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의 명언과 영어공부(61) | |||||||||||
허블 | |||||||||||
“오감(五感)만 잘 갖춰져 있다면 인간은 우주가 무엇인지를 탐험할 수 있으며 그걸 모험과학(공상과학과는 다른)이라고 부른다.” -허블(1889~1953): 미국 천문학자, 우주팽창 발견자- 허블망원경은 인공위성 허블(Edwin Hubble) 하면 여러분은 뭐가 금방 떠오르나요? 하늘을 관측하는 거대한 허블망원경을 생각하나요? 아니면 나선형 모양이거나 회오리가 소용돌이 치는 듯한 형태의 은하의 사진을 생각하나요? 망원경이나 천문대(observatory)는 보통 산 꼭대기에 있습니다. 그러나 허블 망원경은 산 꼭대기에 있는 게 아닙니다. 인공위성 망원경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공대, 칼텍이라고 하죠. 이 대학이 NASA와 공동으로 쏘아 올린 인공위성으로 우주와 은하의 움직임을 시시각각 보냅니다. 그래서 혹시나, "허블망원경 구경하러 미국 배낭 여행을 가자”라는 말은 잘못된 겁니다. "우주복 입고 허블망원경 보러 우주여행을 가보자”가 맞는 말이죠. 허블이 천문학에서 위대한 업적을 세웠기 때문에 그의 이름을 따서 허블망원경이라고 이름을 지은 거죠. 나선형의 은하수 사진들을 보면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속으로 영원히 빠져들어 갈 것 같을 정도로 매혹적인 모습입니다. 그리고 그 속의 별들과 파랗고 검은 색, 또는 붉은 색들의 조화는 어떠한 미술가도 흉내내지 못할 겁니다. 20세기가 낳은 가장 위대한 천문학자 허블은 외부은하 연구의 선구자로 인정 받고 있으며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증거를 처음으로 제시했습니다. 아마 허블도 은하의 아름다운 모습에 감동 받아 돈 잘 버는 변호사를 팽개치고 하늘과 감미로운 대화를 나누는 천문학자의 길을 걷게 된 게 아닐까요? 그래서 이런 이야길 남기죠. "No one, should go into astronomy without genuine call, and the only way to test a call is by having another calling to be called away from.” “진정한 소명의식(열정) 없이는 천문학에 입문하지 말라. 천문학이 천직인지 아닌지를 알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다른 일(직업)이 자신의 열정에서 멀어졌는지를 확인해 보는 일이다.” 그렇습니다. 허블은 이것저것 다해보다가 그만 두고 천문학에 귀의합니다. 원래 유명한 권투선수 허블은 원래 수학, 물리학, 천문학 등 기초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시카고 대학에서 수학과 천문학으로 학사학위를 받았습니다. 특히 이 대학 교수인 천문학자 조지 E. 헤일의 영향을 받습니다. 그의 가르침에 감명 받아 우주와 은하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됩니다. 중학교 때부터 권투를 시작한 허블은 과학쪽보다 운동에 대단한 재능이 있었습니다. 달리기 등 각종 육상 경기에도 입상을 여러 번 할 정도로 능력이 대단했습니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은 허블을 보며 운동선수로 출세할 거라고 말하곤 했지요. 허블은 전국고등학교육상대회에서 6번이나 우승할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일리노이스 체전에서는 높이뛰기 기록 보유자가 될 정도로 육상에서 재능이 뛰어났습니다.
