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 올바른 지질 공급, 우울증 예방 가능 식품연, 정신건강 증진식품 국제심포지엄 개최 2009년 03월 30일(월)

▲ 잘 가려 먹으면 우울증의 약이 될 수 있는 식품들 

우울증을 포함한 정신질환, 암, 당뇨병, 심장병 등의 난치병을 식생활 개선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27일(금)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한국식품연구원이 주최한 ‘정신건강 증진식품 국제심포지엄’서 일본 기요린 예방의학연구소의 ‘야마다 도요후미(Dr. Yamada Toyofumi)’ 소장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아토피, 암, 당뇨병 등에 이어서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자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고 지적하고 “예전에 없던 질병이 생기는 이유는 식사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신건강을 위한 식이요법'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한 야마다 소장은 “20세기까지는 바이러스가 의학계에서 가장 큰 문제이었지만 현대에 와서는 세포 기능의 변형으로 인한 질병 소식이 의학계에서 돌고 있다”며 “물, 공기, 먹거리 등에 변화가 오면서 이런 문제들이 생긴 것인데 그 원인 중의 하나가 바로 지질(기름)”이라고 주장했다.

병의 원인은 대부분 세포 기능의 퇴화 및 변성에 의한 것으로 세포가 정상적인 기능을 하려면 당질, 지질(oil), 비타민, 미네랄 등의 영양소가 올바르게 보급돼야 한다는 것.

이 중 지질은 60조 개로 이뤄진 인체 세포의 구성성분인 세포막의 재료로서 체내 환경을 안정화시키는 막중한 역할을 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자신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포도당과 미네랄을 요구하지만 그보다 뇌는 지질이 가장 많고 올바른 지질을 요구하는 장기로서 정신건강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영양소라는 것이 야마다 소장의 설명.

우유 섭취 많아졌는데도 골다공증 환자 오히려 늘어

야마다 소장은 “한국에도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 사고 등이 많지만 일본도 30년 만에 가장 우울증이 높은 나라가 됐다”며 “스트레스나 외부의 영향에 의해서 쉽게 우울증에 걸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이 병을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이 됐기 때문이며 그 원인에 지질이 있다”고 강조했다.

야마다 소장은 그 사례로 담배와 폐암의 관계에 대해서도 관심을 끄는 주장을 했다.

“담배를 피우면 무조건 암에 걸리나?”라고 반문한 야마다 소장은 “과거에는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많았지만 암에 걸리는 일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며 “하지만 지금은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적은 데도 암환자는 급격하게 늘고 있다”고 주장했다.

▲ 일본 기요린 예방의학연구소 야마다 도요후미 소장 
야마다 소장에 따르면 그 이유는 담배의 영향보다 암을 생성시킬 수 있도록 몸의 환경이 바뀌었기 때문이며 그 원인 중에 지질의 영향이 크다는 것. 그는 칼슘 섭취를 위한 우유의 지나친 권장에 대해서도 다른 견해를 피력했다.

야마다 소장은 “중년기 여성들에게 흔하게 나타나는 골다공증의 경우, 칼슘 섭취를 위해 우유를 비롯한 유제품을 적극 권장하는 말들을 많이 한다”고 말하고 “나는 그런 견해의 반대 입장에 있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인체 내에서 필요한 양의 칼슘은 섭취되고 남는 것은 혈관에 그대로 남아 각종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것이 그의 주장.

뿐만 아니라 과거 50년 전의 일본에선 하루에 300mg의 우유밖에 섭취하지 못했지만 뼈가 약해지는 일은 없었던 반면에 50년이 지난 지금은 하루에 600mg 이상의 우유를 마시지만 골다공증 환자는 오히려 늘고 있다는 것이 야마다 소장의 지적.

