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뇌 - I'm the Brain!!

 

Scientific American 'Intelligence'(Nov.1998) 표지에서

 

 

흔히들 인간의 가장 큰 특징을 들라하면, '창조'를 이야기한다. '만물의 영장'으로서의 인간.


이것을 가능케 한 것은 무엇일까? 과연 무엇이 인간활동을 전영역 즉, 인식,사고, 판단 등의 동적인 의식활동과 다양한 감정, 행동 그리고 더 나아가 고차적 정신세계까지도 담당하는 것일까? 이에 대한 가장 적절한 답은 아마도 '뇌(Brain)'가 될 것이다. 바로 뇌가 있기에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이다.  인간의 뇌는 비록 우리 몸무게의 2%(약1.5kg)가량에 지나지 않고, 신문지 한 장 정도의 표면적, 그리고 한 되 정도의 부피밖에 안된다. 하지만, 인체가 사용하는 총에너지의 70%이상을 소모하는 뇌로 말미암은 무궁무진한 창조력과 상상력은 인간과 다른 생물을 구분짓는 유일한 가치기준이 된다.


우리의 정신과 마음, 행동, 성격이 뇌로부터 나온다는 점은 모두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 되었다. '사람은 곧 그 사람의 뇌다'라는 말도 그래서 일리가 있다 하겠다.


    Brain mapping?


단지 신경세포의 집합체이면서도 고도의 정신활동까지 총괄하는 소우주로서의 뇌는 다가오는 21세기 가장 주요한 연구 주제가 될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러한 분위기는 과학계의 여러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창립당시(1969) 천명에 불과하던 미국 신경과학회는 1995년 회원수 2만에 도달하는하는 미국 최대의 학회가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일본에서도 재현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분위기를 가장 공식적으로 드러난 사례는 1993년 미국립 건강연구소(NIH;National Institute of Health)가 발표한 'THE HUMAN BRAIN PROJECT'라 할 수 있겠다. 미국립 건강연구소(NIH)예하 미국립정신건강연구소(NIMH), 미국립약물 오남용 연구소(NIDA), 미국립노화연구소(NIA), 미국립 유아건강 및 인간발달연구소(NICH/HD), 미국립암연구소(NCI)등과 미국립 과학재단(NSF; National Science Foundation)이 2년여의 준비과정을 거쳐 'THE HUMAN BRAIN PROJECT'를 공표하게 되었다. 이 계획은, 복잡한 뇌의 기본구조와 각종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s), 그들의 수용체(receptors)의 위치, 뇌속에 약물이 결합하는 부위(binding sites), 특정기능을 하는 부위의 정확한 위치작성은 물론  정신질환 때문에 이상이 나타난 뇌부위에 대한 연구 등 뇌와 행동에 대한 총체적인 연구와 함께, 신경과학자와 행동과학자들에게 첨단 정보처리기술을 제공하고 각종 정보의 원활한 교환을 위해 정보기술 연구과 database 구축에도 지원하기로 했다.


앞으로 20여년에 걸쳐서 진행될 'THE HUMAN BRAIN PROJECT'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연구가 바로 '뇌지도 작성(Brain mapping)'이다. 이 뇌지도 작성에는 각종 영상기술을 망라한 정교한 첨단 전자공학 기술들이 모두 동원되어야 가능하다. 다음에서는 뇌의 일반적인 기능과 구조, 신경세포의 작용을 간략하게 알아보고, 현재까지 개발되어 주로 적용되고 있는 뇌활동 측정 원리 및 방법과 함께 그에 근거한 각 영상구성기법의 장단점을 알아보고자 한다.



II. 본 론


   뇌의 구조와 기능

뇌의 구조

 

인체의 신경계는 중추신경계(CNS;central nervous system)와 말초신경계(PNS;peripheral nervous system)로 나뉘는데, 뇌는 척수(spinal cord)와 함께 중추신경계에 속한다.


뇌는 크게, 가장 오래된 후뇌(hindbrain), 뇌줄기(brainstem)의 윗부분을 포함하는 중뇌(midbrain) 그리고 가장 최근에 진화된 대뇌 피질부를 포함하고 있는 전뇌(forebrain) 의 세부분으로 나누어진다.