어쨌든 위대한 천문학자와 권투선수, 뭐 좀 이상하지 않나요? 허블은 체격이 좋은데다 인상은 강했지만 얼굴도 잘 생겨서 여학생들의 인기를 독차지했습니다. 그런데다 시카고 대학은 미국에서도 유명한 명문대학입니다. 링을 사각의 정글이라고 합니다. 남을 때려 눕히지 못하면 대신 얻어 맞아 쓰러지죠. 정글의 법칙은 먹느냐? 먹히느냐?입니다. 그러한 권투를 너무 좋아했고 훌륭한 권투선수로 명성을 얻었습니다. 여기에서 과학자로서의 집념을 키운 건 아닐까요? 허블의 이야기입니다.“Every action of our lives touches on some chord that will vibrate in eternity. 우리 인생의 모든 행동은 종종 영원히 지속될 심금(心琴)을 울리기도 한다.” 약간 생각하면서 읽어야 할 대목입니다. 천문학 때문에 변호사도 그만 두어 변덕스러운 면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졸업 후에는 그렇게 좋아했던 권투와 천문학에서 완전히 손을 뗍니다. 그리고는 영국으로 건너가 옥스퍼드 대학에서 로드 장학생(Rhodes Scholars)으로 법률을 공부해 1912년 학사학위를 취득해 법률가로의 길을 모색합니다. 천문학과 법률이 어떤 관계가 있었나요? 천문학에도 이론이나 법칙이 있지만 법률의 법칙은 다르죠. 과학에서의 법칙은 자연의 질서고 이론인 반면, 법률에서의 법칙은 사람과 사람과의 계약입니다. 또 따지자면 같을 수 있습니다. Law나 rule이라는 게 상식이며, 그 상식이라는 건 자연적인 것과 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영국에서 돌아온 그는 1913년 켄터키 주에서 법률가로 일했으나 싫증을 느껴 그만두었습니다. 다시 특기인 운동이 생각이 나서 인디애나에 있는 뉴 알바니(New Albany) 고등학교에서 체육선생님으로, 그리고 농구 코치로 근무하다가 또 그만 두었습니다. 소명의식(genuine call)이 아니었나 봅니다. 그는 결국 천문학으로 귀향합니다. 나중에 아인슈타인은 허블의 천재적인 업적을 이렇게 높이 평가합니다. "He was unfathomably profound-the genius among geniuses who discovered, merely by thinking about it, that the universe was not as it seemed.” “그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심오한 양반이다. 천재 중의 천재로 (은하에 대한) 사고만으로 우주는 우리가 보는 겉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는 걸 발견한 양반이다.” 여러 방면에 재능이 있었던 허블은 천문학 연구가 천직이라는 걸 알고 모교인 시카고대학으로 돌아와 여키스 천문대(Yerkes Observatory)에서 일합니다. 그러면서 천문학 박사 학위도 받는 거죠. 그런 와중에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났고 운동을 잘하던 그는 장교로 지원합니다. 그런데 전투를 잘 한 건지, 공을 많이 세운 건지 불과 몇 년 만에 소령으로 진급할 정도로 대단히 초고속 승진을 했습니다. 종전 후 카네기재단이 운영하는 윌슨 산 천문대(Mount Wilson Observatory)에 근무하면서 외부은하에 관련된 연구를 시작합니다. 본격적인 연구에 돌입하면서 천재성을 발휘하는 겁니다. “아, 적색으로 이동하고 있다!”
그러면 우주팽창이 뭐냐? 이렇게 생각해 보죠. 망원경으로 우주를 관찰해 보면 가까운 은하는 밝고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데 멀리 있는 은하들은 희미하고 빠르게 멀어지는 것처럼 보이는 겁니다. 또 평소에는 아주 선명하게 잘 보이다가 나중에는 희미하게 보이는 겁니다. 그리고 망원경이라는 걸 통해 볼 수 있는 하나의 ‘화면’에 평소보다 아주 많은 별들이 보이는 겁니다. 이 이야기는 우주가 멀어지고 있다는 말입니다. 멀어진다는 건 결국 팽창하고 있다는 이야기와 동일한 이야기 아닌가요? 멀리 있으면 잘 보이지 않잖아요? 어려운 도식이 많이 나오겠지만 허블이 주장한 우주팽창이론이 바로 이겁니다. 간단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적색이동, 스펙트럼, 허블 상수 등 어려운 말이 등장합니다. 천문학자들은 망원경을 통해 우주를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수학과 물리학을 적용시킵니다. 그 속에서 하늘의 움직임은 우리가 사는 인간사회, 태양을 중심으로 한 지구의 움직임과 다를 바가 없다는 걸 확인하는 겁니다. 물질의 구성과 거대한 우주의 구조가 같다는 걸 보여줍니다. 그래서 “오감만 있다면 우주를 탐험할 수 있다”고 허블이 이야기한 겁니다. “We find them smaller and fainter, in constantly increasing numbers, and we know that we are reaching into space, farther and farther, until, with the faintest nebulae that can be detected with the greatest telescopes, we arrive at the frontier of the known universe.” “성운(외부은하)은 그 수가 계속 늘어나면서 점점 작아지며 희미해지고, 우리는 공간 속으로 더욱더 멀리 도달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러다 최대의 망원경으로 볼 수 있는 가장 희미한 성운에 이르면, 우리는 우리가 알 수 있는(관측 가능한) 우주의 경계선까지 오게 된다.” (우주가 팽창하고 있으니까).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적색이동에 대해 좀 이야기할까요? 천문학자들은 천체를 관측할 때 육안으로 보는 경우도 있지만 분광기라는 걸 사용합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분광기라는 걸 설치해서 그걸 통해 하늘을 쳐다보는 겁니다. 적색이동은 은하가 멀어진다는 것
