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의 명언과 영어공부(59) | ||||||||
란드슈타이너 | ||||||||
“파사데나에서 제가 한 연구의 가능성을 고려해 주신 데 대해 감사 드립니다. 그 아이디어는 대단히 매력적인 것으로 선생님의 협조나 충고가 일리가 있다는 걸 확인시켜 드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1938년 3월 28일 폴링 박사에게 보낸 편지에서 - 란드슈타이너(1868~1943) : 오스트리아의 출신의 생물학자, 의사, ABO 혈액형 발견자 - ‘수다 1순위’는 혈액형 이야기 사람들이 공통적인 화제로, 또 심심풀이 땅콩으로, 가볍게 이야기하면서 모두가 동참할 수 있는 소재가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혈액형에 관한 이야기일 겁니다. 또 남성보다 특히 여성들이 좋아하는 이야기로 '수다’ 대상의 1순위라고도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 남자는 처음 좋은 줄 알았는데 별로 맞지가 않았어. 나중에 보니까 나하고 맞는 혈액형이 아닌 거 있지!”, 또는 이런 이야기도 합니다. “그 남자 사실 별로라고 생각하는데 혈액형은 정말 잘 어울리는 거 있지. 나한테도 잘 해줘. 키도 작고 볼품 없는데 그래도 혈액형이 맞으니깐 좀 사귀어 볼까? 넌 어떻게 생각하니?” 자매처럼 지내는 어떤 단짝이 최근 헤어졌다. "요즘 게네 둘이 헤어진 거 알아? 내가 조사해 봤는데 게네 둘이 혈액형이 상극이래. 아마 둘이 옛날처럼 합쳐지지 못할 거야. 그런데 너하고 나하고는 맞는 혈액형이니?” 친구도 오래 갈려면 혈액형이 맞아야만 합니다.
우리가 아는 ABO식 혈액형에 대해 그렇게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도 그것을 발견한 사람을 기억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다소 무관심한 편이라서 좀 섭섭할 겁니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생물학자며 의사인 란드슈타이너(Karl Landsteiner) 박사가 1901년에 발견했습니다. 그 공로로 1930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습니다. 참고로 간혹 ‘노벨의학상’이라고 쓰는 경우를 발견하는데 정확한 명칭은 노벨 생리의학상(Nobel Prize in Physiology or Medicine)이라고 합니다. 이 상은 세균연구, 또는 유전자연구 등 생물학 분야와 인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획기적인 연구를 한 학자에게 주어집니다. 생물학에 대한 연구는 의학 연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같이 취급하는 거고 ‘노벨 의학상’이나 ‘노벨 생물학상’ 같은 말은 없습니다. 근대 '면역학의 아버지’
“란드슈타이너는 인간면역시스템 연구에 개척자적인 역할을 해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ABO식으로 구분할 수 있는 인간 혈액형을 발견한 공로로 1930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그는 또한 폴리오 바이러스를 발견했고, 매독 검측기도 개발했다.”고 번역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혈액형은 A형, B형,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AB형이거나 O형입니다. 이렇게 4가지로 사람의 피를 나누어 각기 다른 혈액형을 발견한 사람이 란드슈타이너입니다. 무서운 소아마비를 일키는 병원체로 바이러스 가운데 가장 작은 폴리오 바이러스도 발견했고, 피를 검사해 알 수 있는 매독 검측기도 발견하는 등 그가 남긴 업적은 대단합니다. 그의 업적으로 나중에 소아마비 백신인 폴리오 백신(polio vaccine) 개발에 많은 기초를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혈액테스트를 통해 매독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에 매독환자수를 줄일 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후세 역사가는 그의 업적을 기려 그를 ‘The Father of Immunology(면역학의 아버지)’라고 부르는 거죠. 그의 또 다른 큰 업적은 ABO식 혈액형 구분과는 또 다른 Rh 혈액형(Rh factor)을 발견한 겁니다. 노벨상을 받은 후에도 혈액연구에 매달린 란드슈타이너는 동료와 함께 Rh 혈액형을 발견해 무수한 생명을 구하는 데 이바지합니다. 비단 수혈을 필요로 하는 환자뿐만 무수한 산모와 신생아들을 죽음에서 구해냅니다. 어떤 내용인지 대충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Near the end of his career in 1940, he and Alexander S. Wiener discovered the Rh factor, which helped saved the lives of many fetuses with mismatched Rh factor from their mothers.” 