후뇌는 크게 뇌줄기(brainstem)와 소뇌(cerebellum)로 구성되어 있다. 연수(medulla oblongata)와 뇌교(pons)로 되어 있는 뇌줄기는 5억년 이전 척수가 위로 확대 팽창하면서 형성된 것으로 이부위에는 신체의 호흡과 심장운동을 조절하는 생명중추가 있고, 외부 정보에 대해 우리 의식이 깨어있도록 유지해주는 기능을 가진다. 소뇌는 뇌줄기 뒤쪽에 있는데 평형유지, 신체운동의 미세한 조절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단순한 학습반응을 기억하는 기능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뇌는 수많은 신경경로에 의해 전뇌와 후뇌의 각부위를 연결시켜 준다. 인간의 경우 극히 축소되어 대뇌안의 깊숙히 자리 잡고 있다.


반면 전체 뇌의 가장 큰 부피를 차지하는 전뇌는 대뇌외에도 시상(thalamus), 망상체(reticular system), 변연계등을 포함한다. 변연계(limbic system)는 해마(hippocampus), 편도핵(amygdala), 시상하부(hypothalamus), 뇌하수체(pituitary gland)로 되어있으며, 뇌줄기 바로 위 뇌의 중하부에 고리 모양으로 위치하고 있다. 이 구조는 약 3억년에서 2억년 전에 진화 발전되었다고 하며, 기억을 저장하고, 생체의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체온, 혈압, 심박동, 혈당을 조절하는 기능이 여기에 속한다. 또한 음식 섭취, 싸움, 도망, 유성생식에 관계있는 감정반응을 조절한다.  특히 시상은 전뇌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의식 조절과 함께, 외부로부터 대뇌로 전해지는 모든 정보를 일차로 분석 분류하여 대뇌 피질(cerebral cortex)로 정보를 중계하는 기능을 한다. 


인간의 뇌에서 가장 큰 부분인 대뇌는 두 반구로 나누어지며 각각 반대쪽의 신체를 조절한다. 이 반구는 약 3억개의 신경세포섬유들로 구성된 뇌량(corpus callosum)에 의해서 연결된다. 각 대뇌 반구는 피질로 덮여 있으며 약 2억년 전에 처음으로 우리 조상에 나타났다. 이 피질이야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부위이다. 바로 이 부위를 통해 창조, 이해, 평가, 대화와 이들을 종합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각 대뇌 반구의 피질은 4엽으로 나누어 지는데, 각각의 서로 다른 기능에 관여한다(Fuctional Localization). 전두엽(frontal lobe)은 계획을 세우거나 의사 결정을 하고 목적지향적 행동을 주관하는 곳이다. 두정엽(pariental lobe)각 신체 부분을 부위별로 나누어 조절한다. 후두엽(occipital lobe)은 시각 중추가 있는 부위이며, 측두엽(temporal lobe)은 청각, 인지 및 기억 기능을 담당한다.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우리의 대뇌는 주어진 자극이 무엇인가에 따라 특정 부위가 관여하고 활성화된다. 또한 이를 처리하고 반응하는 과정에서 뇌의 여러 부위가 시공간적으로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뇌의 미세 구조와 신경세포(neuron)

 

 

 

대뇌 피질의 구성요소 - 신경세포(neuron)

 

뇌의 조직은 100억개 이상의 신경세포와 신경교세포(glial cell)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들 세포는 신경조직을 이루는 구조적, 기능적 기본 단위가 된다.  기본적으로 신경세포 많은 가지를 가지고 있으며 이 가지들이 다른 신경세포와 서로 연결되어 신경회로망(neural network)을 형성한다. 가지는 신호를 수용하는 가지돌기(dendrite)와 신호를 다른 신경세포로 전달하는 축색(axon)로 되어 있다. 한 신경세포의 축색은 다른 신경세포가 연결된 부위를 연접(synapse)이라고 하는데, 이곳을 통해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s)이 분비됨으로써, 다음 신경세포로 신경신호가 전달된다(그림 3). 하나의 신경세포는 여러 개의 연접을 이루는데 이들 여러 신호를 세포체(soma)에서 처리한다. 처리된 신호는 세포체의 axon hillock이라는 부위에서 활동전위(action potential;AP)라는 세포막 전위 펄스 형태의 신경신호로 증폭, 생성되어 축색을 통해 전달된다. 이 all or none형태의 신경신호는, 확산(diffusion)과 삼투(osmosis)현상에 의해 Na+, K+ 이온이 신경세포막의 이온통로(ion channel)를 통해 유입되고 방출되면서 세포막 전위에 변화를 일으켜  한쪽 방향으로 전달된다(그림 4). 마치 전선을 따라 전류가 흐르는 것과 같은 양상이라 할 수 있다(이부분은 저의 지난 99-1학기 탐구과제에서 정리한 바 있음).