지금은 점점 사라지고 있지만, 노란 백열등을 가만히 두고 분광기로 보면 일곱 가지 무지개 색 중 노란색이 가장 세게 나타납니다. 그런데 이 백열등을 매우 빠른 속도로 멀어지게 하면 백열등의 색깔이 황색에서 적색으로 이동한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서 은하가 적색이동을 한다는 것은 우리와 멀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이동’이라는 말이 어려우면 변화나 변동으로 해석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It was not that the galaxies were expanding to fill empty space as that space itself was stretching outwards, uniformly, in all directions.” “은하들이 비어 있는 우주를 채우기 위해 팽창한다는 것은 맞는 말이 아니다. 우주 자체가 사방으로, 균일하게 밖으로 뻗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허불이 망원경을 통해 계속 관찰하다 보니까 은하의 스펙트럼이 적색으로 이동하는 걸 알게 된 겁니다. 허블은 은하의 적색이동 정도가 거리가 먼 은하일수록 더욱 크게 나타난다는 것을 알아냅니다. “적색이동이라는 건 멀어지고 있는 거고, 그 멀어지는 정도가 멀리 떨어진 은하일수록 더욱 크게 나타난다는 건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거다”라는 걸 알게 된 거죠. 아인슈타인이 지적했듯이 평범하게 그저 넘어갈 수도 있는 걸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심오한 양반’ 허블이 발견한 겁니다. 그래서 적색이동과 은하와의 거리라는 위대한 공식을 세우고, 그래서 유력한 노벨상 후보도 됩니다. 결국 받지 못하지만 말입니다. 은하들이 우리로부터 얼마나 빨리 멀어지고 있는가(후퇴속도 v)와 은하까지 거리(r)를 연결 지어 공식으로 만든 사람이 허블입니다. 이것을 수학으로 표시하면 이렇습니다. v=Hr, H를 허블상수라고 부릅니다. 노벨상과는 인연이 멀어
“그러면 우주가 계속 팽창한다고 하는데 어디까지 팽창하는 건가? 그러면 달도, 태양도 멀어지는 거 아닌가? 내가 좋아하는 오리온자리, 황소자리도 안 보이게 되는 것 아닌가? 풍선처럼 계속 커지다가 터지는 것처럼 우주도 터지는 거 아닌가? 그러면 다 죽는 거 아닌가?” 그건 저도 잘 모르겠네요. 선생님한테도 물어 보시고 책들도 사방에 깔려 있으니깐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The history of astronomy is a history of receding horizons. 우주의 역사는 멀어지는(후퇴하는) 지평선(들)의 역사다.”재미있는 말인 것 같지 않나요? 사람에게도 그렇듯이 역사에도 인연이라는 게 있습니다. 노벨상도 인연이 닿아야 합니다. 좀 심한 말로 재수도 좋아야 노벨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스웨덴의 노벨상 심사위원회에서는 허블의 '천체물리학에 대한 가치 있는 공헌(valuable contribution to astrophysics)’을 인정해 노벨물리학상을 주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그때는 허블이 죽은 지 이미 3개월이 됐을 때죠. “The Nobel Prize is never awarded posthumously. 노벨상은 (본인) 사후에는 결코 수여하지 않는다.”노벨심사위원회의 철칙입니다. 지대한 공로를 세웠지만 일찍 죽어서 노벨상을 받지 못한 경우도 많습니다. 공부하는 사람들은 건강도 챙길 줄 알아야 합니다. 꼭 노벨상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말입니다. 하긴 우리가 보는 밤하늘(우리은하)을 넘어 외부은하를 탐험하면서 광대무변한 우주와 이야기를 나눈 허블에게 노벨상이 뭐가 그렇게 대단하겠어요? 조그마한 인간들의 덧없고 부질없는 탐욕이고 장난이었겠지요? “노벨상은 항하수(恒河水) 모래 알갱이에 불과해” “He died of cerebral thrombosis on September 28, 1953, in San Marino, California. His wife, Grace, did not have a funeral for him and never revealed what was done with his body—it was apparently Hubble’s wish to have no funeral service and be buried in an unmarked grave, or that he wanted to cremated. As of now, the whereabouts of his remains are unknown.” “그는 1953년 9월 28일 캘리포니아 산마리노에서 뇌혈전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아내 그레이스는 장례도 치르지 않고, 죽은 시신을 보여주지도 않았다. 장례식도 치르지 말고, 이름없는 무덤이 되거나, 화장을 원한 것은 허블의 확실한 소망이었다. 지금까지도 그의 유해가 어디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현대 천체물리학에서 위대한 족적을 남긴 허블은 그의 족적이 남는 걸 한사코 반대한 위대한 과학자입니다. 밤하늘의 별과 은하수가 아니라, 그 저편에 있는 외부 은하를 연구한 탐험가 허블. 65년을 살아온 그의 인생, 권투선수, 그의 위대한 업적, 노벨상 따위는 항하수(恒河水) 모래알갱이만큼이나 조그마하고 부질없다고 생각한 겁니다. 그렇습니다. 허블이야말로 역사상 많은 말을 남긴 어떠한 사상가와 철학자보다 우리에게 뭉클한 감동을 주는 위대한 과학자입니다. 그렇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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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근 편집위원 hgkim54@hanmail.net | |||||||||||
2007.05.03 ⓒScience 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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