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 법정에 선 다윈-진화론 대 지적설계론 1
http://blog.naver.com/iiai/48761797
과학의 진화론을 공격하려던 사이비과학 창조론의 새로운 모습인 지적설계론 때문에 벌어진 재판을 다룬 동영상이다. 이런 훌륭한 자료를 인터넷에 올려준, 또 내게 알려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동영상 1편에서는 재판에서 진화론이 지적설계론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과학이론이며 이미 여러 가지 방향에서 검증을 받아 그 시험을 통과했다는 증언들이 이루어졌다. (http://blog.naver.com/iiai/48761797) 그렇다면 지적설계론도 마찬가지로 그러한 검증을 받아 시험을 통과한 과학이론일까? 하지만 자칭 지적설계론 전문가들은 증언을 거부하고 우수수 떨어져 나갔다. 8명 중 5명이.
‘다윈의 블랙박스’란 책으로 ‘환원불가능한 복잡성’이란 용어를 유행시켜 지적설계론이 무슨 과학이론인 것으로 창조론 지지자들을 착각시킨 리하이대학의 마이클 베히가 겨우 증언에 나와서 한심하게도 자기 책 내용을 반복한다. 그 지겨운 박테리아 편모를 예로 들어서. 여기서 그는 사이비과학의 전형적인 속임수를 사용한다. 즉 자기 외의 다른 저명한 과학자가 자기 이론을 지지했다는 것이다. 물론 그 저명한 과학자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베히는 드로지에라는 아주 저명한 학자가 편모연구로 지적설계론을 암시하는 논문을 냈다고 한다.
하지만 드로지에 자신이 이 프로그램에 나와 베히의 증언은 터무니없는 착각임을 밝힌다. 지적설계론자들은 꼭 ‘비유’를 이해하지 못하고 자기들 편한 대로 왜곡하는 습성이 있다. 드로지에는 ‘박테리아의 편모는 그 어떤 모터보다 인간이 만든 모터를 닮았다.’라고 했을 뿐이다. '그녀는 백합과 닮았다'는 글을 읽고는 그녀가 백합이라는 주장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과학자들이 '유전정보는 암호와 같다'고 비유하니까, 암호는 지적인 인간이 만드는 거니까 유전정보도 지적설계자가 만들었다는 식의 허접한 주장들도 마찬가지다. 지적설계론 토론이 늘 너무나 어이없는 수준으로 떨어지는 건 바로 이런 지적설계론 쪽의 왜곡 때문이다.
박테리아편모가 환원 불가능하다면 그 부품을 더 분해하는 건 불가능하다. 거기에서 뭔가 하나라도 빠지면 그 기능을 잃고 따라서 진화를 통해 그런 복잡한 장치가 된다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테리아편모는 환원 가능하기 때문에 한 개가 아니라 몇 가지 단백질이 없어도 상관없다는 사실을 드로지에가 알기 쉽게 설명한다.
게다가 베히가 자기 책에서 주장한 거짓말이 또 하나 극적으로 드러난다. 그는 환원불가능한 복잡성의 예로 박테리아 편모와 인간의 면역체계 등을 들면서 과학자들이 진화로 이것들을 설명하는 예를 단 하나도 보여주지 못했다고 했다. 베히는 과연 얼마나 조사하고 그런 주장을 했을까? 실제로는 수많은 연구업적이 쌓여 있다 (사진처럼). 베히는 조사하지도 않고 없다는 거짓말을 했을 뿐이다. 이건 지적설계론에서 자주 쓰는 속임수의 하나다. 캄브리아기 대폭발을 언급하면서 과학자들은 대폭발이 일어났다고만 하지 진화론으로 아무런 설명도 못 한다는 거짓말들. 실제로는 많은 논문과 책들이 있는데 , 단 하나도 읽어보지 않고 ‘하나도 없다’는 거짓말들을 태연하게 한다. (내 블로그에서만 이미 두 권의 책을 소개했다.)
(http://blog.naver.com/iiai/17900377)
(http://blog.naver.com/iiai/3705137)
또 한 명의 지적설계론 증인인 스코트 미닉은 지적설계론이 검증 가능하다면서 편모 없는 박테리아를 길러서 만 세대 후 편모나 이와 유사한 기관이 출현하면 지적설계론이 무너진다면서 지적설계론이 과학이론이라고 한다. 자칭 전문가라면서 진화론이 뭔지, 지적설계론이 뭔지도 모르는 셈이다. 현재의 편모가 없는 박테리아는 편모가 있는 박테리아와 똑같은 30억, 35억 년의 생명의 역사를 거쳐 진화해 지금에 이르렀다는 게 진화론이다. 편모가 없는 박테리아가 언젠가 편모가 있는 박테리아로 꼭 진화한다는 진화론은 없다. 35억 년 동안 편모가 없게 진화되어 왔는데 이제부터 만 세대 지나서 변하는지 보자고? 진화론에 따르면, 35억 년 동안 어떤 유전적 변이와 환경적 요인이 작용해 박테리아의 편모 형성을 유도했는지 완벽하게 알아내서 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건 마치 지금의 세균이 35억 년 후에는 인간으로 진화한다는 식의 진화론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이야기다.