   뇌기능 분석과 그 원리

 

 

그림 4). 연접(synapse)과  신경신호전달물질(neurotransmitters)

 

 

뇌의 기능을 분석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위에서 살펴 본 신경신호 전달방식을 원리로 하여 측정대상이 되는 뇌 부위에 전극(electrode)꽂고 그 전위의 변화를 살펴보는 것이다. 이 방법은 실제 동물 연구나 초기 인간의 뇌연구에 적용되었다. 하지만 이 방법은 뇌 조직에 물리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측정 부위가 한정되므로 순서적이고 유기적인 뇌기능 연구에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여 뇌의 각부위가 각종 자극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고 각각의 정보를 어떻게 유기적으로 처리하는지 알아내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주로 활용되고 있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신경 전류에 의한  electric potential을 검출하는

EEG(EletroEncephaloGraphy; 뇌전도 촬영)


신경 전류에 의한 자기장을 검출하는

MEG(MagnetoEncephaloGraphy; 뇌자도 촬영)


전자-양전자 쌍소멸에 의해 발생하는 감마선을 영상화 하는

PET(Positron Emission Tomography; 양전자 단층촬영)


신경세포활동에 의해 증가하는 산소소모량의 증가를 영상화 하는

fMRI(fuctional-Magnetic Resonance Imaging; 기능 핵자기 공명영상)


각 방법의 기본원리와 특징에 대해 살펴보자


1) EletroEncephaloGraphy; EEG 

 

 

그림 5). 2차원 EEG 조합 영상의 예

 

EEG는 대뇌 피질에서 발생하는 전기 활성을 분석함으로써 뇌의 기능을 측정하는 영상기술이다. 뇌의 특정 부위의 정렬된 신경세포다발이 활성화될 때 생성되는 국소적인 전류(그림 6 참조)에 의한 전기마당이 머리 표피(scalp)까지 미치는데 이것을 머리 표피에 부착한 전극을 통해 측정하는 방법이다.


전극은 금이나 은, 염화은 등의 전도성 금속으로 되어 있으며 전도성 젤(gel)을 매개로 머리표피에 부착된다. 전극에 의해 감지된 작은 전기 신호(20~100mV)는 증폭되어 그대로 보여 질 수도 있지만, 컴퓨터를 이용한 특정 영상기술에 의해 2차원 또는 3차원으로 영상화할 수 있다. 즉 많은 전극을 특정한 패턴으로 정렬 배치하여 측정한후 몽타주(montage) 기법을 사용, 조합하여 영상화하는 것이다(그림 5).


측정 자료는 다양한 주파수로 나타나는데 각각의 주파수는 각각 뇌의 서로 다른 영역과 정신활동에 따라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또한 EEG는 시간 해상력이 높아 뇌의 활성 변화를 시간에 따라 연속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따라서 기억, 언어, 감정과 같은 인지 과정에 대한 뇌의 유기적 활성 연구를 가능케 한다.


이 방법은 1msec(10-3sec)의 시간분해능(이 값이 높을수록 전위 변화를 연속적으로 측정하는데 용이하다)을 가진다. 그러나 뇌 표피의 주름진 구조로 인해 활성화된 대뇌 피질부위로부터 전극까지의 경로가 굴절될 확률이 높아 공간 분해능(이 값이 작을수록  기능 부위의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있다)을 떨어진다. 머리 표피의 전도도(conductivity)의 다양성 또한 공간 분해능을 떨어뜨리는 한 요인이 된다.


2)MagnetoEncephaloGraphy; MEG 

 

 

뇌신경세포에서의 전류 및 자기 형성

 

 

MEG는 뇌 신경세포다발에 의해 발생한 전류에 근거한 자기마당을 측정한다(그림 6).  이 또한 머리 표피에서 자기마당을 측정하여, 뇌안에 자기원의 세기와 정확한 위치를 찾아낸다. EEG?세포 외부의 전류를 측정하는데 반해 MEG는 세포내부의 전류에 기반한 자기마당을 측정한다.

