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보다 빨리 빼우는 사람, 뇌에서 이게 크다

美 일리노이대 커크 에릭슨 교수팀 학술지에 발표

2010년 02월 04일

 

MRI로 촬영한 뇌 사진. 주황색 부분이 측좌핵, 빨간색이 핵, 파란색이 미상핵, 초록색이 해마다. 출처:옥스퍼드대

뇌 부위에 따라 학습능력 다르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측좌핵이 크면 목표 실행력이 크고 미상핵과 피각이 발달하면 복잡한 문제 해결 능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측좌핵은 사람의 감정에서 ‘동기’와 ‘보상’을 담당하는 대뇌 피질의 앞 영역에, 미상핵과 피각은 운동과 학습 능력, 집중력의 전환에 관여하는 대뇌 피질 뒤쪽에 자리 잡고 있다.

미국 일리노이대 커크 에릭슨 교수팀은 뇌의 특정 부위가 크면 더 많이, 더 빠르게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을 뇌 연구 분야의 국제학술지 ‘대뇌피질’ 2월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최근 2년간 매주 최소 2시간 이상 게임을 하는 18~28세 남녀 성인 39명을 모아 두 그룹으로 나눈 뒤 특별히 만든 비디오 게임을 하게 했다. 게임은 우주선을 조종해 적 기지를 파괴하는 내용. 한 그룹에겐 자신이 입을 피해와 상관없이 점수를 최대로 올리게 했고, 다른 그룹에겐 공격당하지 않고 성공률을 최대한 높이도록 요구했다.

두 번째 그룹은 공격과 수비 모두 신중하게 수행해야 하는 셈이다. 연구팀은 또 이번 실험에 들어가기에 앞서 고해상도 핵자기공명영상(MRI)장치로, 참가자들 뇌의 측좌핵, 미상핵, 대뇌 피질 덩어리인 피각을 촬영했다.

게임 결과는 각각의 뇌 부위에 따라 서로 다르게 나왔다. 측좌핵이 큰 사람은 소속된 그룹에 상관없이 연습 초기에 주어진 목표를 잘 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뇌의 미상핵과 피각이 발달한 사람은 두 번째 그룹이 수행한 복잡한 과제를 더 잘 수행했다. 이들은 주어진 시간 안에 더 빨리, 더 많은 내용을 습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릭슨 교수는 “측좌핵이 발달한 사람은 목표 성취에 대한 동기가 커서 더 빨리, 더 많이 배우는 반면 미상핵과 피각 부위가 큰 사람은 집중력 전환이 잘 되기 때문에 새로운 주제에 빠르게 적응한다”고 설명했다.

최영준 동아사이언스 기자 jxabb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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