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끈한 인생, 막힘없는 삶

CJ㈜ 식품연구소 생명공학박사 신정규

 

"미끈한 인생, 막힘없는 삶"이라는 제목으로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미끈한 인생, 막힘없는 삶?" 무슨 이야기일까요? 영양소에 관한 것 중 미끈한 것, 막히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 바로 "지방(지방산)"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이미 지난 "풀 먹는 사람, 고기 먹는 사람"에서 육식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지방에 대한 이야기를 일부 했었습니다. 오늘은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흔히 지방은 비만의 주범, 동맥경화, 협심증, 심근 경색 등의 각종 성인병의 원인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지방이 이러한 질병의 원인으로만 이야기하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지방에 대해서 올바르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방은 동물성인 버터나 쇠기름, 돼지기름, 식물성인 대두유, 채종유, 올리브유 등 유지류에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이 이외에도 곡류, 콩류, 어패류, 육류, 달걀, 우유 등에도 포함되어 있어 우리는 평소 다양한 식품을 통해서도 지방을 섭취하고 있습니다. 또 다르게 지방을 구분한다면 크게 포화지방산과 불포화지방산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불포화 지방산은 다시 1가 불포화 지방산(n-9계열)과 다가 불포화지방산(필수지방산, n-3, n-6계열)으로 나뉩니다. 즉 지방이라고 해서 다 같은 지방이 아니고 지방도 구분이 된다는 것입니다.

 

흔히 비만, 동맥경화, 협심증 등 성인병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지방은 적색의 육류에 많이 들어 있는 포화지방산입니다. 이러한 포화지방산은 응고 온도가 높아서 소나 돼지 등 체온이 높은 동물의 체내에서는 액체 상태이지만 사람의 체내에 들어가면 응고하기 쉬워 지방이 많은 고기를 먹을 경우 식후 몇 시간이 경과하면 굳어져서 혈액의 점도를 높이게 되고 혈액의 흐름이 어려워져 혈액을 통해 세포에 공급되는 산소와 영양소의 공급이 안 좋아져 피로감이 생기고 움직임이 둔해지게 됩니다. 그리고 혈액 중에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증가하여 성인병의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1가 불포화지방산의 대표적인 것은 올레인산입니다. 1가 불포화지방산은 다른 지방산에 비해 산화가 잘 안되기 때문에 체내에서 암을 일으킬 수 있는 과산화지질의 생성이 어렵고, 가열에 의해 잘 산화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올레인산은 요즘 인기가 높은 올리브유에 많이 들어 있으며, 이 이외에도 채종유, 팜유, 쌀겨유 등의 식물유에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높은 사람, 위산의 분비가 많은 사람, 육류와 가공식품을 많이 먹는 사람이 꼭 섭취해야 할 지방산입니다. 육식을 많이 하는 지중해 연안의 사람들이 심장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낮은 것도 올레인산의 섭취가 많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불포화지방산에는 n-6계열의 리놀산, γ-리놀레인산, 아라키돈산, n-3계열인 α-리놀레인산, EPA, DHA등이 있습니다. 불포화지방산의 대부분은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아 반드시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하기 때문에 필수지방산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N-6계열의 지방산을 보면 리놀산은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압을 낮추는 기능이 있어 동맥경화의 예방과 치료에 이용되어 왔으나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몸에 좋은 고밀도 지방까지 감소시킬 수 있으며, γ-리놀레인산은 비타민 F라고 불리며, 혈압, 혈당치, 콜레스테롤 수치의 저하, 혈액의 응고 저지 등의 작용이 있는 생체조절 호르몬(프로스타글란딘)의 재료가 되는 물질입니다. 그리고 아라키돈산은 임신 후기 태아와 출생 직후의 유아 발육에 필요한 지방산이지만 과량 섭취를 하게 되면 오히려 고혈압, 만성 염증, 아토피성 피부염 등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n-3 계열의 지방산인 α-리놀레인산은 아토피성 피부염, 꽃가루 알레르기, 기관지 천식 등 알레르기성 증상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으며, 뇌신경계 증상, 알코올 중독, 간질환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PA는 다양한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지방산으로 동맥경화, 순환기계 질환, 알레르기 증상이나 염증성 질환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DHA는 이미 많이 알려진 지방산으로 뇌의 기능을 높여 어린이의 뇌 발달, 시력향상에 도움을 주고, 치매의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이상에서 본 것과 같이 지방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몸에 나쁜 작용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구별해서 섭취를 한다면 오히려 우리의 몸에 이로운 작용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 이러한 지방산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 것인지도 당연히 알아야 할 것입니다. 포화지방산이 몸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고는 하였으나 순기능의 역할도 있기 때문에 적절한 비율로 포화지방산과 불포화 지방산을 섭취하여야 합니다. 지방의 섭취는 우리가 하루에 섭취하는 총 열량의 20~25%내에서, 그리고 포화 : 1가불포화 : 다가불포화 지방산을 3:4:3, n-6계열 : n-3계열의 지방산을 4:1정도의 비율로 먹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위에 소개한 지방산이 많이 들어 있는 식품과 기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올레인산: 헤이즐넛, 아몬드, 땅콩, 해바라기기름, 올리브유

리놀산: 홍화유, 해라라기기름, 면실유, 호두, 피스타치오

α-리놀레인산: 홍화유, 해바라기유, 옥수수유, 땅콩

γ-리놀레인산: 달맞이꽃 종자유, 일부의 해조류

아라키돈산: 간, 달걀, 소라, 전복

EPA: 고등어, 방어, 정어리

DHA: 장어구이, 참다랑어, 방어, 고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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