 

 

 뇌전류에 의한 자기마당 형성

 

 

자세히 알아보면, 앞에서 살펴본 바와 뇌신경세포가 활성화될 때 전류가 흐르게 되는데 이때 비오-사바르의 법칙에 따라 자기장이 생기게 된다(그림 7). 자기마당의 경우 생체 투과율이 공기에서와 거의 같기 때문에 머리 표피 밖에서도 왜곡이나 감쇄 없이 자기 마당을 측정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세기가 지구 자기 마당의 세기의 10억분의 1이하로 매우 미약하기 때문에 이를 측정하기 위해선 고감도의 감지기와 주위에서 발생하는 자기 잡음을 없애주는 장치가 필요하다. 이것이 SQUID(Superconducting QUuantum Interference Device;초전도 양자 간섭장치)이다.


SQUID는 초전도체(superconductor)의 양자적 특성을 이용하여 작은 자기다발의 변화를 측정한다. 두 초전도체를 얇은 부도체 막을 사이로 결합시키면 이 접합 사이로 어느 정도 이상의 전류(임계전류)가 흘러야 그 전위차가 나타나는데 이를 조셉슨 효과(josephson effect)라 한다.또한 초전도체로 고리를 만들고 여기에 자기 마당을 가하여 그 내부로 자기다발이 지나도록 하면, 초전도체는 그 표면에 전류가 흘러 총 자기다발이 항상 일정한 자기다발의 정수배로만 생겨나게 한다. 이러한 현상을 초전도체 고리의 자기다발 양자화(flux quantization)현상이라고 한다.  


SQUID의 본체는 외부 자기 흐름을 모으는 gradiometer라는 초전도체 코일(검출 고리)과 이와 조셉슨 접합되어 있는 또다른 초전도체 고리로 되어 있다. 검출 고리속에 들어가는 자기다발은 고리에 전류가 흐르도록 한다. 이때 자기다발의 크기가 어느정도 이상이 되어야 임계전류 이상의 전류가 다음 초전도체 고리에 흐르게 된다. 뇌자기다발 양자만큼의 미소한 자기다발 기울기 변화에 따라 고리의 전류가 단속되므로 자기다발의 미세한 변화를 아주 예민하게 검출할 수 있다(그림 8 <a>).  


두 개의 검출고리가 있을 경우(2차 graiometer)이는 서로 반대방향으로 전류가 흐를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다. 측정지점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자기 잡음은 두 개 고리에 대해 거의 일정한 크기의 자기마당으로 존재하므로 출력상에는 아무런 신호가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한쪽 코일(검출 코일)이 자기원에 가까워지면 신호가 발생하게 된다. 가까운 검출고리에서 발생한 전류가 먼 검출고리에서 발생한 전류보다 크기 때문이다(그림 8 <b>).  


일정 크기의 자기다발이 검출고리를 통과하는 각도에 따라 그 전위가 달라진다(그림 9). 또한 자기원의 위치가 상대적으로 깊은 곳에 위치할 때 그 전위의 변화폭이 작아진다(그림 10). 전기다발 기울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하나의 자기원에 대해 1차/2차 검출고리를 복합적으로 사용하면 보다 정교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 또한 EEG에서처럼 복합 검출고리를 특정한 패턴으로 정렬 배치하여 측정한후 컴퓨터를 사용하여 분석 조합하면 자기원의 위치 및 크기를 추적할 수 있는 2차원 또는 3차원 영상을 얻을 수 있다(그림 11).


 

 

 

MEG는 EEG와 같이 높은 시간 분해능을 가지고 있어 연속적인 기능 분석이 가능하다. 또한 뇌에 고주파나 동위원소를 전혀 가하지 않는, 원리상 수동적 측정이 행해지기 때문에 인체에 전혀 해가 없다. 무엇보다도 공간분해능이 높아 자기원의 보다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이러한 공간분해능은 대뇌 피질의 몇 mm에만 적용된다. 시상이나 중뇌와 같이 뇌속 깊이 위한 부위에서의 자기다발은 머리 표면에서 극히 작게 나타나 측정이 불가하기 때문이다.

 


각도에 따른  1차/2차 검출고리에서의 자기다발

 

 

 

자기원이 깊이에 따른 자기다발

 

 

 

SQUID array에 의한 측정결과에 이를 바탕으로한 2차원 영상의 예

 


  3)PET(Positron Emission Tomography) 

 

PET에서 사용되는 동시측정 시스템

 

 

PET는 MEG나 EEG와는 달리 신경세포의 전기생리학적 특징이 아닌 산소나 포도당의 에너지 대사에 기반한 영상 기술로, 뇌의 국소적 기능을 보여준다.