게다가 지적설계론이 검증 가능한 과학이론이라는 주장은 지적설계론 자체와 모순된다. 지적설계론에서는 지적설계자가 언제 설계를 하는지, 왜 하는지, 어떻게 하는지, 몇 번 했는지, 앞으로 할 것인지 안 할 것인지에 대해서 0.1%도 대답할 수 없다. 왜냐하면 우린 지적설계론자의 정신분석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건 베히의 주장이고 지적설계론의 기본 개념이다. 그런데 실험을 해서 증명한다고? 편모 없는 박테리아를 길러 나중에 편모가 생기면? 그건 지적설계자가 마침 그 박테리아의 편모를 만들었다고 하면 된다. 안 생긴다면? 그건 지적설계자가 만들 마음이 없어서 안 만들었다고 하면 된다. 우리가 지적설계자의 초자연적인 개입을 완벽하게 막을 수 있는 실험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바로 그래서 지적설계론은 검증할 수 없는 사이비과학이론이다. 이건 과학이 될 수 없고 또 당연히 어떤 실험도 연구도 불가능하다. 지적설계론에서 아무런 연구결과를 내지 못하는 진정한 이유는 여기 있다.
프로그램에서는 또한 창조론 (Creation)과 지적설계론 (Intelligent design)이 서로 말만 바꾼 똑같은 것임을 밝히는 결정적인 내부 증거도 소개한다. 창조론은 허접한 사이비과학이지만 (대법원에서 그렇게 밝혀졌으니까 그것까진 부정 못 하고) 지적설계론은 어디까지나 과학에서 출발한 이론이라는 그들 주장은 엉터리임이 완벽하게 증명된 셈이다. 그래서 결국 이번 재판에서 지적설계론도 사이비과학이라는 게 밝혀졌다는 말씀...
순수한 과학이론인 지적설계론? 그렇다면 도버교육위원회의 물갈이를 통해 지적설계론을 거부한 도버시민들에게 TV 전도사가 퍼부은 저주는 뭔가? 도버에 자연재해가 일어날 거고 그때 가서 하나님을 찾아도 소용없으니까 다윈이나 찾아보라는 저능아 같은 저주(팻 로버트슨 목사). 지적설계론 지지는 과학은 잘 모르지만 순수하고 선량한 사람들의 소박한 주장? 프로그램의 마지막에서 지적설계론이 과학이론이 되지 못한다고 판결한 판사에게 저주를 퍼부은 지적설계론 지지자의 발언이 선량한 기독교인의 발언으로 보이는가? 판사가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는 현실이 단순히 무엇을 믿고 안 믿고의 선택의 문제로 보이는가?
이건 편협한 근본주의 종교에 빠진 위험한 사람들이 자기들 생각 외는 철저하게 거부하고, 진화론이라는 과학이론이 세상 타락의 근본원인이라는 어이없는 착각에 빠져 과학을 공격하는 용서할 수 없는 죄악이다. 바로 얼마 전까지 진화론이 철저하게 거부되고 존재하지 않던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인간의 범죄와 죄악이 없는 천국이었는가? 최근까지 보도되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인종차별주의 관련 사악한 범죄들은 창조론에서 어떻게 설명하는가? 지금도 진화론을 거의 정부차원에서 거부하고 탄압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슬람 근본주의 국가인 터키는 범죄도 전쟁도 없고 인격이 세계최고로 존중되는가?
정말로 이 땅에서 천국을 이루고 서로 사랑하며 존중하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고 싶다면 우리 인간이 가진 어쩔 수 없는 한계를 인정하고, 최대한 진짜 원인을 찾아 개선하면서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게 아닐까? 전혀 상관도 없는 과학이론을 ‘적’으로 삼아 진화론 공격에만 매달려도 세상은 조금도 좋아지지 않는다. 겨우 그런 ‘추악한 모습’을 ‘신을 믿는 증거’로 보이고 싶어 하는 저질 종교는 이제 그만 사라졌으면 좋겠다.
= 창조과학과 지적설계론 관련 글 모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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