게 밀려 토끼 농장이 대부분 사라졌으나 옛날에는 토끼가 더 인기 있었습니다. 가죽도 더 질이 좋아 부드러우면서 느낌이 좋았지요. 그리고 양고기가 일반 서민이 즐겨 먹었다면 토끼 고기는 비싸서 상류층들만이 즐겨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습니다.

지금은 여성의 부와 우아함의 상징이 밍크코트나 목도리가 대신했지만 옛날에는 토끼 가죽으로 만든 옷을 최고로 쳤습니다. 사실 또 만져보면 알 수 있듯이 토끼 털이 정말 부드럽습니다. 그래서 당시에 토끼 농장을 운영할 정도면 상당한 권력가나 재산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토끼는 번식력이 대단합니다. 그리고 거의 병에 걸리지 않고 강합니다. 항상 맹수들의 먹잇감이 되면서 종족을 보전하려면 번식력이 대단해야 하고 생명력이 질겨야 합니다. 그게 먹이 사슬이 존재하게 될 수 있는 이유입니다.

▲ 토끼의 번식에서 발견한 피보나치 수열.  ⓒ

피보나치가 이 농장에서 머물면서 지내던 어느날 토끼가 새끼를 낳고 번식하는 과정을 보면서 다음과 같은 문제에 흥미를 갖게 됩니다. 서두에 나온 명언과 같은 내용입니다.

“가령 갓 태어난 암수 한 쌍의 토끼를 사육한다고 하자. 그리고 새로 난 토끼 한 쌍은 두 달 뒤부터 매달 암수 1쌍을 낳는다면 1년 동안 토끼는 몇 쌍으로 불어 나겠는가?”

문제를 풀어 보죠. "우선 토끼가 갓 태어난 한 쌍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첫 달과 둘째 달에는 새끼 한 쌍 그대로다. 그러나 3개월이 되면 암수 한 쌍이 새끼 한 쌍을 새롭게 나기 때문에 암수 2쌍이 된다. 넷째 달에는 어미 한 쌍이 또 암수 한 쌍을 낳아 총 3쌍이 되고, 5개월이 되면 어미가 또다시 1쌍을 낳고, 새끼도 어른이 돼 1쌍을 분만하면 총 5쌍이 된다.”(그림 참조)

그래서 매달 암수 쌍의 수를 수열로 나열하면 1, 1, 2, 3, 5, 8, 13, 21, 34, 55, 89…로 나타나는데 이것을 피보나치 수열이라고 부릅니다. 이 수열이 주는 수학적으로 주는 의미는 앞의 두 수의 합이 새로운 다음 수가 됩니다. 다시 말해서 2+1=3, 3+2=5, 5+3=8, 8+5=13으로 되는 거죠.

같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지만 수열을 거꾸로 본다면 뒤의 수에서 앞의 수를 빼면 새로운 수가 됩니다. 예를 들어 34-21=13, 21-13=8, 13-8=5, 8-5=3, 5-3=2라고 할 수 있습니다.골치가 아플지 모르지만 참 신기합니다.

수학은 자연현상의 패턴을 연구하는 학문

수열도 그렇지만 수학은 원래 자연현상에서 일어나는 패턴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그러한 패턴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때 훌륭한 수학이론이 탄생하는 겁니다. 자연은 수학이라는 언어를 통해 서로 이야기합니다. 자연이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지를 알기 위해서 수학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죠.

무질서하게 보이지만 자연에는 오묘하면서도 정확한 질서가 있습니다. 그 질서는 수학이라는 언어로 나타납니다. 사물의 이치를 탐구하는 물리학에서 수학은 결정적입니다. 천문학도 그렇고, 화학도, 생물학도 그렇습니다. 기초과학에는 수학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A, B, C, D를 모르고 영어에 접근할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 말이 있습니다.“A mathematician is a device for turning coffee into thereoms. 수학자란 커피 속에서조차 정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계(사람)이다.” 헝가리 출신으로 20세기 최고의 수학자로 불리는 폴 에르도쉬(1913~1996)가 한 이야기입니다.

후세 학자들은 피보나치의 업적을 이렇게 평가합니다.“Fibonacci played an important role in reviving ancient mathematics and made significant contributions of his own. Liber abaci introduced the Hindu-Arabic place-valued decimal system and the use of Arabic numerals into Europe.”

이렇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피보나치는 고대 수학을 부흥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고 독창적으로도 중요한 공헌을 했다. Liber abaci를 통해 인도와 아랍의 중요한 십진법을 소개했으며 아라비아 숫자를 유럽에서 사용하는데도 많은 역할을 했다.”

이어서“Few people realize that it was Fibonacci that give us decimal number(Hindu-Arabic numbering system) which replaced Roman numeral system. When he studying mathematics, he used Hindu-Arabic(0~9) symbols.”

“피보나치가 로마의 수체계를 대신하는 인도-아랍의 십진법을 도입한 장본인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는 수학을 공부하면서 인도-아랍 숫자인 0에서 9까지의 숫자를 사용했다.”

로마의 원래 수는 우리가 현재 시계나 서적에서 볼 수 있는 I, II, III, IV…등입니다. 그런데 피보나치가 이러한 로마글자 대신 0, 1, 2, 4….9를 도입한 겁니다.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요?