뉴런의 활동이 활발하면 할수록 보다 많은 에너지생성을 위해 보다 많은 포도당을 소모한다. 포도당이 뉴런내의 미토콘드리아에 의해 분해되어 연료로 쓰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방사성 동위원소가 첨가된(labeled) 포도당(glucose)을 뇌혈관속에 주입하면,활성화된 뇌부위에 동위원소가 집중하게 된다. PET 스캐너는 이들 동위원소의 방사선을 기록하는 것이다.


자세히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방사성 동위원소 중 양전자(positron;positive electron) 방출 핵종은 핵 내부의 양성자 대 중성자의 비가 높은 불안정한 핵종으로서 이들은 양전자를 방출함으로써 안정화된다.


양전자는 양전자 방출체 핵종의 β+붕괴 과정에서 중성미자와 함께 일정량의 운동에너지를 가지고 방출되어 주변 물질에 있는 전자와 충돌하면서 그 에너지를 잃게된다. 정지상태에 이른 양전자는 전자와 결합하여 180°방향으로 방출하는 511 keV 에너지의 소멸 감마선으로 변환된다.


우선 물, 산소, 이산화탄소, 포도당, 아미노산, 지방산 등의 생체 에너지대사 물질에 특정 방사성원소(18F, 11C,13N, 15O등)를 표지한다. 이때 생성되는 감마선쌍은 뇌를 투과하여 머리를 둘러싸고 있는 고리 모양의 감마선 검출기에 의해 동시 측정됨으로써 방사성 동위 원소의 체내 분포에 대한 공간적 위치 정보를 얻게 해준다. 이 자료는 선상(1차원)의 위치만을 말해 주지만 마주보고 있는 검출기를 여러 각도로 배치함으로써 2차원 평면상에 위치를 재구성할 수 있다. 또한 여과후 역투사 기법을 이용하여 주위의 잡음을 제거한다.


방출되는 감마선이 생체를 구성하는 원자들?충돌하여 산란되거나 생체내부의 깊숙한 곳에서 소멸해 버릴 경우 그리고 생체 대사물질의 대사활동(metabolism)이 지속적으로 진행되어 버리는 경우, 그 정확한 위치를 추적할 수 없으므로 PET영상은 상대적으로 낮은 공간 분해력을 갖는다. 또한 감마선 검출기에는 불응시간이라는 것이 있다. 이는 이전에 검출기에 도달란 감마선 광자가 분석되고 기록되는 동안 다른 감마선 광자가 도달해도 처리할 수 없는 시간간격을 말하는데 이로 인해 스캐너의 대상영역내에 많은 양의 감마선이 방출되면 불응시간이 증가하여 스캐너의 시간 해상력 뿐 아니라 공간해상력 또한 낮아진다.

 PET 영상의 예

 

4)fMRI(Magnetic Resonance Imaging) 


우선 기본원리를 알기 위해 MRI부터 살펴보고자 한다.


*MRI(Magnetic Resonance Imaging)


 

 

양성자의 스핀과 세차운동

 

 

 

정자장이 가하지 않을 때 가했을 때 양성자의 스핀운동

 

 

양성자(proton)와 중성자(neutron)로 구성되어 있는 원자핵은 스핀과 자기모멘트를 갖고 있다. 일반적으로 스핀 축은 제멋대로 배열하고 있지만 일정방향으로 자기마당을 걸어주면 스핀축은 열적평형을 위해 자기마당의 방향으로 정렬하면서 υ= rHo/2π의 주파수로 세차 운동을 한다(그림 14). 이와 같은 세차운동을 라머 세차운동(Lamrmor precession)이라고 하며, 이때의 주파수를 라머 주파수( υ;Lamrmor freq.)라고 한다. 또한 식에서의 r은 물질의 자기 모멘트에 의해 결정되는 핵종 고유의 상수 이다. 식을 통해 라머주파수는 걸어준 자기마당(정자장;Ho)의 크기에 비례함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뇌안에서 외부 자장에 따라 세차운동을 하는 특정 원자핵은 수없이 많이 존재하게 되는데, 일정방향의 정자장하에서 이들의 총 자기모멘트는 각각의 핵의 자기모멘트의 총벡터합 형태로 나타난다(그림 15<b>) 즉 뇌의 특정 부위의 MR신호의 강도는 각각의 핵의 밀도에 함수로 관계지을 수 있다.