그 원인에 대해 야마다 소장은 “지금의 소들은 매우 고단백의 사료를 먹고 자라기 때문에 임신 중에도 젖을 짤 수 있을 정도다”며 “골다공증은 칼슘의 부족에 의해서 오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사육된 소들의 우유에 뼈를 녹이는 성분이 들어 있어서 뼈의 산성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골다공증이 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모든 동물들이 다 자라면 젖을 먹지 않는데 사람만이 성인이 돼서도 우유를 먹는 일은 생각해볼 일이다”며 “정제되지 않은 포도당 섭취, 칼슘이 아닌 마그네슘(Mg) 등의 미네랄 섭취, 올바른 탄수화물 섭취 등의 3가지가 식습관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요린 예방의학연구소는 일본인의 식습관에 근거한 예방의학의 개발과 영양프로그램 개발을 목적으로 세워졌으며 야마다 박사가 설립자 겸 소장을 맡고 있다. 또 2008년 12월에 한국에도 번역 출간된 <병에 걸리기 싫다면 기름을 바꿔라>의 저자이기도 하다.

야채의 편중된 섭취도 우울증 불러

이날 심포지엄에는 국내외 다수의 강연자들이 식품과 정신건강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 27일(금) 한국식품연구원이 주최한 ‘정신건강 증진식품 국제심포지엄’ 

‘청소년기의 영양과 정신건강’으로 발제한 수원대 식품영양학과 임경숙 교수는 “2007년도 질병관리본부의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 조사에 따르면 과반수에 달하는 청소년이 우울증이나 스트레스를 경험했고 그 중 23.7%는 자살을 생각해 보았고 이 중 5.8%는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의료기술과 건강교육의 강화에 힘입어 청소년들의 신체적 건강은 많이 증진됐으므로 이제 정신적 건강을 도모할 때”라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정서적 안정을 위해 필요한 첫 번째 영양 성분은 포도당”이라며 “크기에 비해 매우 많은 산소와 에너지를 소모하는 뇌는 포도당에서만 에너지를 얻기 때문에 일정한 혈중 포도당 농도의 유지는 두뇌 스트레스를 줄이는 핵심요인이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식품의약품전문기자 박태균 박사는 ‘식품을 통한 스트레스와 불면의 치유’란 주제발표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음식 섭취로 해결하려는 사람이 많은 가운데 여성들에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지며 이는 최근에 비만율이 급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며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삼가야 할 식습관을 바로 인식하는 일이 스트레스 해소 식품을 찾는 일보다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 영국 프린세스 엘리자베스병원 린 하보틀 (Lynn Harbottle) 박사 
영국 프린세스 엘리자베스병원에서 영양 및 식이요법을 연구하는 ‘린 하보틀 박사(Dr. Lynn Harbottle)’는 ‘식품영양과 우울증’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어류에 많이 들어 있는 오메가-3 지방산은 뇌의 기능과 정신건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린 박사는 섬나라인 뉴질랜드의 경우, 어류 소비가 매우 낮은데 우울증 환자가 많고 반면에 같은 섬나라인 일본의 경우, 어류 소비가 많은 대신에 상대적으로 우울증 환자가 적다고 지적했다.

또 “도시보다 탄수화물의 섭취가 많은 시골의 경우에도 우울증이 심한데 그 이유는 흰쌀밥 위주의 식단으로 인한 티아민의 부족과 다양하지 못한 야채 섭취 때문”이라며 “한국 농촌의 경우처럼 김치를 유일한 야채 섭취의 수단으로 하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린 박사에 따르면 우울증과 관련이 큰 폴산(Folic acid)의 경우, 발효된 야채에서는 매우 수치가 낮아지고 이는 우울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 또 티아민 역시 부족하면 우울증을 부를 수 있다는 설명.

린 박사는 “우울증 예방을 위해 재래식에 의한 식단을 꾸미고 발효식보단 생야채, 생식 등 자연 그대로의 식사법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평소 식사에 폴산과 티아민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인의 적인 스트레스와 우울증. 이로 인한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OECD 국가 가운데 1위다. 정신 건강이 육체적 건강 못지않게 중요해진 이 시점에서 식품은 단순한 먹거리가 아닌 우울증의 예방 및 치료약이 되고 있다.

조행만 기자 | chohang2@empal.com

저작권자 2009.03.3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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