우선 수학이나, 물리학에 이러한 로마글자로 쓴다고 합시다. 얼마나 복잡하고 힘들겠습니까? 또 로마글자로 억, 백억 등 천문학적 숫자를 나타낸다고 합시다. 어렵지 않겠어요? 그리고 제곱이나 3제곱, 심지어 100제곱 같은 건 더욱 어려울 겁니다.

아버지를 따라 아랍과, 심지어 인도까지 여행했던 피보나치는 우리가 이야기하는 아라비아 숫자의 십진법이 훨씬 더 우수하다고 생각해 유럽, 당시 로마에 도입한 겁니다. 원래 수에서 10을 곱하면서 늘어날 때마다 0을 하나 더 붙이면 되는 아라비아 숫자는 그야말로 간편한 수학이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라비아 숫자가 아라비아가 아니라 인도에서 쓰이고 있는 것을 이슬람 국가들이 가져가 다시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다 아시죠? 다시 말해서 피보나치는 아라비아 숫자를 도입하면서 10진법을 수입했다는 겁니다. 10진법이 왜 간편하고 대단한지는 여러분이 잘 아실 겁니다.

아라비아 숫자와 10진법을 유럽에 도입

이 수열을 한번 보시죠. 2, 21, 2111, 2113, 211231…이렇게 나가는 수열이 있습니다. 무턱대고 나가는 게 아닙니다. 어떤 시스템이 있습니다. 그러면 211231 다음에 올 새로운 수는 뭘까요? 잘 생각해 보시죠. 게임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수열은 수열입니다.

저도 최근 배운 건데 해답을 드리죠. 2가 하나(1)니까 21입니다. 또 21은 2가 하나(1)고 1이 하나(1)이니까 다음 수는 2111이 됩니다. 이제 감 잡으셨나요? 2111은 2가 하나(1)고 1이 셋(3)이니까 다음 수는 2113이 됩니다.

몇 개만 계속해 보죠. 2113은 2가 하나(1), 1이 둘(2), 3이 하나(1), 그래서 211231가 나오는 거죠? 그러면 문제의 해답은 간단합니다. 2가 하나(1), 1이 둘(2), 2가 하나(1), 3이 하나(1), 그리고 1이 하나(1). 그러면 답은 2112213111이 됩니다. 다음에 어떤 수가 올지 이제는 알겠죠?

피보나치 수열을 두고 ‘자연의 공식’, 또는 '신이 만든 공식’이라고 합니다. 자연현상을 수열을 통해 수학이론에 접목시킨 수학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단 토끼의 경우만 아닙니다. 식물의 꽃잎뿐만 아니라 심지어 양의 뿔의 자라는 모습도 그렇다고 합니다.

▲ 대부분의 꽃잎의 수도 피보나치의 수열이다.  ⓒ
‘꽃의 여왕 백합’의 꽃잎은 한 개, 연령초는 3장, 채송화나 딸기는 5장, 코스모스나 모란은 8장이며, 금잔화는 13장입니다. 이는 꽆잎 자체가 태양의 빛을 받아들이고 다른 꽃잎들과의 경쟁에서 이겨 살아 남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다시 말해서 피나보치 수열대로 되면 꽃잎끼리 서로 중복되거나 헝클어지지 않고 햇빛을 잘 받으며 살아갈 수 있다고 합니다. 꽃들 간의 조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큰 뿔양의 생김새도 피보나치의 수열을 닮았습니다. 은하의 소용돌이도 이와 비숫합니다. 나뭇가지가 늘어나는 것도 그렇고 벌집이나 솔방울도 그렇습니다. 살아있는 생명체가 성장할 때 그 수가 피보나치의 수열과 거의 일치합니다.

금융전문가에도 필수인 피보나치 수열

피보나치의 수열은 또 비단 자연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라 인간사회에서도 일어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달러를 취급하는 금융전문가나 증권 전문가에게 피보나치 수열과 황금분할에 대한 공부는 필수입니다. 경기만 좋다고 주식이 올라가는 게 아닙니다. 거기에는 굴곡(up and down)이라는 변동이 있습니다. 그 변동의 주기를 파악하는 데 피나보치 수열을 이용합니다.

우리나라는 땅이 좁아서 그런지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많은 문제를 일으킵니다. 피나보치 수열을 집값 상승과 하락과 연결시켜 보는 것은 어떨까요?

수학은 수학 선생님의 교실이나 연구실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자연 속에 있습니다. 그러한 진리를 우리들에게 보여 준 학자가 ‘중세시대의 최고의 수학자(a Greatest Mathematician of Middle Ages)’ 피보나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정부 관리인 상무관으로 일하면서 피보나치를 데리고 세계 여럿 곳을 옮겨 다녔습니다. 이를 통해 피보나치는 인도의 한 수학학교도 다닐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는 아라비아숫자와 10진법을 도입함으로써 그 이후 유럽의 과학기술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금융분석가에게도 피보나치 수열은 필수다.  ⓒ
/김형근 편집위원  hgkim54@hanmail.net


2007.04.12 ⓒScience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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