MRI에서 사용풔?수소원자의 핵은 스스로가 양성자이며, 하나로 짝을 이루지 못한다. 여기에 정자장이 가해지면 양성자의 스핀 양자수에 근거하여 두가지 에너지 준위를 갖는다. 이 때 이 두 에너지 준위차에 해당하는 주파수(라머주파수와 일치)의 RF를 쪼여주면  이것을 양성자가 흡수하여 낮은 에너지 상태에서 높은 에너지상태로 들뜨게 된다. 이를 공명 흡수라고 하며 이러한 현상이 바로 핵자기 공명이다.  이때 RF를 끊어주면 높은 에너지 준위에 있던 양성자가 흡수한 만큼의 에너지를 방출하면서 다시 낮은 준위로 돌아오게 되는데 이를 이완(relaxation)이라고 한다. 이때 방출되는 에너지 신호를 포착하고 이완시간을 차별화함으로써 MR신호를 검출한다.  이는 이완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정자장의 크기와 비례하는 성질을 이용하는 것이다.


MRI시스템은 크게 정자장 발생장치, shimming coil, gradient coil, 그리고 RF(Radio frequency) coil로 구성된다. 정자장 발생장치는 보통 높은 자기마당을 발생시켜 높은 해상도의 영상과 높은 시간 분해능을 가능케 하는 초전도 자석(super conductive magnet)방식이 많이 쓰인다.  RF coil은 고주파의 발신과 생체에서의 MR신호를 수신하기 위한 코일이다. shimming coil은 정자장 내부에 위치하여  낮은 자기 마당을 만들어 냄으로써 정자장의 비균일성을 부분적으로 보정하는 역할을 한다. gradient coil은,  MRI에서는 2차원 또는 3차원 영상을 구성할 수 있도록 하는데, 우선 관심 대상이 되는 단면을 선택한 후 양성자를 라머 주파수와 일치하는 RF고주파로 가하여 자기공명 현상이 일어나도록 한다.  그러나 gradient coil을 이용하면 정자장의 세기를 일정간격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선택된 단면의 수소 원자핵의 라머주파수에 해당하는 공명 주파수를 가해주면 해당 단면의 수소 원자핵만이 공명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z방향의 한 단면에만 특정 크기의 이때 발생하는 라머주파수는 정자장의 세기와 비례하므로  만일 정자장의 세기가 모두 같다면 인체 모든 부분의 양성자가 같은 라머주파수로 공명하게 되므로  공명원의 위치를 파악할 수 없게 된다공명주파수를 가해주었다면 로 그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없을 것이다. x와 y방향에도 같은 방법을 취하면 뇌의 어느 한 부분에서의 특정 위상과 주파수를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MR신호를 분석 변환으로 처리하여야 각각 위치에서 나오는 신호강도를 분리할 수 있게 되어 공간상에서의 위치와 그 크기를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결과  MRI는 상당히 높은 공간 분해능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특징은 단점도 된다. 뇌활동에 직접 연관된 신호 역시 작을 경우 이것이 주위환경에 의한 잡음과 구별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밖에 다른 단점으로,  정자장에 의해 정렬하는 과정에서 뇌안에 이를 방해하는 물질이 확산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물질의 확산은 온도나 조직 구조등 주변환경의 조건에 따라 그 정도가 결정되므로 어느 정도의 보정은 가능하지만 자기 공명신호의 강도를 감소시킬 수 있다. 이는 fMRI의 측정 기본원리가 되기도 한다.

 

 MRI 3차원 영상의 예

 


* fMRI(fuctional-Magnetic Resonance Imaging)

 

fMRI영상의 예

 

 

fMRI는 기본적으로 MRI와 기본원리를 같이 한다. 다른 점이 있다면 MRI의 경우 물분자내의 수소원자 자체의 자기적 성질을 영상화하지만 fMRI는 혈액의 주성분인 hemoglobin에 결합하는 산소원자의 흐름과 양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신경세포가 활성화될 때 연료 산화를 위해 산소를 소모한다. 따라서 특정 뇌부위가 활성화될 때 그 부위에 산소 밀도가 감소하게 된다. 그러다가 일정시간이 지나면 부족된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모세혈관이 평시 수준이상으로 부풀 정도로 혈액이 몰린다. 그런데, 혈액의 주성분이 되는 hemoglobin은 산소를 함유할 때와 함유하지 않을 때 그 자기적 성질이 다르다. 산소를 함유하지 않은 hemoglobin은 상자성적(paramagnetic)인 성질을 갖고 있다.


