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의 특정부분을 제거하면 내적 평화(inner peace)를 유도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영적 체험(spiritual experience)이 뇌의 특정 영역에서 유래한다는 설(說)을 지지하는 강력한 증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탈리아 우디네 대학(University of Udine)의 인지신경과학자들(cognitive neuroscoentist)은 Neuron 최근호에 실린 눈문에서, 뇌종양 제거수술을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여 뇌수술 전후의 전후 마음상태를 비교분석하였다. 그 결과 뇌의 뒷부분(두정엽 피질)을 잘라낸 환자들은 3~7일 후에 「자기초월」(Self-transcendence)의 느낌을 갖지만, 뇌의 앞부분(전두엽)을 잘라낸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초월」의 개념은 이제껏 철학자나 일부 뉴에이지 운동가들의 전유물로 간주되어 왔다. 이번 연구는 영성(spirituality)을 신경과학의 측면에서 구체적으로 다룬 최초의 연구이다. 우리는 인간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현상을 과학적으로 분석하였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연구진은 증세가 다양한 뇌종양 환자 88명을 인터뷰하였다. (대상자 중 20명은 양성 뇌종양 환자였으며, 수술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뇌조직은 전혀 제거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수술에 앞서서 88명의 대상자들 모두에게 종교적 습관 및 신념에 관하여 질문하였으며, 일편의 OX문항들을 이용하여 그들의 `영성`을 평가하였다. 평가를 위한 설문지는 자기초월의 느낌을 묘사하는 3개의 문항군(순간적 자기몰입, 다른 사람이나 자연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 초월적인 힘에 대한 믿음)으로 구성되었다. 평가문항 중의 일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나는 종종 내가 몰두하고 있는 일에 매료되어, 마치 시간과 공간으로부터 분리된 것처럼 느낀다." "나는 가끔씩 내가 자연과 연결되어 있으며, 모든 것이 살아있는 하나의 유기체의 일부분이라고 느낀다." 환자들이 뇌수술을 마친 후, 연구진은 환자의 뇌가 손상된 부분을 정확하게 기록하고 다시 한번 그들의 `영성`을 평가하였다. 그리고는 뇌의 어떤 부분에 손상이 발생하면 `영성`이 변화를 일으키는지를 추적하였다.

연구진은 이상의 연구 데이터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인간은 좌측 하두정소엽(inferior parietal lobe)과 우측 각이랑(right angular gyrus)이 손상되었을 경우 `영성`(spirituality)을 느끼게 된다고 구체적으로 지목하였다(첨부그림 참조). 이 영역들은 뇌의 뒷부분에 존재하며, 인체와 외부세계와의 공간적 관계를 인식하는 데 관여한다. "이번 연구는 신비한 영적 체험과 유체이탈(feeling detached from the body) 등의 현상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놀라운 것은 인간의 복잡한 퍼스낼리티가 (뇌의 손상에 의하여) 생각보다 쉽게 그리고 신속하게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선행연구들은 전두엽과 두정엽의 광범위한 부분들이 종교적 신념과 관련되어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참고문헌 2, 3, 4, 5 참조). 그러나 이번에 밝혀진 「영성과 관련된 뇌의 부분」은 기존의 연구에서 밝혀진 「종교와 관련된 뇌의 부분」과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의 신경과학자들은 뇌손상을 입은 환자에게서 영적 변화를 관찰하기는 하였지만, 그 결과를 체계적으로 평가하지는 못했다."고 연구진은 자평했다. "우리는 보통 영성으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두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영성이 중요한 주제가 아니기 때문이 아니라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는 매우 흥미롭지만, 다른 선구적 연구들과 마찬가지로 많은 의문점을 남기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매우 신중하게 해석되어야 한다. 자기초월과 같은 느낌들이 단지 한 두 개의 뇌영역과 관련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벨기에 뤼벤 개스츄스버그 대학병원(University Hospital Gasthuisberg)의 릭 반덴베르게(Rik Vandenberghe) 박사는 논평했다.

"아마도 이번 연구의 가장 큰 문제점은 연구자들이 자기초월을 평가한 방법이 아닌가 한다. 이번 연구는 환자의 자기평가 결과에 근거하고 있다. 그러나 자기평가라는 것은 정확한 평가방법이 아니며, 더욱이 이번 연구에 사용된 설문지에는 다소 부적절한 문항들이 포함되어 있다. 두정엽의 손상이 환자의 영적 변화를 초래하는 과정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위스콘신-매디슨 대학의 리차드 데이비슨 박사(Richard Davidson, 신경과학)는 말한다. "자기초월이란 추상적인 개념이며, 상이한 사람들은 이 단어에 대해 제각기 상이한 의미를 부여한다. 환자의 자기보고가 항상 정확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영성이라는 주제를 다루기 위해서는 보다 엄밀한 행동과학적 측정수단이 필요하다. 영성을 구성하는 특징적인 사고(思考)와 느낌을 정확히 가려내는 측정수단을 개발하는 것이 후속연구의 과제이다."라고 베르게 박사는 덧붙인다.

연구진은 후속연구에서 영성의 다른 측면을 측정하고, 영성의 변화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도 측정할 예정이다. 연구진은 또한 건강한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TMS(경두개자기자극, 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를 이용하여 두정엽을 불활성화시키는 실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TMS란 뇌의 특정 영역의 신경활동을 일시적으로 변화시키는 비침습적 기법인데(GTB2008101113), 연구진은 이를 통하여 자기초월 의식을 즉각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시험해볼 예정이다. 연구진은 장차 TMS를 이용하여 신경학적/심리학적 장애를 갖고 있는 환자들에게 자기초월의 느낌을 증가시킴으로써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모색중이다.

Reference:
1. Urgesi, C., Aglioti, S. M., Skrap, M. & Fabbro, F., "The Spiritual Brain: Selective Cortical Lesions Modulate Human Self-Transcendence", Neuron 65, 309-319 (2010).
2. Harris, S. et al. PLoS onE 4, e0007272 (2009).
3. Kapogiannis, D. et al. Proc. Natl Acad. Sci. 106, 4876-4881 (2009).
4. Schjoedt, U., Stødkilde-Jørgensen, H., Geertz1, A. W. & Roepstorff, A. Soc. Cogn Affect. Neurosci. 4, 199-207 (2009).
5. Azari, N. P. et al. Eur. J. Neurosci. 13, 1649-1652 (2001).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