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란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히는 과정이다.

이 과정은 누구에게나 즐겁고 행복한 순간의 연속이어야 한다. 칭찬과 격려 속에서의 배움이 있어야 한다. 공부를 하는 순간순간에도 주변의 많은 유혹과 시기, 질책과 절망을 경험하게 된다. 그 때마다 격려가 필요하고, 무사히 한 과정을 마칠 경우 충분한 보상이 뒤따라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실수나 실패는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모든 사람은 실수하면서, 실패를 거울 삼아 배운다. 아무리 뛰어난 천재라도 실수를 하는 법이다. 특히 우뇌형 공부를 하는 아이들에게는 실패란 또 하나의 공부방법이다. 실패를 거듭하면 할수록 우뇌는 단련이 되고 부족한 부분이 채워지게 된다.

 

이러한 실패 때문에 상처 받은 아이들은 자신의 우뇌를 가두기 시작한다. 창의적인 생각은없다. 오로지 살 길은 좌뇌만을 이용하는 것. 배움에 대한 의욕과 열정은 없어지고 실수하지 않게, 부모의 감시망 만을 요령 것 피하는 방법만 익혀 나갈 뿐이다. 오로지 자신만의 세계를 가슴 깊이 품은 채 세상과의 어려운 싸움을 묵묵히 하게 된다.

 

중학교 1학년인 김수용군은 유치원 때까지는 많은 선생님들로부터 영재라는 평가를 받으며 부모를 기쁘게 했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어서는 반복되는 실수 때문에 좋은 성적을 유지하기가 점점 힘들어 지게 되자집중력이 없다”, “욕심이 없다”, “머리가 나빠 외우지도 못한다라는 평가를 받아야 했다. 학년이 올라가서 중학생이 되자 성적은 더 나빠지고, 공부가 힘들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산다고 한다. 학습능력 검사를 해보았더니 결과는 의외로 좋았다. 높은 집중력과 인지력을 가지고 있었고, 학습능력수준도 좋은 상태였다. 다만 우뇌를 주로 사용하는 아이였던 것이다.

 

그러면 어떤 경우에 우뇌형 아이들이 공부를 잘할 수 있을까? 많은 아이들을 상담하면서 구분해 보면 대략 3가지 유형의 아이들이 그래도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

 

첫 번째는 자신만의 공부법을 가지고 있으면서 부모의 적극적인 믿음이 뒷받침 되고 있는 아이다. 주로 부모들은 이렇게 이야기 한다. “아이를 믿어요.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스스로 해결하게 놔둡니다. 주로 격려를 많이 해 주지요.”

 

두 번째는 실수를 용납하지 못하는 부모의 강력한 의지에 이끌려 온갖 잔소리를 들어가며, 창의력을 억제한 채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공부하는 아이다. 이런 부모들의 이유 있는 항변은 다음과 같다. “공부는 다그쳐서라도 시켜야지, 그렇게 라도 하지 않으면 맨날 쉬운 문제도 틀린다니까. 아휴 속 터져!”.

 

세 번째는 부모의 무관심 속에 혼자서 공부하는 방법뿐만 아니라 수 많은 실패를 경험하면서 소중한 탑을 쌓아가고 있는, 홀로 상상력을 키워가면서 성장해가는 아이다. 이런 아이의 부모도 역시 할 말은 있다. “혼자서도 잘 해서 신경도 안 씁니다. 필요하면 말하겠지요.”

 

정말로 우뇌형의 아이들이 창의력이 번쩍이는 상태로 공부를 하고 있다면 이는 부모님의 무한한 관심과 애정어린 격려 때문일 수 있다. 성적이 좋은 두 번째와 세 번째 아이들의 경우는 위험한 외줄 타기를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언제든지 그 줄에서 떨어질 지 모른다. 한 번 떨어지면 스스로 일어설 수 있을 까? 여러 번 반복해서 떨어진다면? 분명 이 두 경우에 해당하는 아이들은 돌이킬 수 없는 자신감의 상실을 맛 볼 것이고, 더 이상 스스로를 일으킬 수 없을 지도 모른다.

 

만일 당신이 우뇌형의 자녀를 둔 부모라고 생각해보자. 당신은 어떤 부모의 역할을 할 것인가?

김수용군의 부모는 두 번째의 길을 선택하신 경우였다. 많은 경우 첫 번째를 선택하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고 알고 계신다. 하지만 대부분의 부모는 두번째와 세번째의 행동을 하게 된다. 왜냐하면 눈 앞에 보이는 성취감에 욕심이 앞서거나 아예 포기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는 데에는 어쩌면 부모에게 가장 필요한, 실수를 인정하는 용기와 스스로 해결할 수 있을 때를 기다리는 인내가 부족해서 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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