보통 전자의 자기적 효과로 인해 원자 전체가 자기쌍극자 모멘트를 갖게 되고, 이 역시 정자장이 걸리면 자기장 방향으로 정렬하게 된다. 그러나 분자 구조에 따라 이들은 원자의 진동운동으로 인해 분자를 이루고 있는 원자들 사이에 충돌이 일어나, 애써 이뤄졌던 원자들의 자기 모멘트 정렬은 파괴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성질을 상자성이라고 하며 이때 만들어지는 총 자기모멘트는 작은 값을 가진다. 결국 상자성체에 있어 정렬을 위해 큰 자기마당이 필요하지만,정렬을 깨뜨리는 일은 쉽게 일어난다.


산소를 갖고 있지 않는 hemoglobin 역시 MR신호를 만들어내는 수소원자에 위와 같은 영향을 끼쳐 수소원자의 자기모멘트를 깨뜨리고 따라서 그 MR신호를 약화시킨다. 반면 산소를 함유하는 hemoglobin은 수소원자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아 원래 강도의 MR신호가 나오도록 한다. 결과적으로 활성화되어 산소가 많이 몰린 뇌부위와 그렇지 않은 부위는 차별화된다. 이처럼 fMRI는 BOLD(Blood Oxygen Level Dependence)효과에 기반하여 hemoglobin의 자기적 성질을 이용한다.


위에서 살펴 보았듯이 fMRI는 산소 소비에 따른 뇌의 기능적 영상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해부학적 구조만을 보여주는 MRI와는 다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같은 원리를 공유하므로 fMRI 또한 높은 공간 분해능을 갖고 있음은 당연하다. 그리고  PET처럼 방사성 동위원소를 주입해야 하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fMRI는 신경세포의 활성을 직접적인 방법으로 영상화하는 것이라기보단 산소 요구에 대한 혈관계의 반응을 보여준다. 혈관계의 반응은 동일속도로 진행되지 않아 fMRI영상을 부정확하게 하는 한 요인이 된다. 시간 분해능이 떨어지는 것이다. 또한 뇌의 정맥은 복잡한 구조를 이루고 있어 이미지 처리과정에서 혈관과 혈액이 혼동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MRA(Magnetic Resonance Angiography)라는 방법을 사용하여 혈관만을 이미지한 후 fMRI영상에 비추어 중복 부위를 보정한다.  


  현재 뇌기능 분석에서의 문제점과 해결

 

 

 

 

각종 뇌영상기술의 시/공간 분해능

 

 

인간의 뇌를 조사하기 위한 다양한 영상화 기법은 크게 구조영상화(Structural Imaging)기법과 기능영상화(Functional Imaging)기법의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구조영상화 기법은 뇌의 모양을 보여주는 반면, 기능영상화 기법은 뇌의 어느 부위가 어떤 기능을 수행하는지 또 , 각 부위의 활성이 어떤 순서로 일어나는지에 대한 조사에 사용된다. 지금 현재 구조영상화기법은 MRI로 말미암아 뇌의 구석구석을 매우 세밀하게 그려내는 수준에 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러나 현재까지 우리의 뇌 기능에 대한 지식은, 영장류의 기능적 해부나 우연한 사고를 당한 머리외상 환자에 의한 실험에 의존해 왔다. 이것이 시공간 차원에서 그리 정확치 않은 기능 영상을 제공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또한 우리의 뇌는 주어진 하나의 자극에 대해서만 반응하는 것은 아니다. 일상적으로 주어지는 자극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반응하기 때문이다. ERP(Event-related Potentials;뇌신경에 발생한 생체전위)외에 일종의 잡음이 생기는 것은 바로 이러한 까닭이다. 소위 Inverse Problem이란 이렇게 신경신호가 유일성을 획득하지 못하여 발생한다.


이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특정 자극에 대한 반응을 여러번 반복 측정한후 통계적인 방법을 바탕으로 컴퓨터를 이용하여 잡음을 제거하고  AEP(Averaged Evoked Potentials)를 검출하는 것이다. 통계적인 방법외에도 영상기술에서 기술적 처리(예를 들어 MEG에서 3차 이상의  gradiometer, EEG에서의 3차 전극 등)를 통해 소음을 제거한다. 더 나아가 각 기술을 결합하여 재영상화함으로써 특정자극에 대한 반응 및 처리부위를 보다 정확하게  mapping할 수 있다(그림 19).