해석하자면 “그의 인생경력(목숨)이 막바지에 이른 1940년 그는 위너와 함께 Rh 혈액형을 발견했다. 이러한 발견으로 어머니와 맞지 않은 Rh형(인자)을 가진 태아들의 많은 목숨을 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었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란드슈타이너가 세상을 떠난 것은 1943년의 일입니다. 죽기 3년 전까지도 연구에 매달렸다는 내용이죠. 혈액과 혈청학으로 평생 외길을 걸어 위너는 란드슈타이너가 죽은 후 Rh 혈액형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자로 인정 받습니다. 1935년 위너연구소를 설립한 데 이어 1943년 위너혈청연구소를 설립해 유명한 Rh-Hr식 혈액형을 발견합니다. 혈액형의 유전성, 다른 알래르기성 질환의 유전, 그리고 면역학에 많은 업적을 남깁니다. ABO식 혈액형에 대해서는 다 아실 겁니다. 수혈과정에서 “누구는 받을 수 있고 누구는 받을 수 없다”는 이야기죠. 원래 같은 형끼리 수혈이 가능한데 AB형이라는 이기적인 혈액형은 어느 누구에게나 받을 수 있고, 마음씨 좋은 O형은 누구에게나 줄 수 있는 거죠. 간단한 것 같이 보입니다. 그러나 수혈관계를 설명한 이 이론은 전쟁을 치르면서 더욱더 발전합니다. 인류의 눈부신 과학기술이 서로 죽이는 전쟁을 통해서 급속한 발전을 이룬 게 사실입니다. 현대 과학기술 뒤에는 산업혁명이 아니라 수천만이 희생됐고 엄청난 자연과 환경파괴로 이룩됐다는 것에 토를 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란드슈타이너가 외과의사로 근무하면서 혈청학과 면역학을 공부할 때만 해도 수술환자의 반은 죽어나갔습니다. 의사가 아무리 집도를 잘 해도 마지막으로 수혈이라는 과정이 남기 때문입니다. 혈액의 구분이 없었기 대문에 누구의 피를 받아 수혈해야 할지를 몰랐던 겁니다. 수술의 성공확률을 획기적으로 높여준 사람이 바로 란드슈타이너입니다. 수혈로 인해 어떤 사람은 괜찮고, 또 어떤 사람은 죽어 나가고…이런 혼돈의 와중에 백마 타고 나타난 이 초인이 ABO식 혈액형을 발견해서 인간을 피의 공포로부터 구해낸 겁니다. 피를 빨아 먹는 흡혈귀 드라큘라 백작을 물리치는 십자가보다, 마늘보다도 더 위대한 활약을 하는 거죠. '피의 공포’에서 해방시켜 1868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유명한 기자이며 신문 편집장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비록 여섯 살 때 법학을 공부했던 아버지를 잃었지만 집안은 어느 정도 넉넉해 의학을 공부했고, 성이 다 차지 않아 다시 화학도 공부합니다. 화학에 취미가 많았던 그는 졸업 후 모교인 빈 의과대학의 조교로 일하면서 수술과 같은 외과의학보다 혈액 연구에 매달립니다. 그가 의학의 본류(main stream)가 아니라 지류라고 할 수 있는 혈액과 혈청연구와 같은 임상의학에 일생을 보내게 된 것은 화학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또 학자로서의 주관도 확고했던 것 같습니다. 수술하고 치료하면 돈도 더 벌 수 있었지만 굳이 혈액연구를 선택한 겁니다. 주위의 반대도 많았습니다. 힘만 들고 별 소득은 없는 가장 고약한 분야로 소문이 나 있었습니다. 요즘 같으면 성형외과 같이 돈도 벌고, 또 보기에도 신선하고 깔끔하게 보이는 전공은 아예 쳐다보지 않은 채 혈액연구에만 매달렸습니다. 못 생기거나 신체적 약점이 있는 것도 아닌데 결혼도 41살, 그 당시로 치면 노총각이 아니라 ‘한물 간 나이’에 결혼했습니다. 그저 혈액연구에만 매달린 겁니다. 무모하고 바보스러우리만치, 한 분야에 집착하고 매진할 때 비로소 그 결과를 맺는 겁니다. 과학자에게 이렇게 무모한 고집과 집착이 있을 때 인류를 위한 위대한 작품이 탄생하는 거죠. 간단하게 보이는 ABO식 혈액형은 수많은 목숨을 구했을 뿐만 아니라 세균, 면역, 심지어 생명과학 연구에도 많은 기초를 제공합니다. 요즘 CSI 범죄드라마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DNA과학수사도 혈액형을 발견한 란드슈타이너로부터 비롯됐다는 것은 기억할 대목입니다. “As soon as questions of will or decision or reason or choice of action arise, human science is at loss.” “행동으로 취할 것이냐에 대해 선택하고, 따져보고, 재보는 등의 의문점이 일기 시작하면 그러한 (사람의)과학은 바로 길을 잃고 헤매고 말 것이다.” 과학연구에는 무소의 뿔처럼 용감히 가라는 이야기입니다. 재고 따진다면 그 과학은 끝장이라는 이야기죠. 란드슈타이너가 바로 그런 사람입니다. 버트란트 러셀 경의 이야기입니다.(2편에 계속됨) | ||||||||
/김형근 편집위원 hgkim54@hanmail.net | ||||||||
2007.04.19 ⓒScience 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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