III. 결 론 


 

MEG와 MRI를 사용하여 손가락자극 담당 뇌부위를 mapping한 예

 

앞으로의 뇌연구


신경세포가 신경계의 가장 기본단위가 됨을 안 것은 불과 100여전의 일이다. 이전까지 알고 있던 우리의 뇌 기능에 대한 지식은 영장류연구나 머리외상환자등에 의존하여 뇌의 적절한 의미를 제시하지 못했다. 지금 현재에 있어서도, 수십 년전부터 태동한 과학기술의 발달에 따라 뇌의 신비가 벗겨지기 시작했다고는 하지만 부족한 점이 많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남아있는 과제는 무엇인가? 많은 난제가 산적해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뇌를 포함한 신경계의 진화 및 발생과정, 신경회로망의 작동메커니즘, 그리고 마음(mind)의 의미등이 가장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다. 특히 인간의 감정, 의지 ,동작, 심상, 사고, 언어, 의식, 학습, 기억 등과 같은 인지 기능의 메커니즘은 마음을 생물학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선결되어야 할 과제로 보인다. 인간의 고차원적 인지과정은 앞에서도 살펴보았듯이 대뇌의 피질에서 주로 수행되고 있고,  뇌지도 작성 이에 중점이 맞춰져 수행되고 있는 경우가 있다(그림 20).

 

 

인지과정(그림 이름짓기)에서, 각 뇌부위에서의 뇌자기의 변화(MEG+MRI)

 

 

뇌를 진정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분자 단계부터 행동 및 인지의 단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보의 통합이 요구된다. 그러나 각 단계마다 정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전문화되어 각 단계별 연구자들이 뇌에 대한 통합적 시각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뇌연구에서는 학제간 연구가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분자 신경생물학, 행동신경과학, 계산신경과학 등 새로운 분야를 포함하는 신경과학의 영역은 계속 확장되고 있다. 분자생물학에 의해 분자수준에서 일어나는 뇌의 기능이 지속적으로 밝혀지고 있다. 특히 계산신경과학은, 뇌를 입출력 연산을 수행하는 컴퓨터로 보고 신경계의 정보처리 기능을 모델링하는 분야로, 컴퓨터과학의 발전과 함께 뇌연구의 핵심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에는 근본적인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 생물학 뿐만 아니라 수학, 물리, 공학 등에서의 정량적 도구, 기본적 이론, 그리고 전산과학 및 인공지능 분야에서의 정보처리 등과 관련된 개념들을 통합하는 새로운 패러디임이 형성되고 있다. 고도의 정신활동까지 총괄하는 소우주로서의 뇌는, 이렇게 여러 의미에서, 다가오는 21세기 가장 주요한 연구 주제가 될 것이다.


   요약


인간의 뇌는 단순히는 신경세포의 집합체 일뿐이지만 인간활동을 전영역 즉 호흡, 수면과 같은 기본적인 생명활동에서부터 고차적 정신세계까지를 담당한다. 이러한 뇌의 기능은 국소화되어 있다. 뇌의 특정 부위가 특정한 기능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이전까지 우리의 뇌 기능에 대한 지식은 영장류연구나 머리외상환자등에 의존하여 뇌의 적절한 의미를 제시하지 못했다. 그러나 생물학, 물리학, 컴퓨터 과학의 발전에 따라 인체영상기술이 발달함에 힘입어 현재 뇌의 보다 정확한 해부학적 기능을 알기 위해 뇌지도작성(brain mapping)이 시도되고 있다. 현재 이 연구활동과정에서 사용되는 주요 뇌영상기술로는 신경 전류에 의한  electric potential을 검출하는 EEG(EletroEncephaloGraphy; 뇌전도 촬영), 신경 전류에 의한 자기장을 검출하는 MEG(MagnetoEncephaloGraphy; 뇌자도 촬영), 전자-양전자 쌍소멸에 의해 발생하는 감마선을 영상화하는 PET(Positron Emission Tomography; 양전자 단층촬영) 그리고 신경세포활동에 의해 증가하는 산소소모량의 증가를 NMR현상에 근거하여 영상화하는 fMRI(fuctional-Magnetic Resonance Imaging; 기능 핵자기 공명영상)이 있다. 각 방법은, 제각기 다른 원리에 기반한 장점과 단점을 갖고 있지만 각 방법간의 복합적용이나 과학과 기술의 진보로 보다 정확한 뇌지도 작성에 공헌하고 있다. 고도의 정신활동까지 총괄하는 소우주로서의 뇌는 다가오는 21세기 가장 중요한 연구 주제가 될 것이다. 생물학, 의학, 심리학, 물리학, 컴퓨터 공학등 각 학문간의 유기적인 발달은 도모함은 물론, 더 나아가 미래 인류 생활의 진보에 크게 공헌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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